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행복

by 나르하나
영원한 행복이란 가능한 것인가?

인간이 행복을 원할 때는 순간적인 기쁨을 기대하지 않는다. 일상생활 속에서 순간적인 기쁨이나 충만감들은 계속해서 스쳐 지나가지만 우리는 그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인간은 그런 것보다는 비교적 강렬한 행복감의 지속을 원한다. 그런 욕망이 잘 반영된 세계가 바로 천국과 극락이다. 그곳은 항상 기쁨과 편안함, 안정감이 충만한 인간적 욕망에 충실한 이상 세계다. 하지만 이 세계 어딜 보아도 영원성 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별이나 은하계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 소멸, 생성된다. 우주적 주기 안에서도 모든 것이 수시로 변하는데, 하물며 그 주기가 찰나에 불과한 인간적 감정에 얼마나 지속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인간의 감정은 많게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 번 이상 변화한다. 이것을 철저히 관리하여 원하는 특정 상태 그대로 머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변화는 어떻게든 찾아온다. 오히려 변화에 저항하려 할수록 현실과 이상의 차이는 더욱 커지고 심적 고통은 증가한다.


어떠한 감정도 잡아 둘 수 없다. 살아 있는 한, 마음이 작동하는 한, 변화는 계속된다.

기쁨과 편안함의 지속 속에서 또 다른 변화를 기다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진화하려는 자연적 의지는 충만한 기쁨 속에서도 그것을 깨트리고 자극을 줄 새로운 변화를 기다린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몰아치는 혼란과 무지의 파도 속에서 헤엄치는 것과도 같다. 어제는 명료했다 해도 내일은 또 다른 혼란이 밀려올 것이다. 오늘 무언가 알았다 해도 모르는 것들은 아직 수도 없이 남아 있다.

깨우침의 기쁨이 곧 사라지는 것은 또 다른 깨우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앎 역시 자연처럼 멈추지 않고 새로운 앎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어느 누군가가 정점에 도달하여 어떠한 의문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라면, 그것은 지혜의 정점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배움의 시발점에 가깝다.


인간은 애초에 이 세상에 나올 때 기쁨이나 행복만을 경험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기쁨과 고통, 행복과 슬픔 그 모두를 경험하기 위해 이곳에 있다. 고통이 있으면 기쁨도 있고, 즐거운 순간이 있으면 괴로운 때도 찾아오는 것이 인생이다. 영원한 행복이라는 것은 이 세계에 존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은 지속되는 것에서 지루함을 느낄 뿐이다. 일관된 감정의 지속은 이미 행복이 아니다. 오히려 거기서 벗어나려 발버둥 칠 것이다. 행복에 대한 욕망은 삶과 진화를 이끌지만, 정작 인간은 행복이라 부르는 것에 안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