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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Nov 06. 2024

꼬마 손님이 많아진 까닭

   순둥이 삼형제를 포함해서 거기가 아니면 자기 머리를 결코 내어 주지 않겠다는 주장을 관철시켜 깎새 점방 단골이 된 꼬마 손님이 적지 않음은 자랑할 만하다. 아이를 썩 좋아라 하지 않는 기질인 깎새의 어떤 면이 매력적으로 비춰졌는지 심히 궁금하지만 귓가를 때리는 바리캉 굉음에 옹송그린 꼬마 손님한테 "아저씨 어디가 좋아서 여기만 고집하시나요?"라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근자에는 같은 또래보다 제 아이가 조숙한 편이라는 걸 유난히 강조하는 엄마의 자식 자랑 틈에 꼬마 단골의 깎새 사랑도 곁다리로 끼어 있어 괜히 우쭐해했다.

   꼬마 머리를 깎으러 인근 안 가 본 이발소, 미장원이 없었다고 한다. 왜냐니깐, 여기는 깎아 놓은 스타일이 영 마음에 안 든다고 하고 저기는 주인장 얼굴이 화난 듯 무서워서 다시는 안 가겠다고 꼬마 까탈이 어찌나 심하던지. 꼬마 의사를 존중하는 뜻에서 제 마음에 드는 데를 찾을 때까지 매달 수고를 아끼지 않던 차에 깎새 점방까지 흘러 오게 되었다나. 영 마뜩잖은 깎새 첫인상 탓에 다음엔 또 어디를 물색해야 할지 꼬마 엄마는 걱정부터 앞섰을 텐데(깎새 뇌피셜) 어찌 된 영문인지 다 깎고 난 아이가 군소리 하나 안 하더란다(이건 팩트). 이후로 머리 깎을 때가 되면 꼬마가 깎새 점방 가자고 먼저 앞장을 서니 커트 점방 찾아 삼만리를 면해 일단 다행이면서도 신통방통하다나. 엄마를 통해 듣긴 해도 꼬마 손님한테 인정받았다는 게 어른 백 명한테 듣는 공치사보다 훨씬 뿌듯한 깎새였다.

   엄마는 한편으로 <브레드 이발소>이라는 애니매이션을 들먹거리면서 아이가 그걸 보더니 이발소를 전과는 다르게 받아들이는 시청각적 효과가 있고 덕분에 깎새 점방을 거부감없이 택하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짐작도 덧붙였다. 천재 이발사 브레드와 그 이발소 직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시트콤 이라는 <브레드 이발소>. 에피소드를 보지 않아 아이로 하여금 취향에 맞는 이발소를 결정짓는 무엇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혹시 이발사 브레드를 깎새와 포개어도 이질감이랄지 부담감을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싱크로율이 높아서가 아닐까 혼자 자뻑하고 앉았다. 브레드 캐릭터를 이렇게 소개했다.


   베이커리타운 최고의 이발사이다.  돈만 준다면 뭐든지 하는 성격이다. 화를 잘내고 자아도취에 빠져 가끔씩 자기를 과장해서 말한다. 그리고 혼자서 놀기를 매우 잘한다. 브레드 이발소 계의 기네스북에 365일 동안 혼자 놀기로 기록됐다. 미용횟수는 10000번 넘는 정도이다. 그리고 우승을 1000번씩이나 했다.(건빵 꼬마와 배틀에 이겼을 때 딱 1000회를 우승하였다.) 억만장자일만큼 돈이 엄청나게 무지많다.(위키백과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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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많은 거 빼고 엇비슷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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