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토마토매실청 만들기
목표 없는 하루가 반복된다.
그나마 의무적으로 챙겨야 할 일이 있기에 눈을 뜨고 아침을 맞는다.
아이 학교를 보내고,
cbs 김현정의 뉴스쇼를 듣고,
9시부터는 mbc 정지영의 음악 프로그램을 틀어둔 채 어느날엔 청소를, 어느날엔 빨래를, 또 어느날엔 홈트를 한다. 내키는대로다.
오늘은 며칠 전 와인바에서 맛본 방울토마토매실청절임이 떠올랐다.
동네 과일가게에서 방울토마토 한 팩을 산다. 무려 오 천 원.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
방울토마토가 담긴 검정비닐을 들고 졸래졸래 집으로 돌아가,
토마토를 씻고
그 사이 토마토를 데칠 물을 끓이고
병을 소독할 물도 따로 끓인다.
씻은 토마토의 꼭지를 떼고 십자모양 칼집을 낸다.
오랜만에 칼질을 하니 손가락을 스치고 말았다.
금세 끓어오른 물에 토마토 한 알 한 알 투척. 바로 껍질이 너덜너덜 벗겨진다.
너덜해진 순서대로 재빠르게 건져올려 한김 식히고
그 사이 펄펄 끓는 물에 병을 소독해낸다.
힘빠진 토마토 피부를 벗겨내 말끔한 유리병에 차곡차곡 쌓는다.
한 팩이 생각보다 많았는지, 아님 병이 작아서인지 토마토 알 몇 개가 남았다.
몇 년째 냉장고에 자리잡고 있는 엄마표 매실청을 꺼내 윤기를 잃은 토마토 위에 뿌려준다.
벌써 끝.
곱게 뚜껑을 닫아드렸다.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을 것이다.
기대 이상이면 다음엔 두 팩이다.
이게 다 돈보다 시간이 많아서 하는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