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합격을 위한 팁
본 글은 제가 대학원에 합격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작성한 글입니다.
글쓴이는 대학원에 지원해 총 4번 합격한 경험이 있다. 석사과정 2번, 박사과정 2번 합격 통지를 받았다. 최종 학력은 석사다. 연구 경력은 짧지만, 대학원 입학 준비와 관련해서는 도움을 줄 있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글을 쓰게 되었다. 국내 대학원 기준이다.
대학원 지원자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이 바로 교수님에게 사전 컨택을 해야 하는지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컨택은 필요할 수도,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대학원 생활 중 연구실(랩실)의 비중이 높을수록 사전 컨택이 필요하다.
연구실이 대학원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에는 자대든 타대든 사전 컨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연구실에 소속된다는 것은 취업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짧은 면접만으로는 교수님이 자신의 회사(?)에 들어와서 일할 수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 미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지원자 입장에서도 연구실 분위기를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 연구실이 대학원 생활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교수님과의 사전 미팅뿐만 아니라 연구실 선배들과 얘기해보면 좋고, ‘김박사넷’ 등을 통한 정보 취합도 필요하다. 학교에 따라서는 특정 요일에 연구실을 공개하기도 한다.
자대 대학원의 동일 전공에 지원하는 경우에도 웬만하면 컨택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자대 대학원에 지원한다면 합격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향후 대학원 생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미리 말씀드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특히 학부 학점이 낮은 경우에는 교수님께 미리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 글쓴이는 자대 대학원에 지원했을 당시 학부 때 안면이 있던 교수님께 미리 말씀드렸다.
타대 대학원에 지원하는데 자신의 전공과 일치하거나, 비슷한 계열이라면 컨택이 필요 없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특히 문과 대학원의 경우가 그렇다. 연구실이 운영되더라도 이과 대학원만큼 비중이 높지 않으면, 컨택 없이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 글쓴이는 타대에 비전공자로 지원한 적이 있는데 미리 컨택을 하지 않았음에도 합격 통지를 받은 경험이 있다.
‘학점이 낮은데 합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많다. 결론은 '너무 낮으면 안 된다'이다. 가령 2점대 학점은 곤란하다. 대학원은 학부에서 배운 것들을 연장하는 의미인데, 학부 학점이 평균 C학점 이하면 수학 능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4.5만점을 기준으로 3.75 이상이면 적어도 학점 때문에 발목 잡힐 일은 없다. 문제는 애매한 학점일 때인데, 4.5 만점에 3.0~3.5 정도의 학점을 보유하고 있다면 학점 외의 것들을 더 준비해야 한다. 학부생 때는 공부에 별로 뜻이 없어서 학점 관리를 안 했는데, 나중에 공부를 하고 싶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 다른 부분으로 좀 더 어필해야 한다.
학교에 따라 위의 학점 기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소위 말하는 좋은 학교를 졸업했다면 상대적으로 학점이 낮아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반대의 경우라면 교수님들이 좀 더 높은 학점을 요구할 수 있다.
전공 지식을 테스트하기 위해 필기시험을 보는 학교는 서울대학교가 대표적이다. 다른 대학원들은 전공 지식을 구술시험 형태로 본다. 면접에서 물어본다는 뜻이다. 부담감은 거기서 거기다. 필기시험은 내용은 보다 심화되지만, 문제마다 시간을 안배할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구술시험은 필기시험보다는 구체적인 질문이 나오기 어렵다 해도 지식에 순발력까지 필요하기에 긴장감은 더하다.
필기든 면접이든 전공 지식을 쌓기 위한 방법은 동일하다. 여기서는 비전공자를 기준으로 서술해보려 한다. 먼저, 지원하려는 학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강의계획서를 훑어본다. 강의계획서가 공개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공개된다. 강의계획서에 나와 있는 주교재와 부교재를 추려 목록을 만든다. 단행본과 논문이 주가 될 것이다. 이외에 해당 전공에서 ‘교과서’ 격으로 쓰이는 책들을 찾아낸다. 학부 강의계획서를 찾아보거나, 대학원을 준비하는 카페 등에 공개된 내용을 참고하여 기본서를 추려낸다. 다음으로는 내가 지도교수로 삼고 싶은 교수님의 논문을 찾는다. 이와 더불어 지도교수가 지도한 학생들의 논문을 추가한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를 활용하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강의계획서의 주교재와 부교재
2) 해당 전공의 기본서
3) 예비 지도교수의 논문, 지도교수가 지도한 논문
자료를 확보함과 동시에 이제 자료를 학습해야 한다. 글쓴이의 경우 타 전공으로 대학원에 지원했을 때 50여 권의 단행본과 그와 비슷한 수의 논문을 읽고 갔다. 엑셀 파일로 자료 목록을 정리하고, 한글 파일로 자료를 요약했다. 그저 읽기만 해서는 남는 것이 없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을 한글로 옮기거나, 전체 내용을 요약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정리를 해두면 수학계획서 작성 시에도 큰 도움이 된다(수학계획서 활용 방법은 아래에 언급). 입학 후 논문을 쓸 때도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내가 잘 모르던 분야도 기본적인 지식 틀은 갖출 수 있게 된다.
