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스페인의 떠오르는 별 '알카라스'가 영원한 레전드이자 GOAT '조코비치'를 꺾었다.
전체 경기가 아닌 하이라이트를 보는데도 두 선수가 얼마나 치열한 접전을 벌였는지 알 수 있었다.
주요 장면을 보는 내내 알카라스의 강력한 포핸드와 패싱샷보다는
절묘한 타이밍에 상대 네트 바로 앞, 허허벌판에 떨구는 몇몇 '드롭샷'들이 눈에 들어왔다.
기나긴 랠리를 예감하고 긴장한 채 숨을 참는 조코비치의 허를 찌르는..
스트로크를 날리는 폼에서 마지막 힘을 완전히 뺀,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공의 방향만 살짝 바꾸는 초필살기.
우직한 직선타보다 우아한 궤적을 그리는 곡선 하나가 난적을 무너뜨릴 수 있다.
강력하고 빠른 직구에 비해 부드럽고 느리지만, 예측 못한 지점에 떨어지는 변화구가 때로는 라이벌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그의 폭넓은 스텝을 꼬이게 하고, 멘탈을 흔들 수 있다는 걸 실전으로 증명했다.
알카라스의 드롭샷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네트를 넘는 순간, 시간은 천천히 흘렀고 일순 정지한 것처럼 보였다. 수많은 관중들은 숨을 죽이며 그의 승리를 예감한 미소를 지었다. 멀찍이 선 조코비치는 다리의 힘이 풀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평점심을 잃은 디펜딩 챔피언은 막판 자신의 라켓을 네트 기둥에 패대기치며 사실상 패배를 시인했다.
'우아하고 절묘하다'라는 말을 테니스 버전으로 플레이하고 번역한다면..
윔블던 결승에서 보여준 알카라스의 '드롭샷' 만큼 정확한 표현이 어디 있을까 싶다.
아쉽게 은퇴한 나달의 후계자 알카라스의 윔블던 첫 우승을 축하한다. 더불어 컨디션이 완벽지 않음에도 5세트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조코비치의 근성과 노련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 | 알카라스 vs 조코비치 하이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