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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해 Jun 01. 2020

직장생활에서 당신의 무기는 무엇입니까?

가설이 무기가 된다

직장인이라면 필요한 무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이 끝났다. 스노우앱처럼 모든 것을 파스텔톤으로 아름답게 그린 드라마였는데 아쉽다. 여러 명언 중 마지막 회, 도재학의 대사는 이렇다.


도재학 : 교수님, 근데 저는.. 제일 부족한게 판단력이에요. 머리속에 든 건 많은데, 이걸 언제 어떻게 써야 할 지 모르겠어요. 어떡해요 교수님? 제 선택에 환자 목숨이 달렸는데 잘못 판단하면 어떡해요? 앞으로 저한테, 수십 개 수백 개 판단의 순간들이 올텐데.. 전 자신 없는데.. 저 그때마다 어떡해요?


출처: tvN


대부분의 직장인은 도재학처럼 사람 목숨을 다루진 않는다. 하지만 매일매일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많다. 우선순위가 낮인 문제일 수도 있고, 기업의 생사가 달리거나 고객사와 연계되어 큰 비용이 연관된 문제일 수도 있다.


https://m.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m_image&sm=mtb_jum&query=맥가이버#imgId=r2_blog63707450%7C

시간, 데이터, 돈이 충분하면 다 잘할 수 있지만 직장인은 항상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부담감이 크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다. 한정된 정보를 기반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도출해낸다. (맥가이버 형님 존경합니다!) 그들은 도대체 무엇이 다른 걸까? <<가설은 무기가 된다>>의 저자는 가설 사고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설, 나와는 먼 이야기?


지난주 금요일 휴가를 내고 정형외과를 갔다. 최근 한두 달 오른쪽 허리와 무릎이 너무 아팠다. 파스와 신경 주사로 연명하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었다. 의사가 물었다.

 


"언제부터 아프기 시작했나요?

어느 부위가 아픈가요?

어떻게 아프게 됬나요?

일단 엑스레이를 찍어보시죠.

(사진을 보며)

엑스레이상으로는 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엑스레이는 많은 것들을 찍지는 못합니다.

보통 그럼 물이 차서 아픈 경우가 있습니다. 확인해보죠.

(무릎을 움직이며)

움직임이 부드럽고 통증이 없는 것으로 보아 물이 찬 것 같지는 않네요.

염증일 수 있으니 일단 소염진통제와 근육 이완제, 물리치료를 진행해보시죠. (가설)

그래도 통증이 지속되면 MRI를 찍어보시죠."


의사는 뼈가 이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 하에 엑스레이를 찍고, 그 정보를 기반으로 추가 정보를 얻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가설은 현실적 조건에서는 증명하거나 검증하기 어려운 사물, 현상의 원인 또는 합법칙성에 관해 예측하는 이론이라고 한다. (출처: 위키백과). <<가설은 무기가 된다>>에서는 가설을 '가상의 이야기', '아직 증명되지 않았지만 가장 정답에 가깝다고 여겨지는 문제 또는 해답'으로 정의한다.


나를 진료한 의사는 보통 무릎이 아프면 '뼈에 문제가 있다.' 혹은 '뼈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라고 가설을 세우고 엑스레이를 찍어서 가설을 검증했다. 사진상에 문제가 없으니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으면 가설이 틀린 거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으면 가설이 맞다. 하지만 통증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으니 다른 가설을 세운다. 이 과정을 반복해서 최종으로 염증이 있을 것 같으니 '소염제를 먹어보라'라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가설 검증의 과정을 거친 거다.


가설 사고는 당면한 문제의 본질을 빠르게 파악하고 일의 질을 높인다. 전체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시야도 키울 수 있고, 잘못된 가설을 수정해 가는 과정 속에서 가설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가설 검증을 실천한 기업


편의점에는 종종 간다. 가면 형형색색 맛있는 음료, 음식, 물건들을 볼 수 있다. 종종 신상 음료수들을 먹어보는데, 진열된 음료수들이 다 팔리는지, 어떤 순서로 진열되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다


“편의점 주인이라면 편의점 매출을 늘리기 위해 모든 아이템을 다 진열하는 것이 좋을까? 일부 품목만 진열하면 좋을까?”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내가 세븐일레븐에 근무하고 매출을 늘려야 하는 입장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다행히 정답이 있다.

