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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을산다 Jan 06. 2022

음악을 전공하겠니?

아들에게 선택지가 생겼다 

2021.6.


막연하게, 

아들이 트럼펫을 웬만큼 한다면 전공을 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국어, 영어, 수학만이 아니라, 아이에게 다른 세계를 열어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음악적 성장은 쓴 돈에 비례한다고 누가 그랬다. 극소수의 천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음악가들에게 해당하는 말일터다. 

지난 3년 가까이 약간의 신경을 더 얹은 게 아이의 음악적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는지 모르겠다. 전국 단위 콩쿨에 나가 입상을 했고, 콩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인 아이의 태도에서 선생님은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어제 선생님과 진지하게 전공자로의 길에 대해 상담을 했고, 구체적인 준비사항들을 점검하고 비용을 계산했다. 

잠시나마 누렸던 나의 정신적 풍요는 이제 다시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해야 한다. 돈 때문에 뒷바라지 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면, 나는 크게 슬퍼질 것이다. 나의 자아실현에 몰두했던 지나온 시간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의 슬픔과 좌절, 후회를 밀어낼 수 있는 건 아이의 성장일테지만, 이건 궁극적으로 아이 혼자의 몫이다.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하려다, 돈 생각 않고 책을 지를 수 있는 자유도 조만간 제약을 받게구나...란 생각에 부딪혔다.


모리스 앙드레. 아들아, 네가 이 할아버지 같은 트럼펫터가 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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