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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자도 가능한 대출, 진짜 있을까?

대출 천재 1편 - 현실 사례로 알아보자

by 나는야

요즘은 대출이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많다. '빚'이라는 단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나는 그걸 누구보다 잘 안다. 왜냐하면 나도 한때, 직장 없이 세 달간 통장을 들여다보며 '이 돈으로 다음 달 카드값을 낼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때 들었던 게 바로 '무직자 대출'이었다. 처음엔 믿지 않았다. “무직자에게 누가 돈을 빌려줘?” 싶었다. 하지만 막상 들여다보니, 기준이 완전히 달랐다. ‘소득이 없더라도 납득 가능한 생활흔적’이 있으면 된다.



대표적인 게 ‘햇살론Youth’, ‘사잇돌2’ 같은 정부지원 상품이다. 예전에 내가 실제로 문의했던 건 서민금융진흥원이었다. 그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게, ‘대출 한도는 신용점수보다도 상황을 본다’는 거였다.



자격요건을 보니 실제로 아르바이트 경력이 있거나, 휴학 중인 대학생, 취업 준비생도 신청이 가능했다. 은행은 아니고, 제2금융권이나 저축은행에서 연계해주는 방식이었다. 무직자 대출 후기 모음을 보면 나처럼 '이건 안 될 거야'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실제로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가 꽤 많았다.



그중 한 명은 취업 준비 중이던 27세 여성. 한 달에 50만 원씩 부모님한테 받는 돈밖에 없었지만, 카카오뱅크 비상금대출에서 300만 원 정도를 승인받았다고 했다. 그녀가 비결로 말한 건 ‘통신요금 자동이체’였다. 작은 습관이 ‘신용’으로 바뀐 거다.



나는 그날부터, 내 통장에 나가는 모든 돈의 흐름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소득이 없더라도, ‘생활 흔적’이 증명된다는 사실이 참 위로가 됐다. 아직 직장은 없지만, 나도 이 사회에서 무언가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방법이니까.


무직자 대출은 결국, 돈을 빌리는 일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을 얼마나 성실하게 살아왔는지를 증명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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