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아주 아름다운 공주가 있었어.
달도 없는 깜깜한 밤에 뜬 달처럼 반짝반짝 아름다운 공주였어.
하지만 아름다우면 뭐해?
공주는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사랑할 줄 몰랐어.
어느 날 이웃나라 금사빠 왕자가 공주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어.
이를 알게 된 왕은 공주에게 왕자와 결혼하라고 했단다.
왕자는 공주에게 순금으로 된 반지를 손가락에 끼워주며 말했어.
"사랑해요."
하지만 공주는 반지를 빼서 삼켜버렸어. 그리고 도망쳤지. 성을 떠나 깊은 산속으로 갔어.
여러 날을 숲 속을 헤매던 공주는 춥고 배고파졌어. 그때 작은 오두막이 보였어.
공주는 문을 두드렸어. 하지만 대답이 없었아.
계속 들여보내 달라고 외치며 공주는 문을 두드렸어.
"들어와야 한다면 들어와라."
들어가 보니 그 안에는 마녀가 테이블에 앉아 순금을 세고 있었지...
"길을 잃었어요..."
"근데?"
"배고파요."
"근데?"
"난 아름다운 공주예요."
"어쩌라고?"
"우리 아빠는 힘센 왕이에요. 절 도와주지 않으면 큰일 날걸요.."
"큰일??"
어처구니가 없는 마녀는 공주를 보며 말했어.
"감히 나에게 그런 말을 하다니. 좋아 큰 일 나게 해 주지. 네가 사랑하는 사람 이름이 뭐야?"
"사랑? 아, 왜 모두 다 사랑 타령이죠? 아무도 사랑하지 않아요."
그러자 마녀가 말했어.
"실망이군"
손을 들며 마녀가 말했어.
"넌 날 실망시켰어!!"
그러자 공주는 흑멧돼지로 변했어... 두둥... 두꺼비도 아니고 흑멧돼지!!!
"무슨 짓을 한 거예요?"라고 공주는 외쳤지만 꿀꿀 소리만 났어.
"자 큰일이지?"
마녀는 다시 순금을 세기 시작했어...
흑멧돼지로 변한 공주는 오두막에서 도망쳐서 숲으로 향했어.
그때 공주를 찾던 왕이 숲에 있었지. 못생긴 흑멧돼지를 보자 바로 쏴버렸어. (두둥... 주인공이 죽나?)
그리고 성에 멧돼지를 가지고 갔어. (공주는 나중에 찾기로 했나봐...)
멧돼지를 손질하던 요리사는 돼지 몸속에서 반지를 찾았어.
사람들은 멧돼지 요리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반지에 대해 궁금해할 새도 없었어.
요리사는 반지를 일단 손가락에 끼우고 마저 고기를 발라냈지.
공주가 삼켜버린 반지는 요리사 손가락에서 반짝 빛났단다.
오늘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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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야기를 내 마음대로 조금 바꾸었다. (과한 의역??)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게 뭐지? 했다. 익숙한 공주 이야기와 다른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 이어서다.
사랑 좀 안 한 공주가 뭐 그리 잘 못했다고 반짝 빛나는 공주를 멧돼지로 만들어 버리는지.
이쁘다고 금사빠처럼 보자마자 결혼하자는 왕자를 어떻게 믿고 결혼하라는 건지.
부탁하는 주제에 공주는 머 그리 당당한지.
어리고 철 모르는 공주가 그런 말 했다고 멧돼지로 만들어버리는 마녀의 심뽀는 왜 그런 건지.
숲에서 동물을 보자마자 죽여버리는 왕이나 아무리 바빠도 돼지 뱃속에서 반지가 나왔는데 궁금해하지 않는 요리사나 다 이상하다.
(원래 동화에 나오는 사람들이 다 이상하긴 하지만, 현실도 그다지 다르진 않다.)
이 이야기의 핵심인 '사랑'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랑을 모르는 건 공주만은 아닌 것 같다.
사랑이 뭘까?
누구는 호르몬의 작용이라고 하고, 누구는 사랑이란 말 대신 정으로 표현하고, 누구는 희생이라고, 누구는 인내라고, 누구는 수용이라고, 누구는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거라고, 누구는 감정을 표현하는 거라고 한다.
나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많이 사랑한다는 말을 5년째 듣고 있다. 아이는 사랑한다고 끊임없이 말하고, 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하고, 글씨로 써서 준다.
이 알 수 없는 사랑을 모르는 공주는 돼지 통구이가 되었지만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에 나오는 에드워드라는 토끼 인형은 그 사랑을 알게 될까? 어떤 사랑을 알게 될까? 평소 성력이라면 벌써 다 읽었겠지만, 매일 원서 읽기 반에서 감질맛 나게 읽고 있으니 조금씩 그 결론을 향해 가보련다. (영어로 읽으니 좀 느리다는 변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