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24번째 그랜드 슬램을 거머쥐다!

2023 US OPEN 남자 단식 파이널을 보고..

by 라미루이








'노박 조코비치'가 US OPEN 2023에서 다닐 메드베데프를 꺾고 우승했다. US OPEN 개인 통산 4번째 우승이자 24번째 그랜드 슬램 남자 단식 우승이라는 대기록도 함께 작성했다.


양 선수는 2021년, 같은 대회 결승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이날 조코비치는 메드베데프에게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패하며 '캘린더 그랜드 슬램'이라는 역대급 기록 작성 직전에서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그는 2년 만에 US OPEN 파이널에서 재회한 난적을 상대하여 일전의 패배를 돌려주겠다는 일념으로 코트에 나섰다. 경기 초반부터 정교하고 파워 넘치는 스트로크로 상대를 몰아치며 게임 스코어 6:3으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 들어서 메드베데프는 결의를 다지고 컨디션이 올라왔는지, 서브의 강도를 높이고 랠리를 길게 가져갔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노련한 데다 젊은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 강철 체력을 자랑했다. 그는 메드베데프가 끈질기게 강공으로 맞받아칠 때마다 기습적인 드롭샷으로 완급을 조절하며 상대를 지치게 하고 포인트를 가져왔다. 이전 윔블던 파이널에서 자신을 애먹이고 고개 숙이게 했던 알카라스의 우아하기 그지없던 그 샷을 재현하는 듯했다. 이에 더해 퍼스트 서브 이후 네트로 돌진하여 발리를 노리는 순간적인 역습에 메드베데프는 점점 발이 꼬이고 스텝이 느려졌다. 전성기 페더러가 즐겨 구사하던 서브 앤 발리 플레이를 선보이자 수많은 관중들은 환호하고 기립박수를 보냈다.


결국 승부처였던 2세트마저 조코비치가 가져갔다. 승부의 추는 이미 반 이상 그에게로 기울어진 상황. 3세트 초반 네트로 달려가던 메드베데프의 앞발이 미끄러지며 하드 코트에 쓰러지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그는 누운 채 엄지를 높이 쳐들어 괜찮다는 OK 신호를 보냈다. 조코비치는 망설임 없이 네트를 타고 넘어 그에게 다가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승패를 떠나 테니스라는 같은 업에 몸을 담은, 같은 코트에 마주 선 동료를 염려하는 선의의 표현이었다. 메드베데프는 이 시점에서 전의를 상실한 것처럼 보였다. 중요한 게임 길목마다 스트로크 싸움에서 밀리고, 잦은 범실을 저지른 끝에 조코비치라는 큰 산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조코비치는 우승 세리머니 중에, 자신의 절친이자 NBA 레전드 플레이어 '코비 브라이언트'를 기리기 위해 사전에 준비한 의식을 치렀다. 재킷의 지퍼를 내려 코비의 백넘버 24번과 애칭 'Mamba'가 새겨진 티셔츠를 보여주는 행위를 통해 그의 비극적인 죽음을 추모했다. 그의 24번째 메이저 대회 대관식은 이렇게 성대하게 마무리되었다. 올해 윔블던에서 알카라스에게 분패하지 않았다면 캘린더 그랜드 슬램이라는 위업도 달성했으리라. 이래저래 아쉽기만 한 2023년이다. 허나 당대의 라이벌이었던 페더러와 나달은 고질적인 부상을 견디지 못하고 은퇴한 지 오래다. Big 3 중 오직 그만이 현역에서 뛰고 있다. 과연 그는 언제까지 코트에 남아 젊은 선수들을 괴롭히고 낙담하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내년에는 조코비치가 어떤 전인미답의 기록을 수립하여 '테니스의 GOAT'라는 자신의 아성을 공고히 세울지, 그 행보를 주목 보자.






* Daniil Medvedev vs. Novak Djokovic Extended Highlights | 2023 US Open Final

https://youtu.be/lGjvN4y5XFE?si=Plm8V4Hebjn1_qHz


* Trophy Presentation | Novak Djokovic Wins 24th Grand Slam Title | 2023 US Open

https://youtu.be/6q9HMdjYpVg?si=TM1ehHuuL5xtJW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