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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otoly Jul 11. 2020

참신한 방법으로 항상 일을 망치는 팀원

feat. 깎이고 깨지는 사회초년생

나는 모든게 서툰 사회초년생.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고, 팀을 어떻게 운영하고, 스타트업을 어떻게 운영해야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은 청년이다. (내가 벌써 청년이라니... 버스카드 찍을 때, '삑! 청소년입니다!'라고 말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이젠 카드를 찍어도 내게 말이없는 너... 그 때의 너가 그립구나 허허) 그래서 난 평소에 유튜브를 통해 자기계발 영상을 보고, 유료 강연도 구매한다. 나의 성장에 있어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즐겨읽는 서적은 대부분이 자기계발 서적, 프로그래밍 서적, 반도체 공학 서적이다. 또한 글쓰기도 좋아하여 나의 경험과 철학 그리고 자기계발, 프로그래밍, 반도체 공학 관련 정보를 글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이런 내용만 보면 내가 좋은 사람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애매하게 성숙한 사람이다. 물론 성숙함에 있어 완벽함이 어딨겠냐마는, 애매하게 성숙한 사람들은 이런 생각에 빠지기 쉽다.

내가 말이야..! 으이!
니들보다 똑똑해서 더 잘났어! 으이!? 알겠어?
어디서 자기계발도 모르는 것들이 기어 오르고 말이야...!
라떼는 이런거 상상도 못했는데 세상 좋아졌네

조금 과장된 표현이지만, 이는 내가 자기계발에 대해 공부하지만 메타인지가 밑바닥인 시절에 실재로 생각했던 내용이다. 이런 내가 여태껏 어떤 참신한 방법들로 일을 망치고 스스로를 망쳐왔는지에 대해서 이 글을 통해 말하려고 한다.


목차

1. 내 심장에서 감정을 뽑아버렸다.

2. 나와 팀원을 사이보그로 만드려고했다.

3. 운좋게 가지게 된 능력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4. 나 자신을 부정하고 말았다.

5. 그리고 지금...

6. 마무리


1. 내 심장에서 감정을 뽑아버렸다.

처음으로 팀에 들어가서 개발을 할 때 이야기이다. 나는 공과 사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팀원들과 일적인 관계 이상으로 연류되고 싶지 않았다. 또한 나는 한가지에 몰두하면 미친듯이 몰입하는 성격이다. 그 때의 나의 일과는 잠을 자거나 일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팀원들과 일적인 관계 이상으로 연류되고 싶지 않은 마음과 미친듯이 일만 하는 성격의 조합으로 인해 나는 최악의 팀원이 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실 최악이라는 의견은 어떤 관점으로 보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이게 어떠한 잘못이었는지 되돌아보면... 우선, 나는 팀의 리더가 되고 싶고, 앞으로도 스타트업을 끊임없이하여 세상을 좀 더 이상적인 형태로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말하고자한다. (어찌보면 그저 프로그래머의 관점에서 보면 나는 최악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리더의 관점에서 최악이었다.) 물론 나는 당시 팀에서 리더가 아닌 팀원 한 명에 불과했지만, 누구나 자신이 리더가 될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리더의 관점에서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동기부여를 받는 요소는 아래와 같다.

쉽게 말하면, 좋은 동기부여란,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게 해주는 동기"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나쁜 동기란 내가 쓰러져있더라도 목표를 향해" 질질 끌고서라도 데려가는 동기"라고 생각한다.

팀원들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좋은 동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팀원들에게 일의 즐거움, 의미, 성장 요소를 찾게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를 찾는 것은 매우 힘들다. 팀원들 본인 조차도 찾기 힘든걸 남인 내가 어떻게 즐거움,의미,성장 요소를 찾아주겠는가...

하지만 이를 찾아주고 팀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그래서 리더라면 동기부여를 시켜야한다. 이를 찾기 위해서는 2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개인적 관심', 다른 하나는 '실력'이다.

