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싱킹
<<슬로 싱킹>> (황농문 저, 위즈덤하우스)은 <<몰입>>, <<몰입 두 번째 이야기>>, <<공부하는 힘>> 등 몰입에 대해 책을 쓴 황농문 교수의 책이다. 이 책에서는 몰입을 위한 슬로 싱킹 가이드를 제공하고, 다양한 슬로 싱킹 사례를 소개한다. 중학생이 어려운 경시 문제를 풀고, 대학원생이 문제를 잘 해결해서 좋은 논문을 내고, 직장인이 돼서도 회사나 소속된 연구소의 난제를 해결해서 핵심인재가 된 사례를 만나 볼 수 있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내면서도 스트레스 없이 기쁨과 행복이 넘치고,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4차 산업 혁명만 나오면 항상 나오는 키워드인 창의력이 바로 생각의 힘이다. 코로나-19로 어느 때 보다 힘든 우리에겐 생각의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SNS의 영향으로 즉시, 즉각적인 알람에 익숙하고, 항상 늘 주의를 빼앗긴다. SNS를 설계한 사람들 조차 스스로 만든 메커니즘에서 벗어나지 못할 정도다. 익숙해지면 깊이 오래 생각하는 힘이 점점 약해지고, 빠르고 즉시적인 답, 생각만이 판을 친다. 생각하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다. 즉시적인 행복만 찾아다니게 되고 삶이 허무해진다. 생각의 힘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과 창의력의 에너지를 느껴 행복해질 수 있다.
"1분 밖에 생각할 줄 모르면 1분 걸려 해결할 문제밖에 못 푼다." <<슬로 싱킹>>
몰입하겠다는 의욕이 샘솟는다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슬로 싱킹을 시도해보자. 쉽지는 않다. 정확히 말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감이 오지는 않는다. 어떤 순서를 밟아야 슬로 싱킹을 통해 몰입 상태가 되는지, 지금 어느 단계인지 측정하거나 가시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명상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 단계 혹은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슬로 싱킹이란?
스포츠를 배울 때 초보를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힘을 빼는 거다. 불필요한 힘이 잔뜩 들어가면 동작도 어색해지고 제대로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문제 해결을 위해 생각을 할 때도 뇌에서 움직여야 할 부위가 있다. 그 부분만 움직이기 위해서 다른 부위의 힘을 빼거나 이완을 시켜야 한다. 슬로 싱킹을 하면 몸에 무리를 주지 않고 원하는 기간만큼 최대 집중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천천히 생각하기는 명상에 가까운 행위다. 온몸에 힘을 빼고 목을 뒤로 기대고 편안하게 앉아 명상을 하듯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다음, 자신이 고민하는 문제를 아주 천천히 생각한다. 자율적으로 몰입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천천히 생각하기가 가장 효과적이다. 여기에 문제에 대한 자신감을 치우면 더 좋은데 이를 위해서는 매일 땀을 흘리는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된다. <<몰입>>
"온몸에 힘을 빼고 목을 뒤로 기대고 편안하게 앉아 명상하듯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다음, 자신이 고민하는 문제를 아주 천천히 생각한다. 생각할 때 괴로움이나 스트레스 없이 편안하고 이완된 상태를 유지하되, 집중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생각하기를 1초도 멈추지 않겠다는 자세로 생각의 끈을 붙들고 있는 방식이다." <<슬로 싱킹>>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편안한 의자에 앉는다.
2. 문제를 생각한다.
3. 졸리면 선잠을 잔다.
4. 잡념을 떨치려고 애쓰지 않는다.
5. 주어진 문제의 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6. 걱정이나 근심을 하지 않고,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다.
7. 문제를 풀기 위해 진지하고 절실하게 생각한다.
막 연애를 시작했을 때 애인을 생각할 때, 게임에 빠져 게임만 생각할 때 등을 생각해보자. 바로 그 상태다.
왜 걱정하면 안 되나?
위기의 순간에 몰입이 잘되는데, 아니 몰입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왜 슬로 싱킹에서는 스트레스받는 상황을 피하라고 할까?
뇌는 기억을 저장하거나 저장한 기억을 꺼내기도 한다. 암기는 기억을 저장하는 것이고, 미지의 문제를 풀거나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장기 기억을 인출하는 것이다. '생각을 잘한다'는 것은 곧 '뇌가 장기기억을 잘 인출하는 상태'라는 뜻이다.
생각을 할 때 뇌의 작업 기억이 작동을 한다. 작업 기억은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뇌에 저장하거나 필요할 때 뇌에 저장된 정보를 꺼내서 순간적으로 처리하는 일종의 작업장으로 용량이 크지 않아서 짧은 시간 동안 한정된 정보만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걱정 등으로 작업 기억 용량을 다 써버리면 생각할 공간이 부족하게 된다. 생각을 잘하려면 걱정이 없는 편안한 상태가 필수다. 뇌 메커니즘 상 그렇다.
