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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Aug 16. 2024

요지경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개미』에서 이렇게 설파했다. 


   ​파킨슨 법칙(같은 이름의 파킨슨 병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음)에 따르면, 어떤 기업이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점점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고용하면서도 급료는 과다하게 지급하게 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고위 간부들이 강력한 경쟁자들이 나타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위험한 경쟁자들이 생기지 않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능한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이다. 또 사람들이 반기를 들 생각을 못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급료를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배 계급들은 영원한 평온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이다.(2권, 222~223쪽)


   유시민이 설파한 'A급, B급론'도 그 맥락은 같다.


   어떤 조직에 A급이 최고 책임자잖아요? 그럼 그 사람은 다 A급만 데리고 와요. 어쩌다가 B급이 하나 섞여 있어도 대세에 영향이 없어요.

   그런데 B급이 오잖아요? A급을 절대 안 써요. 왜냐하면 A급을 쓰는 순간 자기가 B급임이 드러나기 때문에 A급을 못 오게 해요. 

   그래서 어느 대학에서 학과를 처음 만들 때 그 분야의 A급, 특A급을 데려다 학과장을 딱 시키잖아요? 그럼 A급 교수 젊은 사람들이 쫙~~ 깔립니다. 그 밑에 왜냐하면 A급들은 B급 밑으로 싫어하거든요. 자기와 비슷한 A급을 좋아해요. 그런데 B급이 오면 A급을 절대 안 데리고 와요. 아무리 잘 데리고 와도 B급, 아니면 C급을 데리고 와요. 그러면 세월이 조금 지나면 그 밑에 D급과 등 외로 쫙 깔려요. 그럼 그 학과는 망하는 거예요. 


   D급과 등 외가 판을 치는 세상이 똑바로 된 세상인지, 하필 광복절 전후로 왜 이토록 절망감이 드는지, 답답하고 끔찍한 심경을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 일개 필부인 주제에 마음 달랠 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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