개인적 관심이 있어야만, 어떻게 동기부여시켜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개인적 관심을 통해 그 사람의 삶의 목표와 현재 상황, 장단점, 업무 스타일 등을 파악해야한다. 그 팀원이 최근에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알아야만 그 사람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해를 통해 동기부여에 대한 올바른 전략이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한 신입사원은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회사업무에 임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 점점 흥미를 잃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팀장은 그 사원에게 무슨일인지 물었다. 그랬더니 사원이 말하기를, 자신은 회사의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대해 배우고 싶다고 한다. 더 이상 항상 해오던 쉬운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팀장은 지금까지 신입사원이 열심히 잘해주었고 평소에도 회사의 프로세스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서적도 많이 보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사원이 원하던 관리직 일을 할 수 있도록해주었다고 한다. 덕분에 사원은 다시 열정을 찾고, 좋은 실적을 내었다.

혹시 '개인적 관심'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킴 스콧의 <실리콘벨리의 팀장들(Radical candor)>을 읽어보길 권장한다. 지금 말한 '개인적 관심' 외에도 팀장들의 역할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 관심' 말고 동기부여를 위해 필요한 나머지 한가지인 '실력'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길게 말할 것도 없다. 팀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은지, 문제점이 있지 않은지 계속 점검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공부는 필수적이다. 또한 팀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공부해야한다. 이에 관련된 영상 하나를 소개하겠다.

https://youtu.be/GX1lX34ShxU


위에서 말했던, '개인적 관심'과 '실력'의 부재의 표본은 나였다.

나는 사람들에게 '개인적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프로젝트에서 어떤 어려움을 갖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정말 최악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강요'를 선택했었다. 이러한 '강요'가 왜 안 좋은지에 대해 역시 위에서 소개한 <실리콘벨리의 팀장들, 킴 스콧>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팀원들과 어떤 안건에 대해 의사결정 순서를 다음과 같은 과정을 순환해야한다고 한다.

listen > clarify > debate > decide > persuade > execute > learn > listen > ...

하지만 이를 거치지 않은 의사결정은 감정이 상할 뿐 아니라 자율성을 박탈하기 때문에 동기부여를 완전히 꺾어버리는 셈이다. 이 또한 내가 공부를 좀 더 했더라면 미리 알고, '강요'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하듯, 리더라면 정말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민해야한다. 이를 통해 의사결정에 대한 능력도 키우고 실무에 대한 능력도 키워야한다. 그렇다고 해서 미친듯이 공부할 필요까지도 없다. 단지 그 분야의 책을 5권만 읽더라도, 당신의 사고방식과 언어가 달라질 것이다.

정리하자면, 나는 공과 사를 칼 같이 구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관심과 감정을 제거했다. 하지만 이는 크나큰 실수였다. 인간적인 소통의 부재로 인해 문제는 점점 커져갔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아래는 내가 <실리콘벨리의 팀장들(Radical candor)>을 읽으면서 뒷통수를 한 대 풀스윙으로 맞았던 말들이다.

많은 상사가 개인적 관심을 충분히 기울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업무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 인간적인 감정으로 살아야 한다.
<실리콘벨리의 팀장들(Radical candor)> -46p

"완전한 자아로 일터에 나가라"
 <실리콘벨리의 팀장들(Radical candor)> -46p

덕분에 나는 이제 재밌고 센스있으며 내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완전한 자아의 형태로 팀에서 활동하고 있다.(그 와중에 자화자찬? ;P )

나 때문에 얼마나 팀원들이 힘들었을까...

미안할 뿐이다.


2. 나와 팀원을 사이보그로 만드려고 했다.

회사의 시스템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체계성은 회사를 안티프레질하게 만들 수 있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37834332&orderClick=&Kc=

안티프레질이란, 어떤 충격(사건)이 발생하면 그 충격을 흡수하고 더 단단해지는 것을 말한다.

예를들면,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로 경재가 침체되어 있는 상황 속에, 그동안 원격근무로 모든 일을 처리했던 기업은 현재 출퇴근에 큰 영향이 없을 확률이 크다. 그래서 다른 경제업체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충격에 출퇴근조차 문제가되어 깨지고 있을 때, 원격근무를 하던 기업은 경쟁업체가 침채되는 동안에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고 결국 경쟁업체의 고객마저 모이게 된다.

