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식회(詩食會)를 시작합니다.

모자이크 하나의 세상 신해욱

by 적적

조그만 이모들이 우글거리는 나라


신해욱



하나 남은 벽에 등을 대고 앉아

우리는 무척 즐겁다

우리는 갖가지 미신을 바닥에 늘어놓고

오락거리와 간식거리를 나누며

씨가 없는 이야기를 후두둑 뱉으며

이 벽은 무엇의

하나 남은 벽일까

우리는 나란히 나란히 벌거벗고

벌거벗음의 내기를 한다

우리는 조그만 이모들

눈을 감고 서로의 갈비를 만지며

갈비가 하나

갈비가 둘

사마귀에 덮인 손으로

갈비뼈는 둥글고

갈비뼈는 금이 가고

괜찮아 괜찮아 우리에게는

담력이 있다

넉살이 있다

야단을 맞아도 좋지 우리는 햇볕에

갈비를 말리며

갈비의 짝을 맞추며

이 벽은 무엇의

하나 남은 벽일까

이마에 주름을 잡고

모자이크를 한다 하나 남은

무엇의 벽에

하느님이 있고 하트가 있고

갈비가 가득하고

우리는 자라서

무엇이 될까

조그만 이모들이 우글거리는


[출처] 신해욱 『공정한 시인의 사회』(2019, 10월호)


시식평

가지를 먹었던 건 아주 우연한 일이었다. 이모는 한 번도 무언갈 권유한 적이 없었다. 여전한 초등학생 입맛의 내게 이모가 해주신 가지찜은 다신 먹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수녀님이 셨던 이모는 19에 수녀가 되셨고 60이 넘어 수녀의 삶을 멈추신다. 여중생이었던 여동생 방을 같이 쓰게 되면서 이모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몸에 밴 기상 시간과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쓸고 닦던. 이모는 마치 세상의 모든 난민처럼 수용되어 있었다. 나는 이모가 안쓰러웠다. 내겐 그랬었다.


모든 밥집, 모든 술집의...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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