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소를 탄다
새 학기마다 돌봄 교실에 처음 오는 아이들의 눈빛은 낯설다.
교실도, 친구도, 나도.
조심스레 나를 바라보는 맑은 눈동자엔 긴장과 기대, 아주 조금의 두려움이 섞여 있다.
그 아이들을 바라보다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어떤 돌봄 선생님이어야 할까?"
무서운 선생님이면 아이들이 말을 잘 들을까?
규칙을 지키고 질서를 유지하려면 단호함이 필요하겠지?
아니면,
실수해도 괜찮다 말해주고,
관대하게 웃어주는 다정한 선생님이면 될까?
하루하루 아이들과 여러 상황에 부딪히며,
두 가지 사이를 시소처럼 쉼 없이 오가게 된다.
어느 날은 장난이 지나쳐 교실이 엉망이 되기도 하고, 어느 날은 친구에게 삐쳐 말없이 안겨오기도 한다. 그때마다 난 흔들린다.
그러다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무섭지 않지만, 믿을 수 있는 어른이 되자."
"다정하지만, 흐트러지지 않는 어른이 되자."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본다.
엄한 척하다가도 슬며시 미소 짓는 내 얼굴,
혼날 땐 혼나더라도 결국 안아주는 내 마음.
그걸 다 안다.
어쩌면 아이들이 바라는 건
무섭거나 다정한 한 가지 모습이 아니라 그 사이 어딘가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고 믿어주는 자기편인 어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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