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크로아티아 (Croatia)
개발 도상국 이야기
개발도상국 이야기
#3. 크로아티아 (Croatia)
크로아티아의 국기는 범 슬라브(Slav)색인 빨강, 하양, 파랑색 줄무늬를 바탕으로 중앙에는 크로아티아의 5개 지역을 대표하는 작은 방패들과 큰 방패로 이루어진 국장이 새겨져 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동쪽으로는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서쪽으로는 아드리아 해, 그리고 북쪽으로는 슬로베니아 및 헝가리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수도는 자그레브 (Zagreb)입니다.(지도 출처: UN)
2013-2014년에 tvN에서 방영되었던 ‘꽃보다 누나’라는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한국인들에게 친숙해진 크로아티아는 2016년 기준 GDP US$504.3억 달러(출처: 세계은행)로 세계 76위의 경제 규모를 지닌 신흥 개발도상국입니다. 크로아티아의 주요 산업으로는 관광업을 포함한 서비스업과 유통 산업의 비중이 높고 그 외에 제조업 (기계, 조선, 식품, 제약, IT관련 등), 광업, 무역업, 금융 및 부동산 등이 있습니다. 2013년 7월 28번째 국가로 유럽연합 (EU)에 가입하였으나 유로가 아닌 자국 화폐인 쿠나(Kuna)를 사용합니다. 크로아티아의 인구는 약 430만명으로 90% 이상의 크로아티아인과 세르비아인 (4.5%), 보스니아인 (0.5%)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고슬라비아 전쟁 전에는 약 12% 정도의 세르비아인들이 살고 있었으나 전쟁 이후 그 수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아래를 참조하세요) 국민의 90% 이상이 천주교를 믿으며 그 외의 종교로는 세르비아 정교 및 이슬람교 등이 있습니다.
사진설명: 크로아티아의 민속 전통 복장을 한 크로아티아인 남녀들. (출처: pinterest)
아직까지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크로아티아의 국가 기원에 대해 논의가 지속되고있지만, 분명한 역사적 사실은 기원전 2세기 이래로 당시 로마 세력이 토착민들을 위협하며 현재의 크로아티아 지역에서 융성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로마의 영향으로 인해 크로아티아에는 유명한 로마 유적이 곳곳에 상존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유적지로는 디오클레티안 황제가 서기 4세기경에 건설한 디오클레티안 궁전(Diocletian's Palace), 아우구스투스황제의 사원 (Temple of Augustus) 및 개선문, 현존하는 로마 원형경기장 중 유일하게 사방의 타워가 보존되어 있는2만 3천석 규모의 풀라 원형경기장 (Pula Arena) 등이 있습니다.
스플리트에 위치한 디오클레티안 궁전(Diocletian's Palace)의 야경입니다. 저녁이 되면 궁전 광장에 가수들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관광객들은 계단에 둘러 앉아 로맨틱한 밤을 즐길 수 있습니다.
로마의 콜로세움보다 보존상태가 훌륭한 풀라 원형 경기장입니다. (출처: 크로아티아 관광청)
로마 세력이 점차 약해진 7세기 중반부터 크로아티아 종족은 당시 로마제국의 지역이였던 달마시아 (달마시안 개의 원산지입니다)와 그 북동쪽의 판노니아라고 불렸던 지역을 점령하였고 이 두 지역은 단일 왕국으로 통합되며 11세기까지 번영을 누렸습니다. 11세기 이후 헝가리 왕이 크로아티아의 왕권을 양위 받았지만 크로아티아 귀족들에 의한 자치는 여전히 용인되었다고 합니다.
사진 설명: 크로아티아 달마시아 원산지의 달마시안개를 다룬 디즈니 만화 영화 포스터 (출처: Disney)
15세기경 터키의 오스만 제국이 발칸반도를 침공하면서 국력이 약화된 크로아티아는 터키와 당시 무역으로 번성하던 베니스 공화국에 영토의 일부를 내어주게 되고 이에 저항하여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그 (Habsburg) 왕조에 도움을 청하면서 이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종속됩니다.
