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종합 격투가이자 Korean Zombie, 정찬성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다.
UFC 페더급 1위 맥스 할러웨이와 맞붙은 그는 2라운드 초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이후 펀치력과 기술의 정교함에서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3라운드 시작부터 작심한 듯, 상대에게 돌진해 무차별 펀치를 퍼부었지만 할러웨이의 오른손 카운터에 TKO를 당하고 말았다. 번개처럼 내리치는 그 펀치를 맞고 옥타곤 바닥에 쓰러진 그는 더 이상은 힘들겠구나, 난 이들을 넘어설 수 없겠구나..라는 자신의 한계를 절감했을 것이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 중에 은퇴를 발표했다. 진작부터 이 순간을 준비한 것처럼, 그만할게요 라는 담담한 말로 기나긴 격투 인생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옥타곤 바닥에 글러브를 놓고 큰 절을 올리는 그의 양어깨가 들썩였다. 참았던 눈물이 터지고 그는 두 손을 흔들며 수많은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정찬성 선수의 입장 세리머니 곡, The Cranberries의 <Zombie>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그는 붉은 피로 물든 옥타곤을 내려왔다. 곁으로 다가온 아내는 상처 가득한, 벌겋게 부어오른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그는 활짝 웃으며 그녀를 껴안았지만, 이내 복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그만하자, 라고 되뇌었다. 장내의 수많은 관중들이 노래 후렴구에 맞추어 Zombie, Zombie를 떼창하는 장관이 펼쳐지는 가운데, 정찬성 선수는 이보다 행복하고 명예로운 퇴장은 UFC 역사상 없을 것처럼.. 당당한 걸음으로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는 링 위에서 어떤 강적을 만나더라도 굴하지 않고 상대에게 돌격하는, 결코 쓰러지거나 죽지 않는 불굴의 파이터이자 좀비였다. 우리의 뜨거운 가슴속에 그는 무관의 챔피언이자 레전드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그의 창창한 앞길에 영광이 가득하고 축복이 내리길 기원한다. 더불어 그의 뒤를 이어 한국 무예의 저력을 보여줄 유망한 후배 무술가, 타격가들이 등장하길 바란다. 그들이 Korean Zombie가 끝내 넘어서지 못한 한계를 극복하고 값진 승리를 거두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