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XX월 XX일의 기록

데이트 폭력의 경계에서

by 나른







그러니까 나는, 너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데이트 폭력이지? 어느 정도로 폭력적이어야 데이트 폭력으로 인정되는 걸까? 맞아야? 물리적 상해를 입어야? 아니, 전치 몇 주는 나와야 하나? 얼마나 주기적이어야 하지?]


아-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생각이었는데.

묘한 괴리감이 든다.


[전화를 받을 때까지 욕 문자를 보내고, 화가 나면 통제하지 못해 소리부터 지르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가구를 발로 차고.]


그래, 이런 거 따위는 데이트 폭력으로도 안 쳐주겠지.
내 고통은 데이트 폭력의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 하겠지.


너보다 더 끔찍한 사람,

나보다 더 괴로운 사람들이 있으니까.

네가 아직 날 때리진 않았으니까.
혹은, 내가 멀쩡히 살아있으니까.


그랬지 네가,
[왜, 나도 네가 말하는 데이트 폭력 하는 그런 사람들 중 하나야?]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듯이, 화가 나서 한창 욕을 퍼부은 뒤 고르지 못한 숨을 식식 내쉬면서.


걱정 마. 끔찍하게도 다들 너처럼 생각하니까.
나는 내내 괴로웠지만 이 고통을 명명할 이름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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