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응원하는 열성 팬들의 마음도 심란하다. 올스타 전을 앞두고 '스테픈 커리'는 수비 도중 정강이뼈 인대에 부상을 입어 3월 중 복귀 예정이다. 팀의 1 옵션이 로스터에서 빠지는 바람에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동료 선수들이 분전 중이다. 3 쿼터까지 근소하게 앞서거나 대등한 경기력을 유지하다가도 4 쿼터 접전 구간에서 힘이 부쳐서는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클레이 탐슨'은 두 번의 큰 부상을 당한 탓에 스피드가 예전만 못하다. 골밑으로 파고드는 상대 공격수의 돌파를 따라잡지 못해 골을 허용하거나, 반칙을 저지르기 일쑤다. 수비가 무너지니 바로 이어지는 공격도 기세에 눌려 여의치 않다. 경기 초반에 3점 슛이 연거푸 꽂히지만, 4 쿼터에는 슛이 짧거나 아예 골대를 빗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클러치 구간에서 상대의 골밑을 헤집어야 할 '조던 풀' 또한 작년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 심판들이 캐링 더 볼, 트래블링 같은 드리블 반칙을 강하게 단속하면서 리듬이 무너졌다.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의 수비를 뚫기 어려워 드리블 도중 공을 흘리거나, 어이없는 실책을 저질러 상대에게 점수를 헌납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앤드류 위긴스'는 부상으로 인한 결장이 늘어나면서 정상 컨디션을 되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이들의 부진을 메우기 위해 '케본 루니'가 적극적으로 리바운드 경합에 나서면서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골밑 레이업 마무리가 일취월장, 한결 나아지면서 득점에 힘을 보태지만 여전히 3점 슛 성공률은 평균 이하다. 새로 영입한 디빈센조, 앤서니 램, 타이 제롬 , 자마이컬 그린 등의 선수가 공수 양면에서 주전들을 대신하고 있어 팀 승률이 5할 이하로 내려가는 것을 간신히 막아주고 있는 상황이다.
골스에 대체 어떤 변화가 벌어진 걸까? 올 시즌 경기력이 급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 시즌 로스터와 지금을 비교하면 차이점이 몇몇 보인다. 작년 골스에는 게리 페이튼 주니어(GP2), 오토 포터 주니어(오포주), 비엘리차, 데미언 리 등 노련하고 수비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다. 이들은 상대 팀의 에이스와 슈터들을 그림자처럼 따라붙으며 4 쿼터 막판까지 질식 수비를 펼쳤다. GP2와 데미언 리는 서부 리그의 쟁쟁한 올스타 가드들.. 이를테면 자 모란트, 데빈 부커, 루카 돈치치 등을 밀착 마크하며 하프타임 이후 이들의 진을 빼놓았다. 오포주와 비엘리차 또한 상대 팀의 센터와 윙 포워드 선수들을 전담 수비했다. 리바운드 사수뿐만 아니라 골밑으로 파고드는 선수의 공을 쳐내고, 패스 길을 원천 차단하는 노련함으로 페인트 존을 방어했다.
전년도 선수들은 공격에서도 4 쿼터 고비마다 컷인 플레이와 적중률 높은 3점 슛 등으로 골스 공격의 막힌 혈을 뚫어 주었다. 올해는 이들 선수들이 타 팀과 리그로 이적하면서 쿠밍가, 무디, 와이즈먼 등 신인들을 로스터로 대거 끌어올렸다. 문제는 이들의 플레이가 매 경기 기복이 심하고, 심지어 몇몇은 기대 이하라는 점이다. 쿠밍가는 상대 골밑을 흔드는 민첩한 돌파와 몸싸움을 꺼리지 않는 허슬로 위긴스와 그린의 백업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무디는 오프 시즌 무리한 벌크업으로 동작이 느려졌는지 예전만큼 기민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골스에 가장 필요한 센터 포지션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드래프트 2 픽, 와이즈먼은 팀에 끝내 적응하지 못하고 부상과 부진에 허덕이다 결국..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로 이적하는 신세가 되었으니, 골스의 커리-탐슨-그린-조던 풀 이후 신인 육성 계획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할 수 있겠다.
