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인생을 즐겨라
오래전 한 예능프로에서 이효리가 그날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 적이 있다. 촬영 중에 진행자가 초등학생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덕담을 건넸고, 효리는 “ 무슨 훌륭한 사람이 돼, 그냥 아무나 돼!” 아, 현타가 왔다.
나의 MBTI는 ESTJ-A 엄격한 관리자형 계획형 인간이다. 그래서 둘째 금쪽이가 INFP라는 걸 알게 되고 나서야 비로소 금쪽이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 INFP 금쪽이는 초등학교 때 알림장을 적어와도 준비물을 못 챙겨가는 날이 많았고, 심지어 빈 가방만 메고 학교에 간 적도 있다.
대학 졸업반인 지금도 과제 제출 마감 시간 12시에서 1~2분을 넘겨 과제 점수를 못 받은 적도 있다.
전공은 행정학이지만 현재는 침착맨처럼 만화 유튜버가 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 중이시다.
나를 포함한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은 대부분 중병에 걸려있다.
- 성공해서 부자가 되어야 하고
- 2등은 의미 없으니 1등이 되어야 하고
-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아야 하고
- 날씬하고 탄력적인 몸이나 근육을 가져야 하고
- 어떡해서든 (남보다) 행복해야 하고
- 지나치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대체 왜 그래야 하는 건데???
나는 살짝(?) 열심히, 성실하게, 완벽하게 끊임없이 계획을 세우고 수행하는 병이 있다. 심지어 1년여의 자율연수 휴직이 시작되는 3월 1일에도 습관처럼 3월의 계획과 1년간 휴직기간동안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까지 계획을 세우고 있더라는...
제발 올 한 해만이라도 슬렁슬렁 대충대충 그냥 아무 계획 없이 되는 대로 좀 살면 안 되겠니?
금쪽아 너희 아빠는 네가 행정직 공무원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너는 돈 많이 버는 유명한 만화 유튜버가 되고 싶어 하지만,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네 인생을 즐겨라. 하고 싶은 거 하면서 그냥 아무나 돼!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쳐맞기 전까지는
-마이크 타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