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리그의 강호 '덴버 너기츠'는 동부의 숨은 다크호스 '마이애미 히트'를 4:1로 꺾고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팀 창단 첫 우승이다. 파이널 MVP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세르비아의 빅 허니 '니콜라 요키치'가 선정되었다. 뒤뚱이며 어슬렁대는 스텝과 빈 공간을 찌르는 날카로운 패스, 정확한 슛터치로 상대 팀의 내 외곽 수비를 무너뜨리는 그의 플레이는 득도한 '농구 도사' 그 자체였다. 그는 NBA 역사 상 최초로 단일 포스트 시즌 통산 득점, 리바운드 및 어시스트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 농구 센터 포지션에서 가장 시야가 넓고 골밑 장악력이 뛰어나며 득점력 또한 월등한 엘리트 선수라고 치켜세울 만하다.
로스터에 자리한 다른 선수들 면면 또한 뛰어나다. 2021년 골스와의 경기 중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한 '자말 머레이'는 예전 기량을 과시하며 중요한 클러치 구간에서 찬물샷을 여럿 적중시켰다.
올랜도 매직에서 이적한 '애런 고든'은 요키치를 보좌하는 윙 포워드 역할을 맡아 상대 골밑을 유린했다. 수비에서도 마이애미의 원투펀치인 '지미 버틀러'와 '뱀 아데바요'를 집중 마크하며 상대의 기세를 억누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스타일리시한 슬램 덩커로 이름을 날렸지만 이제는 무게감 있는 윙 플레이어로서 라이벌 팀의 영입 리스트 상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브루클린 네츠에서 데려온 '브루스 브라운'은 허슬 넘치는 저돌적인 플레이와 빠른 발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마지막 5차전 접전 구간에서 그의 발 빠른 풋백 득점이 없었다면 마이애미에게 덜미를 잡혀 최종 승부를 다음 경기로 미루었을지도 모른다. LA 레이커스 시절, 업다운이 심한 기복 있는 플레이로 팬들로부터 원성이 자자했던 'KCP'는 절치부심했는지.. 시즌 내내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그간의 논란을 잠재웠다.
다른 팀에서 이적한 이들 삼인방의 맹활약 덕분에 덴버 너기츠는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하고 파이널 우승에 쉽게 다가설 수 있었다.
제프 그린, 마포주, 크리스천 브라운 등 노장과 영건들이 잘 어울린 팀 로스터가 유지된다면 덴버 너기츠는 다음 시즌에도 리핏을 노릴 수 있는, 강력한 우승 컨텐더로 자리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요키치와 머레이가 서로 스크린벽을 세워 상대의 빈틈을 확보하는 투맨 게임 전술은 약점을 찾기 힘든, 무적 사기 플레이에 가깝다고 평하고 싶다. 그들의 기량과 팀워크가 건재하다면 덴버 너기츠의 새로운 NBA 왕조 건설은 단지 허황된 꿈이 아닐 것이다.
마이애미 히트는 동부 리그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를 차례로 꺾으며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아데토쿤보가 건재한 밀워키 벅스를 잠재우더니 테이텀과 브라운이라는 당대 최고의 웡 공격수를 보유한 보스턴 셀틱스를 연이어 무너뜨렸다. 만약 팀의 주포 '타일러 히로'와 허슬 플레이어 '빅터 올라디포'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지 않고 둘 중 한 명이라도 코트에서 끝까지 뛰었더라면.. 팀의 에이스 '지미 버틀러'가 저토록 외롭게, 힘겨워하며 분전하지는 않았으리라. 어쩌면 덴버 너기츠와 승부를 6차전 이후로 끌고 가며 전 세계 도박사들의 예측을 뒤엎는, 결정적인 업셋을 이루었을지도 모르겠다. 휑한 로스터를 든든히 지탱한 막스 스트러스, 게이브 빈센트, 칼렙 마틴, 던컨 로빈슨.. 그들의 생생하고 불타는 눈빛을 통해 결코 여기서 꺾일 수 없고, 끝까지 주저앉을 수 없다는 결의가 전해졌기에.. 마이애미 히트의 NBA 동부 리그 우승 그리고 파이널 준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이다.
어찌했든 올해 NBA 시즌도 이렇게 끝이 났다. 시즌 초부터 잔뜩 기대했던 골스의 리핏 도전은 커리의 눈물 나는 분투에도 불구하고 허망한 꿈결처럼,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막판 위긴스와 GP2 가 합류했지만 팀 수비는 와해되어 이전으로 되돌릴 방도가 없었다. 필살기로 꼽힌 모션 오펜스는 상대 팀의 견제에 잦은 실책과 오펜스 파울을 연발하며 삐걱거렸다. 이전 시즌 상대 팀의 수비를 농락하던 조던 풀의 현란한 드리블과 페이크는 심판의 휘슬과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양산하며 팬들의 야유에 묻혀 버렸으니..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두 번의 큰 부상을 당한 클레이 탐슨은 노쇠화가 뚜렷하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팀 디펜스에 공헌을 하지만 여전한 불같은 성격으로 팀워크를 저해하는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2010년대 이후 어차피 우승은 골스(어우골)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골스가 다음 시즌에는 어떤 변화를 통해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할지.. 그 과감한 행보에 주목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