어디 선수들 뿐인가. 코치진 또한 변화가 있었다. 팀의 수비 전술을 책임졌던 '마이크 브라운' 코치가 올 시즌 새크라멘토 킹스(킹스)의 감독직을 제안받아 영전했다. 덕분에 킹스는 시즌 전적 32승 25패를 기록하며 서부 리그 3위로 2007년 이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킹스의 브라운 코치 영입은 자신들 또한 골스가 걸어온 길을 답습하여 치열한 서부 리그에서 생존하겠다는 일종의 선언과도 같았다. 올 시즌 킹스의 경기를 보면 골스의 모션 오펜스와 흡사한 플레이를 자주 펼친다. 사보니스가 D. 그린 역할을 맡아 스크린을 서고 케빈 허터, 디애런 폭스, 해리슨 반스 등 외곽 슈터와 빈 공간으로 침투하는 선수들 앞에 패스를 뿌린다. '16-17 시즌, 골스 전성기 시절에 보여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정교하면서 재빠른 오프 볼 움직임을 킹스의 젊은 선수들이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 쿼터 후반에도 시의적절한 도움 수비로 빗장을 걸어 상대 공격을 봉쇄하는 필승 공식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이는 킹스뿐만 아니라 타 팀들 또한 마찬가지다. 리그의 모든 팀들이 골스의 공격/수비 전술을 벤치 마킹하여 그들만의 플레이로 진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중반 이후 NBA 리그를 지배한 골스 특유의 공격 수비 시스템은 더 이상 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황금기를 구가하는 골스를 따라잡기 위해 경쟁 팀들은 그들의 플레이를 철저히 분석했고 강점과 약점을 파악했다. 내로라하는 수비수를 농락하며 4번의 NBA 파이널 우승 반지를 쟁취한 골스의 주축 선수, 커리와 탐슨은 매 시즌 거듭된 플레이오프의 혈투와 치명적인 부상으로 예전 만한 지구력과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라이벌 팀의 노골적인 도발과 포기를 모르는 도전은 골스의 선수들을 지치게 했고,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것도 힘겨운 중위권으로 추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요키치가 건재하고 자말 머레이가 복귀한 덴버 너게츠가 서부 리그 1위를 움켜쥐고 독주 중이다. 자 모란트, 딜런 브룩스 등 멤피스의 모든 선수들은 골스만 만나면 독기를 품고 전력을 다해 맞선다. 같은 리그의 피닉스 선즈와 댈러스 매버릭스는 각각 듀란트와 어빙이라는 강력한 필살기를 영입해 파란을 예고한다. 동부 리그는 어떤가? 보스턴, 밀워키, 필리, 클리블랜드.. 만만하거나 수월한 팀 하나 없이 모두 강력한 우승 후보다. 과연 골스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분위기를 쇄신하여 급 반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골스의 열성 팬으로서 올해는 마음을 비우고 그저 건강하게 시즌을 마무리하길 바라야 하는 건지.. 이러다 커리가 부상에서 복귀하고 포틀랜드에서 컴백한 GP2가 제 컨디션을 회복하여 거짓말처럼 어우골(어차피 우승은 골스!)의 폼을 되찾는 것은 아닌지.. 막연한 희망 회로를 돌려 보기도 한다.
골스를 애정하고 응원하는 모든 팬들은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을 것이다. 골스의 모든 선수들 또한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해 골대를 향해 슛을 던지고, 코트를 전력으로 달릴 것이다. 우리는 산전수전 다 겪은 그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Golden State Warriors vs Los Angeles Clippers Full Game Highlights | Feb 14,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