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UFC 미들급 챔프의 탄생

UFC 293을 보고..

by 라미루이







UFC 293 메인이벤트에서 역대급 반전이 일어났다.

미들급의 챔피언이자 제왕, '이스라엘 아데산야'는 랭킹 5위 션 스트릭랜드와 일전을 치렀다. 원래 맞붙기로 한 드리퀴스 드 플레시는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도전을 포기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두 선수는 한바탕 독설을 주고받았다. 서로를 KO 시켜 잘난 입을 닥치게 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팔각 케이지에서 만난 챔피언과 언더독은 일체의 웃음기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초반 탐색전을 펼쳤다. 스트릭랜드는 챔피언의 긴 리치와 아웃 파이트 스타일을 의식해서인지 일정 거리 이상 물러서지 않았다. 직전 경기에서 아데산야가 클린치 상황을 연기하며, 이에 방심하며 달려든 알렉스 페레이라를 눕힌 카운터펀치를 떠올렸는지 적극적으로 파고들지도 않았다. 결정타를 피하는 적정 거리를 가늠하면서 기세 싸움을 벌였다.

1라운드 종료를 20여 초 남겨둔 시점, 주고받는 펀치의 강도가 더해지는가 싶더니 스트릭랜드의 길게 뻗은 오른손 펀치가 챔피언의 안면에 적중했다. 그대로 휘청이며 바닥에 주저앉는 아데산야를 놓치지 않고 번개처럼 달려드는 도전자의 파운딩 펀치가 폭죽처럼 터진다.

아마도 스트릭랜드에게 주어진 시간이 십여 초 만이라도 더 넉넉했다면, 그의 펀치 위력이 보다 정확하고 강력했다면 심판은 난입하여 경기를 중단시켰을 것이다. 일찌감치 승부는 1라운드에서 결판이 났을 테고, 전 세계 UFC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으리라.



경기 전부터 아데산야의 압도적인 승리를 예측한 상황. 도전자는 이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인가.



다행히 아데산야는 기사회생했지만, 기울어진 전세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라운드에 접어들면서 그는 특유의 위력적인 레그킥과 펀치 조합을 끌어내지 못했다. 스트릭랜드는 무게 중심을 뒤에 싣고 유연한 상체 스웨이 동작을 통해 이를 회피하고 원천 봉쇄했다. 결국 5라운드 막판까지 자신의 필살기를 쓰지도 못하고, 도전자의 거듭된 도발에도 이렇다 할 테이크 다운 시도나 인파이트 난투극을 펼치지도 못한 채, 최종 판정까지 끌려가고 말았다.


눈자위가 퉁퉁 부어오른 아데산야는 패배를 예감한 듯 침통한 표정이다. 판정 결과는 만장일치로 '션 스트릭랜드'의 승리를 선언했다. 새로운 UFC 미들급 챔피언의 탄생이다. 그야말로 전 세계 종합 격투기 팬들을 충격에 빠트린 업셋으로 기록될 만하다. 처지가 뒤바뀐 두 선수는 서로를 리스펙 하고 격려하기 바쁘다. 이전에 상대를 깎아내리고 트래시 토크를 남발하던 선수들은 온데간데없다. 스트릭랜드는 경기 후 챔피언에 등극한 소감을 묻자 팬들의 응원 덕에 무한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덕분에 극강의 챔피언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었다면서 운집한 관중들에게 공을 돌렸다. 아데산야의 호적수이자 챔피언 컨텐더인 '알렉스 페레이라'가 라이트 헤비급으로 월장한 지금, 미들급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로버트 휘태커, 플레시스, 파울로 코스타 등 상위 랭커들은 새로운 챔피언에게 도전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릴 것이다. 아데산야는 약점으로 노출된 근접 파이팅 능력과 그래플링 등 그라운드 기술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않고서는 타이틀 재도전이 쉽지 않을 듯하다. UFC 미들급에 어떤 새로운 강자가 출현할지, 우리는 그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UFC 미들급 챔피언 벨트를 두른 신성, 션 스트릭랜드. 다음 타이틀전은 누구와 매치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 [UFC] 이스라엘 아데산야 vs 션 스트릭랜드 하이라이트>>

https://youtu.be/6hY73iRQeWc?si=OcobJafBIwM2DE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