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LA 레이커스와의 경기에 앞서 전년도 우승 배너를 올리고 각 선수들에게 반지를 수여하는 증정식을 가졌다. 세리머니 도중 경기장의 조명이 꺼지고 코트를 내리보는 대형 전광판을 통해 우승 헌정 영상이 재생되었다. 스테픈 커리의 기록적인 3000번째 3점 슛 성공 장면, 클레이 탐슨의 성공적인 복귀, 그린과 조던 풀 그리고 위긴스 등 주요 선수들의 활약상이 펼쳐지자 수많은 관중들이 환호한다. 워리어스의 팬이라면 작년의 벅찬 기억이 떠올라 가슴이 방방 뛰고 웅장해질 만하다.
* Golden State Warriors_NBA Championship 2021-22 Ring Ceremony 영상>>
시즌 시작 전, 워리어스는 팀 연습 중 조던 풀을 주먹으로 가격한 그린의 폭력 사건 때문에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들은 강팀이었다. 오히려 느슨해진 멘털을 추슬러 바짝 조이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레이커스와의 첫 경기, 1 쿼터는 비등비등했지만 2 쿼터부터 전력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커리의 3점은 발동이 늦게 걸렸지만 골밑 컷인을 통해 활로를 찾았다. 그의 재빠른 침투 타이밍에 맞추어 송곳 패스를 꽂는 그린과 풀의 폭넓은 시야 또한 탁월했다. 이전에 보지 못한 전성기 조던과 올라주원의 무빙을 닮은 드림 셰이크. 즉 빠른 좌우 중심이동을 통해 등 뒤 수비수를 무너뜨린 후, 턴어라운드 점퍼를 성공시켜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탐슨은 무리하지 않고 미들 점퍼를 시도해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았다. 팀 내 고참들은 작년 우승을 통해 경험을 더해 노련미를 풍긴다. 특히 위긴스는 4 쿼터 레이커스가 점수차를 좁히는 가운데 연거푸 3점을 터뜨려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는데 공헌했다. 그가 작년 플레이오프에 보여줬던 막강한 대인 수비와 리바운드 능력, 안정적인 득점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올스타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루니는 상대 센터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골밑을 사수했고, 커리의 전담 수비수를 가로막는 스크린은 여전했다. 그린은 길게 말 안 하겠다. 부디 욱하는 성질 죽이고 쓸데없는 테크니컬 파울 줄이고, 제발 내부 팀킬은 하지 말아 달라. 그것만 바랄 뿐이다.
더불어 조던 풀과 와이즈먼, 쿠밍가, 무디 같은 신예들이 대폭 기량을 업그레이드해 상대를 쩔쩔매게 했다. 와이즈먼은 부상을 딛고 일어서 워리어스의 상대적으로 취약한 골밑을 보강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몇몇 슛 블록과 동료의 공간을 창출하는 적극적인 스크린, 적중도 높은 미들 점퍼는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다만 경기 초반 긴장한 탓인지, 자유투를 연이어 실패하는 장면이 보여 이 부분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리라 보인다. 이 정도 선수층과 경기력이면 그리즐스, 선즈, 클리퍼스 등 서부의 라이벌 팀 벤치 선수들과 겨루는 구간에서 밀리지 않고 대등하거나 앞서는 경기력을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특히 오토포터주니어와 게페주, 비엘리차 등 주요 선수들의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 영입한 디빈첸조와 자마이컬 그린 또한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와 결정적인 순간, 쏠쏠한 3점 슛을 작렬시켜 주전의 부담을 덜어 주었다.
4 쿼터 막판 커리의 4점 앤드원 플레이와 위긴스의 찬물 샷이 폭발하며 워리어스는 레이커스를 123:109, 14점 차로 격파했다. 승리를 자축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스티브 커 감독은 올 시즌 워리어스가 노장과 신예의 조화가 잘 어울린 '14~15 시즌의 전성기 로스터를 떠올리게 한다고 자평했다. 골밑에서 경합하는 센터와 포워드의 신장이 높아져 전 시즌처럼 어이없이 리바운드를 놓치는 플레이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팀 리빌딩을 통해 다양한 개인기를 가진 선수들로 구성되어 상대가 예측, 대응하기 힘든 전술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모션 오펜스 탓에 남발하는 턴오버를 줄이고 주축 선수들의 부상만 방지한다면 또 한 번의 우승, 리핏도 허황된 꿈이 아니다. 오늘 첫 승리로 행복 지수가 급상승하여 흥분하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잘 나가는 이 팀이 없다면 무슨 낙으로 살아야 하나 실없는 고민에 빠지곤 한다. 아무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최전성기가 다시 시작되려 한다. 모두들 무탈하게 건강하게 시즌 막판까지 달려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