이렇듯 시스템을 세울 때, 안티프레질하게 설계해야만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생존해나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안티프레질한 시스템을 세우기 위해 아래와 같은 시스템을 팀에 적용했다.


당시 나는 개발 인력이 각자의 개발 능력(예상 소요시간 예측 등)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지 못한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팀원 각자의 메타인지와 조직의 메타인지를 높이기 위해 팀원의 근무시간을 시간 단위로 관리하도록 강요했다.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좀 더 메타인지를 높여서 합리적으로 시간 계획을 세우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를 강요한 것은 나의 크나큰 실수였다. 나는 평소에 시간 단위로 업무를 관리하였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았지만, 다른 팀원은 여태껏 해본 적도 없는 시간 관리를 하니 미칠지경이었다. 업무도 바쁜데, 과도한 시스템을 지키려니 팀원들은 스트레스가 쌓여갔다. 이와 관련된 나의 만행을 정리하자면,


 i. 나는 팀원에게 불필요한 작업을 위해 스트레스를 주었다.

출근 시 자신의 하루 업무 스케줄을 시간단위로 구글 캘린더에 작성하고, 이를 캡쳐해서 메신져앱(카카오톡)을 통해 공유하도록하였다. 그리고 퇴근 시, 하루 업무 내용을 보고서로 정리하게 하였다. 아무리 메타인지를 키우고 업무 효율을 키우기 위함이라지만, 스타트업에서는 업무 스케줄이 한번에 뒤집히기도 하는 특성 상, 이는 극도로 비현실적이고 비효율적이었다. 


ii. 개인 성향 차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

나는 사람마다 성격이 아주아주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MBTI만 봐도 사람은 크게 16가지의 성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가지 방법으로만 팀원들을 상대하였다. 누군가는 계획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누군가는 즉흥적으로 일을 진행한다. 이러한 다양한 성향을 억지로 하나의 틀에 끼워넣으려고 한다면 그 반발력은 상당히 크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 특성마다 다르겠지만, 아주 치명적인 부분이 아니라면 팀원의 성향에 맞게 일을 진행하도록 장려해야한다. 팀원을 한가지 방법으로 대하는 것은 리더에게 편하다.

하지만 이는 단지 편하기만 할 뿐이다. 리더의 역할을 재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리더라면 끊임없이 이에 대해 고민해야한다.


iii. 팀원들이 이를 과도한 시스템이라고 피드백을 주었으나 무시하였다.

피드백에 대한 반응을 하지 않은 것은 그냥 싸우자는 것이다. 당시에는 그저 업무가 하기 싫어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리더라면 피드백에 민감해야한다. 그리고 그 피드백에 대해 정말 많이 공부하고 고민해야한다.


iv. 올바른 회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과거의 나여... 뒷통수를 내어다오.... 한 대만 치게.. 어디서 좋은거 보고 신나서 팀에 어떤 새로운 것을 적용하는 것은 진짜 나쁘다. 신이 난 나머지 올바른 회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결정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올바른 회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새로운 결정에 대해 팀원이 납득할 수도 없고 협력해주지도 않는다. 결국 결속력을 흐트리고 감정만 상한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일지라도 팀의 상황과 맥락에 맞게 가공해서 도입해야했다. 세상에 무조건 좋은건 없다. 


진짜 최악이다. 

업무를 안티프레질하게 관리하기 위해 팀원에게 프레질한 행동을 하였다.