1566년 10만 대군의 오스만 제국의 침략으로부터 치게트바르(Szigetvar)성을 지키기 위해 맹렬히 싸우는 크로아티아의 국민적 영웅 니콜라 수비츠 즈린스키(Nikola Šubić Zrinski)와 2천 3백명의 크로아티아인들. 한 달 이상 지속된 전투는 결국 오스만 제국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오스만 제국의 전투력에 큰 타격을 입히고 크로아티아인들의 저항의식에 불을 지핀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제1 차 세계 대전(1914-1918) 이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패전국이 되자 크로아티아는 1918년부터 1941년까지 세르비아, 보스니아, 슬로베니아,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와 연합하여 유고슬라비아 왕국을 건립합니다. 그러나 민족간 종교간의 계속되는 갈등과 내전으로 인해 불안한 정세가 지속됩니다. 결국 유고슬라비아 왕국은 제 2차 세계 대전 (1939 –1945) 중 1941년 독일과 이탈리아의 침공을 받게 되고 특히 크로아티아 지역은 나치 독일이 조정하는 파시스트 정권인 우스타샤 (Ustaše)가 득세하게 됩니다. 우스타샤 정권은 민족주의의 명목으로 최대 70만명으로 추정되는 세르비아인, 유대인들, 집시 등을 학살하는 등 극단적인 타민족 말살정책을 추구하였고 이에 동조하지 않던 다수의 크로아티아인들은 공산주의로 전향하며 우스타샤 정권에 대항하게 됩니다. 이후 크로아티아는 사회주의 지도자 요시프 브로즈 티토 (Josip Broz Tito)에 의해 1943년부터 50년간 공산권 국가인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에 편입됩니다.
1946년 9월16일 Time 지의 커버모델로 등장한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지도자 요시프 브로즈 티토(1892-1980). 크로아티아 출생으로 크로아티아인 아버지와 슬로베니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1980년 티토의 사망 후 세르비아의 민족주의자 슬로보단 밀로세빅 (Slobodan Milošević)의 세르비아 위주의 정책으로 유고슬라비아 연방은 분열을 맞게 됩니다. 이후 동유럽의 공산국가들이 몰락하자 1990년 프란죠 투즈만(Franjo Tuđman)이 이끄는 크로아티아 민주연합이 선거에서 승리하며 결국 1991년 6월 크로아티아는 연방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합니다. 그러나 세르비아 민족이 다수 거주하는 크라지나(Krajina)는 크로아티아로부터 분리를 선포하고 크라지나의 분리를 지지하는 세르비아군과 연방 붕괴를 거부하는 유고슬라비아 인민군은 크로아티아를 침공하기 시작합니다. 이 분쟁은 크로아티아군과 세르비아계 연방군 간의 무력충돌과 인종 살육이 이어지는 유고슬라비아 전쟁으로 확대됩니다. 1991년 발발된 이 전쟁에서 크로아티아는 세르비아로부터 승리를 거두게 되고,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인해 1995년 12월에 맺어진 데이튼 협정(Dayton agreement)을 통해 크로아티아는 독립국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유고슬라비아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1991년도 크로아티아이 부코바 (Vukova) 지역. 크로아티아 전역이 심하게 훼손되었습니다. (출처: http://inavukic.com)
내전이 20여년이 지난 현재 전쟁의 상흔이 남은 많은 지역들이 상당 부분 복구되었고 특히 아드리아해의 진주 (Pearl of the Adriatic)로 일컬어지는 두브로브니크 (Dubrovnik)는 전쟁의 피해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만큼 성공적으로 보수되어 매년 많은 여행객들이 이 지역을 찾고 있습니다. (최근 급속히 증가한 한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두브로브니크의 대부분 상인들이 짧은 한국어 몇 마디씩 하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대한민국의 약 1/2 크기의 중소규모의 국가지만, 지역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 여행관련 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특히 2015년 한해는 전년도 보다 8.3% 증가한 1천 4백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크로아티아를 방문하였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크로아티아의 관광 명소로는 성 마가교회와 자그레브 대성당으로 유명한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Zagreb), 100여개의 폭포와 호수가 절경을 이루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Plitvička Jzera), 원형 경기장과 다양한 로마 유적지를 볼 수 있는 풀라 (Pula),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으로 유명한 스플리트 (Split), 세계 유일의 파도가 연주하는바다 오르간이 있는 자다르 (Jadar) 등이 있습니다.
