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입성기

by NaRio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점차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던 행위들이 온라인으로 스며들어가고 있다. 물리적이거나 자본적인 제한이 오프라인 공간과 달리, 온라인은 시간만 허락하면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여 물리적 제한이 없고 오프라인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접근이 용이하다. 그러면서 자본에서는 블록체인, 복제 불가능한 디지털 자산인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그리고 메타버스(Metaverse; 세상을 뜻하는 Universe와 Meta가 결합된 말) 등이 주목받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집에도 게임만 간간이 하던 딸내미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메타버스 중 하나인 제페토에 들어 거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정보로만 듣던 메타버스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그 속에는 게임도 있지만, 개인 혹은 단체(기업)가 만든 맵을 마치 공간 이동하듯 드나들면서 친구들과 함께 사진 찍고 수다 떨면서 시간을 보냈다. 비록 실제가 아닌 아바타의 놀이이지만, 재미있는 맵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그들에게 또 다른 놀이 문화가 되었다. 더해서 아바타를 위한 옷이나 물건 등을 유저가 스스로 만들 수 있고, 심지어 맵까지도 창조할 수 있었다. 물론 해당 메타버스 서비스가 제공해주는 서비스 하에서이지만, 충분히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을 만큼 그 선택지는 많아 보인다.

그리고 마치 실제로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듯이, 메타버스 세계 안에서도 자신의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가질 수 있다. 그저 게임을 해서 그 대가를 얻는 것과 또 다른 차원이다. 어쩌면 현실 생활에서 해야 할 일들을 거의 무료 혹은 적은 돈으로 시험해볼 수 있는 장이었다.

메타버스 속 유저들 중에는 현실에서의 유명인도 있지만, 그들만의 세계에서 유명하고 성공한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각자의 맵을 오고 가며 현실과 달리 위화감이나 거리감을 비교적 적게 느끼고 즐겁게 교류했다. 물론 점차 많아지는 규정과 규제 등을 보면, 모르긴 몰라도 거친 언행이나 물질적 피해 등이 일어나고 있는 거 같긴 하다. 범죄나 나쁜 일은 어떤 공간에서든 일어나니 말이다. 아무튼 어떤 전문가의 의견처럼, 이제 메타버스는 점차 영향력이 커질 것이고, 현실에서도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될 것이다. 그래서 궁금하던 차에 바쁜 일도 끝났고, 딸아이와 시간도 보낼 겸 제페토에 들어가 보았다.


앞서 제페토에 입성한 첫 소감을 쓰기도 했지만, 현실의 한계를 가뿐히 넘어버린 시간이었다. 비록 현실에서는 딸과 나란히 앉아 서로 스마트폰을 들고 "아~~~ 이거 어떻게 해야 해?", "엄마, 그건 이렇게 하면 돼." 하는 는 당황과 가르침이 난무하였지만, 다행히 아바타도 만들고 현실에서 못하는 보라색 머리에 타투도 하고 안 입던 옷도 입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함께 여러 맵에 들어가서 구경도 하고 같이 최신 댄스도 추고 벚꽃잎을 함께 타고 놀기도 했다. 비록 아직도 똑바로 가는 게 어려워서 "아이고 잠깐만"이라는 말을 반복해야 했지만, 마치 딸과 정말 놀러 간 듯 재밌었다. 어릴 때에도 게임을 정말 못하는 손가락 몸치라.. 조금이라도 난이도가 있는 맵은 너무 힘들지만, "예상외로" 차분히 잘 이끌어주는 딸 덕분에 하나씩 해볼 수 있었다. 그래서 주말에 외출은 안 했어도, 함께 벚꽃카페도 가고 BTS 콘서트장도 가고, 스키점프도 하면서 신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딸이랑 논 게 아니라, 딸이 나랑 놀아준 거이긴 하지만...




* 메타버스(제페토) 입성 소감 정리

- 현실의 한계를 넘어서는 공간이라 신기했다.

- 내가 못해본 것을 해봐서 나름 즐거웠다. (염색, 타투, 색다른 의상 등)

- 손가락 운동이 꼭 필요하단 것을 절감한 시간.

- 딸이 이렇게 친절한 선생님이란 것을 처음 알았다.

- 메타버스에서 또 다른 자아, 부캐의 삶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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