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길산, 흔들리다.
아예 없다고 생각하려고 했건만 아니었나 보다.
이런 젠장할 욕망이라니...
차라리 욕심이라도 부려볼걸 후회까지 밀려오는 건 또 무슨 망할 심보란 말인가.
애초에 꿈꾸지 않았던 일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 길에서 나는 여럿이 걷다가도 다시 혼자였다가 계속 다른 곳에 있었던 게 틀림없다.
마음이 내내 이상했던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산에서조차 그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내 미련스러움을 마주하고서야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비우지 못하면 썩어 고일 흉측한 욕망들'
정신 차리지 못한 한 달여를 어찌 흘려보내고 나니 흔들림에 아슬했던 지난 시간들이 스쳐갔다.
위기의 나를 붙잡을 수 있었던 건 결국 길 위에 가치 있는 삶을 기억하고서부터다.
다행이다.
무너지지 않았으니...
흔들려서 휘청거렸다면 다시는 찾지 못했을 산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