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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롱이 Mar 18. 2024

<내가 생각하는 공허함이란>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일을 하다가, 혹은 길을 걷거나 밥을 먹을 때 불연듯 “나는 지금 뭘 하고 있지?”, “이렇게 사는게 맞나?” 그렇게 느낀적이 있지 않나? 나 또한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다만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기에 “나는 지금 뭘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아! 지금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고 있구나”로 바뀌었다


요즘 철학책에 빠져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근 읽은 책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을 만나기보다는 혼자 사색을 즐기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본인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혼자서 느끼는 고독 속에서야 말로 진정한 나 자신을 다시 볼 수 있다는 말에 너무 공감이 되었다. 그래서 짧게나마 시간이 나면 꼭 산책을 하면서 머리속의 생각을 비우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생각보다는 어렵게 느껴진다. 가볍게 산책을 하게 되면 나를 돌아보는 것이 아닌 오늘 해야 할 일, 이번주에 계획 되어 있는 일을 어떤 식으로 운영해야 효율적으로 또 낭비하는 시간 없이 활용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주를 이룬다.


가끔은 그런 글을 쓴 작가들에게 “수입이 안정적이고 하는 일이 잘되고 있으니까 고독을 즐길 수 있는거 아닌가?” 라고 혼자 중얼거리듯 질문을 해본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당연히 없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지만 혼자 내 뱉은 말은 1리도 못 가고 내 귀로 돌아올 뿐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그런 말을 하고 또 걷다 보면
 ‘나는 지금 뭘 하고 있지?’
 라는 질문이 생겨나고 그때부터 고독의 시간이 찾아온다. 누군가를 부러워함으로 시작된 질문이 나에게 원초적인 질문으로 변형되어 나에게 돌아왔다. 내가 뱉은 말이 1리도 못갔을지언정 내 머리속에는 천리 이상의 거리를 갈 수 있는 생각의 길을 터 준 셈이 되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짧게나마 생각을 해본다.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역시나 답은 나오지 않는다. 당장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먼저 떠오르고 그걸 어떻게 어떻게 운영할지가 먼저 떠오르고… 그러다 보면 다시금 질문을 하게 된다.
 ‘그걸 몰라서 묻는 게 아니잖아. 조금 더 생각해보고 대답하지?’
 혼자 자문 자답을 하면서 산책을 이어간다 점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고 태고적 질문으로 간다.
 ‘그래서 너의 삶의 목적은 뭐야?, “행복” 그런 거창하고 두리뭉실한 대답 말고 조금은 상세하게 말해 줄 수는 없겠어?’

같은 질문을 몇 번을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물어봤지만 명확하게 대답을 해준 적이 없는 것 같다.


 어차피 나만이 아는 답일텐데 나조차 깊게 생각해본 적 없는 그런 질문이다.

 그럴 때 드는 생각은 굳이 이런걸 알아야 할까라고 반문이 생기다가도 내가 나를 명확히 모르면서 누군가를 만나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과연 진짜 나를 보여주고 진짜 나의 이야기를 하는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말과 글을 인용하는 것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

오히려 본인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해서 당당하고 부끄럼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진심으로 빛나고 멋진 사람이 아닐까...


“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스스로에게 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생각하는 공허함은 아무것도 없는 허무의 공간이 아니라 스스로 나 자신도 잘 모른채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배움을, 또는 가르침을 주고 있는 모습이 스스로에게 공허함을 부여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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