3. 운좋게 가지게 된 능력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나는 솔직히...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내가 정말 배우고 싶었던 전자회로를 공부하게 되었고, 중학교 2학년때는 처음으로 C언어를 알게되어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게 되었다. 중학교 3학년에는 뇌과학과 의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전자회로와 c언어, 뇌과학은 모두 독학으로 공부하였다. 어린 나이에 나름 어려운 분야를 혼자서 공부해 낼 끈기를 가졌음에 감사하며, 내가 정말로 너무너무 좋아해서 아직까지 꾸준하게 그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있음에 감사하며, 이렇게 키워 온 능력이 세상에서 필요로 함에 정말 감사한다. 나는 정말 운이 미치도록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정말 엄청 너무 많이 좋아하는 스파이더맨의 명언이 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내가 무지막지하게 큰 힘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그리고 평균값이라는게 의미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평균적인 프로그래머 보다는 아주 살짝.. 정말 아주 살짝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약간의 실력이 더 많다. 그리고 자기계발을 통해 평균적인 사람보다는 학습곡선의 기울기를 아주 살짝 더 키웠다.

그래서 경력직이 많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항상 다른 개발자보다 실력이 살짝 앞서 있었다. 처음에는 내가 가진 능력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고 같이 성장할 수 있음에 기뻤다. 하지만 나는 성장에 대한 욕구가 커졌고, 점점 예민해지기 시작하면서 나보다 실력이 좋지 않은 사람을 안 좋게 대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당신들은 정말 성장할 마음이 있습니까?"
"왜 당신은 마음만 앞서 나가고 행동은 뒤쳐져 있습니까?"
"실력이 부족하면 밤을 세워서라도 공부해서 팔로우 해야한다는 생각은 없나요?"
"당신은 내가 업무를 다 처리하길 기다리는 겁니까?"
"그냥 내가 다 하는게 낫지 않을까?"

올바른 리더였다면 이런 의문을 품을 시간에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어떻게 팀원을 동기부여시킬지 고민했을 것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실력이 있었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못했다.

혹여 동기부여를 할 수조차 없는 비협조적이며 성장에 대한 의지가 없는 팀원이라면, 애초에 그런 팀원을 뽑지 않을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신경을 썼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막연한 의문과 함께, 다른 팀원을 탓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나와 팀원 전체의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을 뿐더러, 사람들을 탓하며 회사의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음으로서 조직은 썩어갈 것이다.


사람을 탓하지 마라, 시스템을 탓해야 한다.


4. 나 자신을 부정하고 말았다.

이건 정말 주의 사람들 전체에게 미안한 실수이며,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정말 미안한 실수였다. 앞서 언급했던 실수 외에도 나는 많은 실패와 실수를 하였다. 그로인해 나는 학습된 무기력에 빠기게 되었다. 나는 무엇을 하든 성공하지 못할 것처럼 느껴졌다. 성공이 나에게 달린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가 무엇을 하든 별 영향을 없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남에게 칭찬을 듣더라도 이젠 별로 기분 좋지가 않다. 칭찬을 듣더라도, 그건 다른 측면에서 보면 나의 단점이라고 스스로 세뇌했다. 항상 나의 단점만 보기 시작했다. 항상 만족하지 말고 나에게 혹독해지라고 주문을 걸었다.

잘해도 인정하지 않았다. 나는 멋진 사람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그래야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나는 성장을 위해 나에게 걸었던 주문이 결국 나의 자존감을 미치도록 갉아 먹었다. 거의 흑마법이었다.

이전까지는 이런 마인드가 나를 더 빠르게 성장시켜주었지만, 이젠 달라졌다. 그렇게 나는 몇개월간 미친듯한 우울감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일까지 겹치게 되면서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 정말 깊은 심해 어딘가로 나를 잃어버렸다.


5. 그리고 지금...

이러한 일들이 있고 난지 길게는 몇 년, 짧게는 몇 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생각에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흑마법에서 나를 구원해주었던 것은, 역설적이게도 나를 우울이라는 저주에 빠져들게 했던 여러가지 생각들 중 하나였다.

https://youtu.be/rORYcBrtZ2A


영상이 전체적으로 아주 흥미롭지만,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부분은 영상의 12:12~15:34 에 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사람을 탓하지 마라, 시스템을 탓해야 한다.'라고.