영어 시험은 크게 두 가지다. 공인 영어시험 점수를 제출하거나, 면접 시 그 자리에서 원서를 읽고 해석을 시키는 경우다. 먼저, 토플(TOEFL), 텝스(TEPS)와 같은 점수를 제출하는 경우 ‘몇 점 이상’이라는 기준이 있는데, 그 기준대로 제출하면 된다. 높으면 높을수록 좋겠지만 기준 점수 이상이면 무방하다.
문제는 구술면접에 영어 시험이 포함된 경우다. 지문을 주고 한 문장씩 해석을 요구하거나, 내용을 요약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용어’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전공 기본서를 원서로 읽거나, 해외 학술지를 통해 모르는 용어를 정리한다. 같은 단어라도 해당 분야에서 다른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를 잘 정리한다. 실제로 한 문장씩 읽고 해석하는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영어 해석 자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글쓴이의 경우 옥스퍼드 Practical English Usage(실용 어법 사전)을 통독하고 시작했다. 무식한 방법이라 추천하지는 않는다.
대학원에서는 실제로 영어로 된 텍스트를 많이 접하기 때문에 입학 시 영어 능력을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입학 후 원서를 읽는데 어려움이 있으면 자기만 고생이기 때문에 미리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영어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
대학원 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수학계획서로 다른 모든 요인을 뒤엎을 수 있다. 수학계획서는 지원하기 최소 3개월 전에 구상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외국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에는 6개월 전부터 준비하기도 한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원서접수가 시작되고 나서 수학계획서를 쓰기 시작하는 지원자들도 있는데, 그때는 마음도 급하고 작성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아 좋은 글이 나오기 어렵다. 미리 준비한 뒤 주변에 있는 석사, 박사학위 소지자에게 보여주고 첨삭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기본적으로 담아야 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기소개서와 수학계획서가 따로 있는 학교도 있고, 수학계획서만 요구하는 학교가 있다. 수학계획서만 작성하면 되는 경우에도 짧게 자기소개를 언급하는 것이 좋다.
1) 자기소개
2) 지원동기
3) 연구주제
4) 향후 진로
위의 4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2번과 3번이다. 이 내용으로 80%가량을 채우면 된다. 자기소개나 향후 진로 부분은 앞뒤로 간략하게 언급하는 정도로 끝내도 된다.
지원동기는 솔직하게 서술하되, 직업적 측면보다는 학문적 호기심에 초점을 맞춰 쓰는 것이 좋다. 대학원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하러 가는 곳이기 때문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 보다는 ‘해당 분야에 학문적 호기심이 생겨서’라고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입학 후 어떤 세부 분야를 선택해 어떤 주제의 논문을 쓸 것인지다. 연구주제를 서술할 때 필요한 것이 앞서 정리한 전공 지식이다. 전공 내용을 살펴보다 보면 내가 원하는 주제를 찾게 된다. 전공 지식을 정리한 부분을 선행연구로 언급하고, 이를 발전시켜 쓰고 싶은 논문 주제를 서술하면 된다. 글쓴이의 경우 대체로 두 가지 정도의 연구 주제를 언급했다. 이 부분을 작성할 때 지도교수의 관심분야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당 분야의 논문을 지도해줄 사람은 결국 그 학교의 지도교수이기 때문이다. 교수의 관심사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아도 괜찮지만, 너무 생뚱맞은 주제를 언급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면접은 수학계획서 기반 질문, 전공 구술시험, 영어 구술시험으로 이루어진다. 전공 구술과 영어 구술은 앞서 언급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수학계획서를 기반으로 하는 일반적인 면접 질문에 대해 서술해보려 한다.
지원동기와 연구주제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 두 질문에 대해 논리적으로 답변할 수 있다면 팔부능선을 넘은 격이다. 수학계획서에 썼던 내용을 구어체로 풀어서 설명하면 된다. 이 두 질문에 앞서 자기소개를 시키는 경우도 있다. 1분 이내로 짧게 준비하면 충분하다. 자기소개에 지원동기를 넣어서 말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공을 변경한 경우 왜 해당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잘 설명해야 한다. 경력이나 학위 취득 후 계획 등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수학계획서 내용은 웬만하면 암기해야 한다. 교수님들은 대개 사전에 수학계획서를 검토하지 않고 그 자리에 들어와서 읽기 시작한다. 자신이 수학계획서에 작성한 내용을 면접장에서 다시 말하는 느낌으로 구술하면 된다.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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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도 계속 업로드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