출처: http://www.pressm.kr/news/articleView.html?idxno=20370


세븐일레븐 재팬은 편의점 업계에서 경상이익이 1,700억 엔을 넘고 영업이익률도 35%를 넘는 뛰어난 매출과 이익을 자랑하는 업체다. 그리고 그 이유는 '가설-> 실험-> 검증'이라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즈키 도시후미 회장은 "우리는 어떻게 하면 팔릴 수 있는가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일단 가설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세븐일레븐은 음료수 종류 수와 매출의 상관관계에 대한 문제를 가설을 세우고 검증했다. 세븐일레븐은 소비자가 정보 홍수에 빠져 선택 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 음료수 종류를 3분의 2로 줄였다.


‘음료수의 종류를 줄이면 매출이 증가할 것이다.'라고 가설을 세웠다.


단, 음료수의 종류를 일률적으로 줄이지 않고, 매출이 적은 음료를 빼고 그 자리에 매출이 많은 음료를 더 진열했다. 면적을 늘리면 품절이 안 나고, 고객은 선택 장애를 겪지 않아도 된다. 이 두 효과로 세븐일레븐의 매출은 30%가 증가했다고 한다.


이렇듯 세븐일레븐 재팬은 가설과 검증 시스템을 경영의 기본에 두고 성공한 기업이라고 한다. 연간 365회 검증을 실행한다고 한다. 실험을 많이 할수록 가설은 진화한다. 검증까지의 사이클 타임을 최대한 짧게 하면 더 많은 실험을 할 수 있다. 참고로 세븐일레븐은 우리나라의 편의점 브랜드 평판 3위다. (출처: http://www.rekorea.net/bbs/board.php?bo_table=repu6&wr_id=1547).



<<가설은 무기가 된다>>


위의 사례만을 들으면 다양한 질문이 생길 것이다. 무턱대고 가설을 세우면 되나? 말이 좋아 가설을 검증하지 검증하는 방법은 실제 해보는 것 밖에 없나? 가설 검증에 드는 비용과 리스크가 있는데 과연 업무에 적용할 수 있을까? 전체 데이터를 다 분석하지 않고 결론을 내면 그 결론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궁금증이 들었다면 이 책이 바로 그 답을 줄 것이다. (읽어보시라는 말씀!)


AI와 빅데이터의 도움으로 가설을 빠르게 검증해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가설을 실험할 수 있는 펀딩 시스템도 어느 정도 구축되어 있다. 빠르게 실행하고 개선하는 방식을 도입할 수 있는 제약이 많이 사라졌다. <<가설이 무기가 된다>>책에는 좋은 가설을 세우는 법부터 가설을 검증하는 방법, 가설 사고력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은 기업보다는 개인에게 포커스 되어 있다. 세부적인 데이터에 집중하느라 전체를 놓치지 말고 문제 해결이라는 큰 목표 관점에서 가설을 설정하고, 검증하고, 수정해서 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가설-검증의 과정이 익숙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특히 회사에서 6시그마 등을 도입해서 필수적으로 수업을 듣고 과제를 했던 직장인이라면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몸에 배었을 수도 있다. 그래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가설 (귀무가설, 대립가설 등등)을 세워보는 것도 나름 무기 정비 기회라 생각한다.


출처-문제해결자

이 책을 읽으면서 <<문제 해결자, 정답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유경저, 박종하 지음, 새로운 제안)도 함께 읽었는데, 그림으로 문제 해결 프로세스가 나오고 그 중간에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방법도 함께 나온다. <<가설이 무기가 된다>>와 같이 읽으면 문제 해결의 큰 그림에서 가설을 보는 시야도 생길 것이다.


* 이 책은 컬처블룸의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으나, 이 책의 일부 사례는 책에서 인용한 것이고, 일부 내용은 제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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