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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 May 11. 2021

내 스페인어 이름은 길다

신글방 3기 12일 차베이직문우 칭찬하기

올해 초부터 스페인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유는 김선 sun Kim 작가님께서 시작하신 스페인어 학습에 관한 글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영어에 비해 발음이 직관적인 스페인어가 재미있어 보였다. 그러던 중 진짜로 스페인에 살고 계신 스페인 한량 스티브 작가님을 만나게 되었다. 한 달 전쯤 스티브 작가님 브런치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https://brunch.co.kr/@spainlife/64


바로 위에 보이는 흑백 사진의 주인은 피카소이다. 근데 그분의 성함은 .. 이렇게 간단히 부를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분의 이름을 말하기 위해선  19 단어가 필요했다!!! 위의 글을 읽으면서  속에 있는 장난기가 동하기 시작했다. ' 이름도 길게 만들어 달라고 해야지.' 하하하하. 실제로 댓글에도 달았다. 그렇지만 이름을 만들 기회가 없어 아쉬웠던 찰나! 스티브 작가님을 다른 모임에서도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얼른 부탁했다. 작가님은 흔쾌히 수락하셨. 목표는 10개의 단어로 되어 있는 스페인어 이름을 만드는 것이다!


내 스페인어 이름은 이렇다.

Naomi Kim La Escritora de Gourmet Primavera Lluvia Cocinera Dobladora Caligrafa Mapache


나오미 킴 라 에스끄리또라 데 구르메 쁘리마베라 유비아 꼬시네라 도블라도라 깔리그라빠 마빠체


뜻은 '나오미 킴 작가 미식가 봄 비 요리사 성우 캘리그래퍼 너구리'이다.


이 이름을 다 이해하려면 공심재의 따스방으로 가야 한다. 이 필사 방에서 스티브 작가님을 또 만나면서 이름 짓기가 본격화되었기 때문에. 작가님은 내가 필사한 문장을 보시거나, 마새시(마음을 새기는 시간: 캘리)의 활동, 브런치 활동을 눈여겨보셨다가 스페인어 단어를 하나씩 알려주셨다. 구르메(미식가)와 꼬시네라(요리사)는 요리에 관한 글을 썼을 때 주신 것이다. 봄 태생이라서 스페인어로 쁘리마베라, 예쁜 스페인어 단어 이야기하다 나온 '비'라는 뜻의 유비아, 따스방의 운영자 향기님께서 목이 아프셔서 모두 함께 필사할 문장을 낭독하게 되었을 때 도블라도라(성우), 마새시에서 캘리 배운다고 깔리그라파(캘리그래퍼), 브런치에 올린 글(본캐를 위한 부캐가 필요하다!)에서 내 본캐를 위해 키우는 부캐를 보시고 마빠체(너구리)라고 알려주셨다.


방금 전에 내 이름이 완성되었다. 순서를 자연스럽게 바꾸고 10개의 단어를 확정한 것이다. 하지만 원래 스페인어 이름은 이런 식으로 길어지지 않는다. 영어 이름이 이름+아버지의 성으로 간단하게 완료되는 반면, 스페인어 이름은 이름+아버지 성+어머니(외할아버지) 성 해서 길어진다고 한다.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위쪽에 링크한 스티브 작가님의 글을 참조해 주세요^^) 나는 한국 사람이라 '나오미 킴'하면 끝나지만, 스페인어에 대한 관심을 이름 짓기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스티브 님과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따스방'이란 공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브런치나 다른 팀 채팅창에서는 이런 장난스러운 놀이를 하기가 어려웠다. 그렇지만! 따스방 문우님들은 나의 장난기와 스티브 작가님의 언어적 유희를 사랑으로 받아주셨다. 게다가 스페인어 이름 짓기 놀이에 동참하기 시작하셨다. 문우님들은 스티브 님에게 원하는 단어를 스페인어로 물어보신 후 카톡 프로필을 스페인어로 바꾸기도 하시고, 새로운 스페인어 이름을 알려주셨다. 오늘 아침에는 목소리가 멋지신 선플라워님께서 나의 스페인어 풀네임을 직접 녹음하여 올려주셨다. 너무 신났다. 스티브 님께서 내가 따스방에 들어가기 전부터 필사 활동을 하고 계셨으므로 따스방 식구들이 스페인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문우님들이 넓으신 아량으로 나의 장난을 귀엽게 봐주셨기에 가능한 놀이였다. 그렇지 않았다면장난기가 동했던 내 마음은 부끄러워져 툴툴거리는 츤데레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따스방의 매력, 문우님들의 화기애애함으로 인해 스페인어 이름 짓기가 완료되었기에 축하하고, 따스방 문우님들을 칭찬해 드리고 싶어서 글을 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marcinjozwiak님의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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