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악수와 포옹을 하다.

by 빛나다온

어제 나누었던 과자 파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야속하게도 방학 운영의 마지막 날인 2월 20일 금요일이 찾아왔다. 이제는 정말 정들었던 2학년 아이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어야 할 시간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2년이라는 시간을 아이들과 발맞춰 걸어왔다. 작고 귀엽던 아이들이 한 뼘씩 자라는 과정을 지켜본 시간들이기에 오늘 이별의 무게는 평소보다 묵직하게 가슴을 눌러온다.

3월, 새 학기가 되면 복도에서 마주치겠지만 돌봄 교실이라는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서로의 온기를 나누던 일상은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매년 겪는 이별임에도 이 허전함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유독 오늘따라 마음 한구석이 아릿한 건 아마도 우리가 나눈 시간이 그만큼 깊었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 날까지 아이들은 평소처럼 에너지가 넘쳤다. 함께 보드게임을 하고 내가 사 온 컵라면과 같이 맛있는 점심 식사 후 소강당에서 즐겁게 피구 게임을 즐겼다. 즐거우면 즐거울수록 헤어짐의 시간은 잔인할 만큼 성큼 다가왔다.

"자, 이제 인사하자."


담담한 척 내뱉은 말 뒤로 남학생들과는 씩씩한 악수를 여학생들과는 따뜻한 포옹을 나누었다. 아이들의 작은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와 어깨에 닿는 보드라운 머리카락에 참아왔던 눈물이 핑 돌았다.

그때, "전 꼭 서울대에 갈 거예요."라며 야무진 꿈을 말하던 예진이가 다가왔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직접 만든 선물을 내미는데 예진이의 젖은 눈망울을 마주하는 순간 가슴이 철컹 내려앉았다.

"선생님, 행복하세요."
"행복하세요."


평소라면 반갑던 인사가 오늘은 왜 이리도 아프게 살을 파고드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건물 현관을 지키며 흔드는 손을 멈추지 못했다.


"선생님, 3학년 되어도 꼭 놀러 올게요."

"그래~~~ 꼭 보자. 꼭"


아이들의 북적이는 목소리와 뒷모습이 사라지며 우리의 뜨거웠던 시간도 매듭을 지었다. 마침 도착한 학부모님의 따뜻한 문자를 보며 새삼 함께한 시간의 속도를 실감한다. 마음 한구석이 시리면서도 온기가 느껴지는 오후다.

얘들아~ 건강히 잘 지내야 해!

2학년 학생 학부모님께서 보낸 문자 일부. 감사합니다. ♡

그동안 돌봄 교실 아이들 이야기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통해 저 또한 매일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는 여기서 잠시 쉼표를 찍지만 조만간 새로운 시선과 따뜻한 기록을 담은 새로운 브런치북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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