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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고현 히메지 시, 이토엔 오~이 녹차 진녹색 버전

멘메(めんめ), 사누키 우동, 키츠네 우동, 가마아게 우동, 히메지성

by 라미루이

2010.02.16











아침 일찍부터 오사카 서쪽에 위치한 히메지 시로 향한다. 꺼끌한 입맛을 정리해 주는, 전날 몸에 남은 기름기를 쫘악 빼주는 이토엔 '오~이 녹차'를 한 병 챙긴다. 연녹색 용기보다는 진녹색 페트병이 차 맛이 더 진하고, 입안을 더 개운하게 정리해 줘서 간사이 여행 중에 상비하며 애용했다.


고베 '포트 섬'에 위치한 'Shimin Hiroba" 역에서 잠시 정차했다가 서쪽 히메지 시로 넘어갔다. 남쪽 해안 도로를 끼고 달린다면 오사카 만에서 이어진 바다와 섬 풍경이 꽤나 볼만할 것이다. 비죽한 해안선은 히메지 시를 지나 오카야마, 쿠라시키, 후쿠야마를 거쳐 히로시마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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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지 시 역시 수많은 맛집들이 여행객들을 반긴다. 우리는 아몬드 토스트로 유명한 '카페 드 므슈'를 갈까 했지만, 다음 행선지인 히메지 성에서 가까운 '멘메(めんめ)'를 찾기로 결정했다.


미백색의 빳빳한 재질의 포렴은 수타로 만든 사누키 우동임을 강조하는, 반죽을 밀대로 미는 두 손이 그려져 있다. 그 위로 흘려 쓴 붓글씨체로 상호가 보인다. 아이가 휘휘 쓴 것처럼 장난기가 묻어난다. 실제로 저렇게 널찍한 숙성 밀반죽을 죽죽 펴서 밀대로 민 다음, 착착 썰어서 우동면을 뽑는다고 한다. '사누키 우동'은 일본 가가와현(사누키 지역)의 전통 우동으로 쫄깃만 면발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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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정갈했고, 어울리지 않는 장식적인 인테리어 소품은 보이지 않았다. 오픈된 주방은 일체의 우왕좌왕, 혼란 없이 질서 있게,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셰프들은 모두 진지한 표정에 가끔 미소를 띠었고, 주문한 메뉴가 조금 늦어질 때면 손님과 눈을 맞추며 정중히 사과를 하곤 했다. 실내에 퍼지는 싹둑싹둑 채 써는 소리, 그릇 씻는 소리, 손님이 주문한 메뉴를 복창하는 외침이 어울려 리드미컬하게 들렸다. 아기자기한 만화체로 그려진, 병풍처럼 차곡차곡 접힌 메뉴판이 보는 맛이 있다.



주문한 '튀김(덴푸라) 우동'은 고구마튀김과 새우튀김이 토핑으로 올려졌다. 우동이 놓였으면 먼저 국물을 맛보는 것이 순리 아니겠는가. 다시마와 가다랑어를 우려낸 국물은 잡내 없이 깊고도 맑은 맛을 품었다. 면발은 수타로 뽑았음에도 두께가 균일하며 윤기가 흐른다. 물론 사누키 우동 대표 맛집답게 적당히 쫄깃하고 부드럽게 목청을 치고 후룩, 넘어가는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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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쓰오부시를 듬뿍 올린 기본 '멤메 우동'은 달걀노른자를 깨뜨려 고루 섞어 먹으면 감칠맛과 고소한 맛이 어울려 최고의 우동 맛을 선사한다. 한국의 참기름을 몇 방울 뿌린다면 왠지 그 맛이 극대화될 것만 같다. 커다란 유부를 올린 '키쓰네 우동'은 스테디셀러 메뉴이고, 농후한 가다랑어 국물에 찍어 먹는 '가마아게 우동'은 오리지널 사누키 우동 면의 본래 맛을 보고 싶은 이들이 주로 선택한다. 가격이 그다지 세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곁들인 반찬 중에 버섯과 무, 당근을 간장 & 식초에 조린 찬이 꽤 마음에 들었다. 세트에 포함된 흰밥에 한 숟갈 덜어 쓱싹 비벼 먹으면, 우동 면에 익숙해진 입안에 짭조름한 색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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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불룩한 배를 두드리며 밖으로 나설 수 있었다. 기억하자! 효고 현 히메지 시에서 정통 사누키 우동 맛을 보고 싶다면 '멘메(めんめ)'의 포렴을 제치면 된다.




https://maps.app.goo.gl/F7HWbq1tU1KwYTVx5





저 멀리 우아한 곡선과 날렵한 직선이 혼재된 히메지 성의 '천수각'이 손짓하고 있다.

우리는 소화도 시킬 겸, 보폭을 넓히며 순백의 고성을 향해 바삐 걷기 시작했다.





https://maps.app.goo.gl/fcABEzk5NhePVrQz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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