몰입을 연습하라
무엇이든 연습을 해야 기능이 강화된다.
"뇌는 우리가 요구하는 능력만을 집중적으로 발달시킨다. 지금 당장은 불가능한 일이라도 뇌에 지속적으로 올바른 방식으로 요구하면 결국에는 가능한 일이 된다. 삶의 변화를 원한다면 먼저 내 뇌와 가까워져야 한다. 그리고 잠재능력 내에서 무언가를 제대로 요구하라.
'뇌에 무언가를 지속해서 요구하는 행위'란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도전한다는 뜻이다. 밤낮으로 축구 생각만 하고 열심히 축구를 하는 곳은 곧 뇌에 축구를 잘하도록 시냅스 배선을 만들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슬로 싱킹>>
몰입을 연습하는 방법으로 저자는 쉬운 수학 문제풀기를 제안한다. 일단 수학이라고 하면 스스로를 수포자라 여기는 사람들은 벌써 몰입을 포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생각, 풀었다는 성취감, 이 과정의 무한 반복이라는 삼 박자가 어우러져 몰입에 필요한 슬로 싱킹의 최적의 방법이다.
<<슬로 싱킹>>에는 이 방법대로 한 대학원생의 이야기가 나온다. 제자 중 한 명에게 졸업 전 6개월 동안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발달시키도록 스스로 생각해서 해결하는 몰입 방식을 훈련시킨다. 6개월 간 매일 13시간, 총 2,340시간을 수학 문제를 풀게 한다. 제자는 이 방식으로 도전과 성공을 수백 번 경험한 후 졸업하여 취직한 회사에서 입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풀기 어려운 여러 가지 이슈를 해결하는 핵심인재로 거듭난다.
몰입을 연습하려면 수학 문제집을 주문하자!
학생에게 추천하는 몰입 방법
저자는 <<몰입>>에서도 몰입 훈련 방법을 소개했다. 몰입하기 어려운 삶을 사는 일반인에게 3일은 길다. 관심 있어서 시도하려고 했던 나도, 주위와 모두 차단하고 나만의 세계로 침잠해야 하는 그 과정을 도저히 할 수 없어 단념했었다.
그래서일까? <<슬로 싱킹>>에서는 좀 더 손쉬운 방법을 제시한다. 아래 11가지 중 저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건 1초도 생각을 놓지 않는 연습과 하루 30분씩 규칙적인 운동이다. 5번 내용은 학습 능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한 다른 책에서도 본 적이 있다. 공부하는 과목을 하루에 1과목으로 해야 뇌가 충분히 이해하고 습득해서 잘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슬로 싱킹 장기 몰입의 원칙 11
1. 자는 시간이 곧 복습하는 시간
2. 슬로 싱킹과 20분의 선잠 습관화
3. 1초도 생각을 놓지 않는 연습
4. 하루 30분씩 규칙적인 운동
5. 하루에 여러 과목보다는 한 과목을 일주일 이상 집중적으로
6. 무조건 암기보다 생각하고 이해
7. 미지의 문제를 온전히 스스로 해결하는 경험 만들기
8.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며 불안감 통제
9. 선택과 집중은 요령 있게
10. 무한 반복
11. 공부하는 이유 찾기
다시 몰입해야 할 때?
어렵게 몰입을 성공했는데 어쩔 수 없이 몰입이 깨지는 경우는 무수히 많다. 저자는 다시 몰입 상태로 돌아가려고 할 때 빠르게 돌아가는 방법을 소개한다.
'원어민 영어 문장을 구간별로 5분, 횟수로는 50-100회 정도 반복해서 듣기'
(음악 하는 사람이라면 음악을 듣는다. 핵심은 반복)
생각해보면 유사한 패턴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무라카미 하루키 등 작가들이 작업할 때 주로 듣는 음악이 있다. 나도 집중해야 할 때 한 음악만 무한 반복해서 듣는다. 동일한 패턴이 주는 안정감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한 대로 원어민 영어를 듣다 보면 영어실력도 늘어날 것이다. 참고로 저 방법은 불면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진짜 몰입의 힘을 느껴보고 싶지만, 슬로 싱킹은 알듯 모를 듯. 쉬운 듯이 어려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라 생각하고 도전해보자. 어느새 가장 최상의 뇌를 가진 내가 될지도 모른다.
"당신이 입력하는 대로 당신의 뇌를 스스로 창조할 수 있다."
-폴라 탈랄-
* 이 책은 독서모임 성장판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나 내용은 제 주관적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