이런 생각이 나를 구원해주었다는게 이상할 수 있다. 지금 영상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회사의 시스템에 관련된 이야기인데 어떻게 나를 구원할 수 있었을까. 그 구원은 회사를 '나'라는 사람으로 설정하는 순간 이루어졌다. 

나 자신을 '인격체' '알고리즘'으로 분리시켰다. '나'라는 사람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나만의 방식으로 사람들을 웃게 해주는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휴식처같은 꽤 괜찮은 사람이다. 또한 키는 아담하고, 얼굴은 박보검같이 생긴 훈남이다. 나는 그런 '인격체'이다. 그런 상태로 있는 것이 가장 마음이 편하며, 나의 이상향이다. 한편, 내가 그런 '인격체'로서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나만의 방법이 있으며,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나만의 방법이 있다. 이렇듯 방법론에 대한 것은 '알고리즘'이다. 비유를 들자면 '인격체'는 회사에서 궁극저긍로 추구하는 방향인 '비전'이며 '알고리즘'은 회사의 비전을 이루기 위한 '서비스/제품'과 같다.

내가 우울해졌던 이유는 바로 '인격체'와 '알고리즘에 대한 결과'가 상반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격체'와 '알고리즘'을 분리시키기 전까지는 '잘못된 알고리즘'으로 인해 나의 '인격체'마저 '잘못된 인격체'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나는 '잘못된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인격체'와 '알고리즘'을 분리시키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졌다. 왜냐하면 '잘못된 알고리즘'에 대해 '잘못된 인격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일론머스크는 사람들을 다행성종으로 만들어 인류멸망에 대한 공포로부터 벗어나 더 멋진 미래를 만들기 위해 로켓을 만든다. 하지만 로켓에 들어가는 몇가지 부품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잘못되어 첫 로켓 발사를 성공하기 전까지 3번의 로켓 발사 실패를 겪었다. 그렇지만 발사를 실패했어도 일론머스크의 꿈은 잘못된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이 우리는 실패해도 괜찮다. 내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주기 위해 했던 알고리즘(행동)이 잘못되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어도 괜찮다. 의지만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든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그 피드백을 통해서 자신의 '인격체'와 상반된 '알고리즘에 대한 결과'를 얻었다고해도 당신은 좌절할 필요가 없다. 단지 '알고리즘'만 살짝 수정하면 된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 그 사람에게 사과하고 다음부터는 더 업그레이드되고 견고한 '알고리즘'으로 진심을 다해 그 사람을 대하면 된다.


내가 겪은 일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최근에 나는 회사에서 실력이 조금 부족한 팀원이 나에게 전기회로에 대해 질문을 했었다. 그 팀원은 나보다 나이가 많지만 그런 질문을 하는 것에 있어서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번에 질문할 때는 편하게 질문하라는 의미에서 그 사람에게 진지하게 가르쳐주기 보다는 장난도 섞어서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에이~ 선배 이거 몰라요?? 걱정마요! 내가 딱 스무쓰하게 알려줄께~

그리고 친절하게 전기회로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몇 주 지나서 그 팀원이 나에게 솔찍하게 이야기해주었다. 그 때 사실 상처받았다고... 내가 '이것도 모르냐?'라는 느낌으로 장난스럽게 시작했던 것이 상처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자 했던 나의 의도들이 모두 부정 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에게 엄청난 좌절감을 안겨주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곧바로 '인격체'와 '알고리즘'을 분리시켜서 생각했다. 내가 남에게 에너지가 되고 편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인격체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위해 다른 사람을 무시하 듯이 말한 알고리즘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을 바꾸었다. 그리고 알고리즘을 업데이트시켜서 더 괜찮은 알고리즘을 만들어냈다.


6. 마무리

나는 그동안 사람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고 많은 실패를 했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나의 일처리 능력을 부정 당했으며, 나의 인격마저 스스로 부정하였다. 하지만 좋은 사람, 좋은 인재,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실패는 필수품이다. 오히려 실패하지 않음으로 인해 자신을 견고하게 성장시키 못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해야한다. 나는 앞으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수많은 실패를 할 것이며, 나를 계속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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