자그레브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성 마가교회(St.Mark's Church)의 모습입니다. 크로아티아와 자그레브를 상징하는 문양의 아름다운 모자이크 지붕이 인상적입니다.
자그레브를 대표하는 또 다른 건축물 자그레브 대성당(The Zagreb Cathedral on Kaptol)입니다. 108m 높이의 고딕 양식 첨탑은 현재 보수 중에 있지만 13세기 프레스코화와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감상 할 수 있습니다.
'요정의 숲'으로 불리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에메랄드 빛 호수와 100여개의 폭포, 푸른 초록 숲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드리아해의 진주'로 불려지는 아름다운 두브로브니크의 전체적 모습입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출처: 크로아티아 관광청)
중세시대부터 사용된 두브로브니크의 오렌지 색 지붕 타일들은 전쟁 이후 대부분 보수되었다고 합니다.
성벽에서 바라본 두브로브니크의 플라차 대로의 모습. 매끈하고 반짝이는 구시가지의 대리석 바닥이 인상적입니다. 연중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으로 한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스플리트의 서쪽에 위치한 마르얀 언덕에서 바라본 스플리트 항구와 해안입니다.
유럽부흥개발은행의 리포트에 따르면 관광 산업 이외에도 세금 조정 등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고자 하는 신 정부의 노력으로 크로아티아의 경제는 2016년부터 회복세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수출과 민간 소비가 호전되면서 6년 간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2.8%의 경제 성장률을 보였으며 향후 민간 투자 증가 및 EU 펀드를 활용한 개발프로젝트 추진으로 성장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석유 순수입국으로서 현 저유가 상태가 지속될 경우 무역 수지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2016년 2.9%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2009년 금융 위기 이전의 경제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는 크로아티아 (출처: 세계은행, 구글)
크로아티아는 구 유고연방 내에서 세르비아 (730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고 구 연방 내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역내선진 경제권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구 유고연방국가들과 EU국가들의 자본시장 간의 교두보 역할이 기대되는 가운데, 2014년부터 유럽개발부흥은행의 지원 하에 자그레브, 불가리아, 마케도니아 증권거래소를 통합하여 설립한 지역증권거래소인 SEE Link가 올해부터 성공적으로 운영될 경우 발칸반도의 역내 개발 및 유럽경제권과 통합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크로아티아의 지속적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의 관광산업을 강화시키는 것과 동시에 현재 회복되고 있는 외국인 투자규모를 늘려 에너지, 교통인프라 및 환경 관련 산업을 더욱 발전시켜 비즈니스 환경 개선과 고용률 증가로 연결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2014-2020 크로아티아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낙후 지역 및 산업개발에 힘써 경기부양에 성공한다면 좀더 밝은 경제 전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 약력: 런던 소재 국제금융기구인 유럽개발부흥은행 (EBRD) 근무. 유럽,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 등EBRD의 26개 개발도상국 관련 업무 담당. 해외 투자 은행, 사모 펀드, 임팩트 펀드, 프랑스 OECD 근무.
* 크로아티아 관광청의 크로아티아 여행 홍보 영상입니다. 아름다운 크로아티아의 모습을 감상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nFGdO5NtF2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