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5_미완
오염이 심해
순수체들이 완주하긴 힘든 세상이지만
살다 보면 살아지고
인생 별거 없어요.
마음 기댈 곳 있음 손 내밀고
내미는 손 있음 주저 없이 잡고
다정한 말들. 의심 없이 있는 그대로 흡수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내면
남들이 모르는 내 긴 밤들도 어느새 줄어있고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조금씩 조금씩 늘려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인생에 어느 순간 가까워져있고
내 두발로 온전히 서있을 수 있고
완주도 할 수 있어요
쓰레기 더미에서 완주. 의미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반짝이는 순간들은
거짓말처럼 불쑥불쑥 찾아오니까
지금은 안 보여도
생각보다 예쁘고 재밌는 거 많으니까
하루하루 서바이버가 돼보자고
허공에 떠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