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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점수 600점, 대출은 끝인가요?

by 나는야

어느 날, 친구와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중이었다. 그 친구는 평소와 다르게 한숨을 깊게 쉬면서 말했다.


"신용점수가 600점밖에 안 돼. 이러면 아무도 나한테 돈 빌려주지 않겠지?"


순간, 내 머릿속에서는 예전에 내가 똑같은 고민을 했던 날이 떠올랐다. 당시 내 신용점수도 600점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웃으며 친구에게 말을 건넸다.


"아니야. 나도 신용점수 600점이었을 때 대출받았어. 물론 쉽진 않았지만 말이야."


친구는 내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 사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왜냐하면 나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일반적으로 600점은 '낮은 점수'에 속하고, 시중은행에 가서 대출 상담을 받아보면 대부분 "신용점수가 조금 더 높아져야 할 텐데요"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신용점수가 낮다고 해서 모든 대출의 문이 닫힌 것은 아니었다. 그때 내가 찾은 길이 바로 '정부지원 대출'과 '제2금융권'이었다.


정부지원 대출 중 하나인 '햇살론'은 신용점수 600점대에서도 충분히 가능했다. 이 상품은 신용등급이나 점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소득과 직업 안정성 등 전체적인 상황을 평가했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상담했던 서민금융진흥원 담당자도 나에게 "신용점수가 낮더라도 꾸준한 소득이 있으면 충분히 심사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라고 안내했다.


나는 신용점수가 낮았던 이유가 단순히 과거 신용카드 연체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안정적인 직장과 꾸준한 월급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해 햇살론을 신청했고, 결국 700만 원 정도를 승인받을 수 있었다. 신용점수가 낮다고 하더라도,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진행하는 개인 워크아웃을 병행하거나 기존의 연체 기록을 빨리 해소하면, 금융기관은 그런 노력을 긍정적으로 봐준다는 점도 알게 됐다.


다른 방법으로는 제2금융권을 찾는 것이었다. 흔히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이라고 불리는 금융기관들은 시중은행보다 대출 심사가 까다롭지 않았다. 물론 금리가 조금 더 높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급히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금리보다는 '대출 가능성'이 더 중요했다.


나는 신용점수가 낮았던 그때, SBI저축은행에서 상담을 받아봤다. 담당자는 내 통장과 급여 명세서를 꼼꼼히 확인하고는 신용점수는 낮지만 "소득과 지출 관리가 잘 되는 편이어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결국 나는 500만 원의 추가 대출까지 승인받았다.


친구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며 물었다.

"그래도 신용점수가 계속 낮으면 계속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렇다.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신용점수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하면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나는 작은 습관부터 바꿨다. 공과금과 통신요금 납부를 자동이체로 설정했고, 카드 사용 비율을 신용한도의 30% 이하로 유지했다. 이렇게 꾸준히 관리하자 점수는 조금씩 올랐고, 어느새 나는 신용점수 올리는 방법을 통해 신용점수 700점대를 넘길 수 있었다.


그날 친구에게 나의 신용점수 변화 이야기를 들려줬다. 처음엔 믿기 힘들었던 친구도 결국 내 이야기를 듣고 조금이나마 안심하는 듯했다. 결국 중요한 건 현재의 점수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고 개선할지의 문제였다.


돌이켜 보면, 신용점수 600점대에서 좌절했던 그때가 오히려 나에게는 금융에 대한 지식을 쌓고, 더 나은 관리를 시작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신용점수가 낮다고 해서 모든 문이 닫힌 건 아니다. 열쇠는 언제나 내 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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