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가 낀 달은 대목을 앞두고 매출이 뚝 떨어지곤 한다. 이런 현상을 '대목 탄다'고 한다. 연휴 앞둔 2~3주 전부터 손님 왕래가 끊겨 손가락 빨기 일쑤인데다 요즘은 강추위까지 더해져 온풍기를 틀어 놓아도 점방 안은 온종일 냉랭하기 짝이 없다. 머리 깎는 주기가 딱 정해져 있다손 명절이 다가오면 연휴 직전까지 미뤘다가 깎는 게 인지상정이고 명절 때마다 벌어지는 현상임을 잘 알지만 단대목이라고 해서 반짝 특수로 흥하기는커녕 대목 타면서 빠진 매출 벌충하는 게 다라서 평달보다 못할 뻔한 결론에 미리부터 속상해하는 깎새다. 하여 명절 연휴가 썩 달갑지가 않다. 먹을 건 별로 없으면서 일만 많은 식소사번食少事煩, 딱 그짝이라서.
영락없이 대목을 탄 지난 주말이었다. 한 주 매출의 절반을 책임지는 주말 장사인데 파리만 날렸다. 온풍기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이 꼭 건물 꼭대기에서 흩뿌린 돈다발처럼 아까워 죽을 지경이었다. 그렇다고 맹추위에 안 틀 수도 없고. 몇 안 되게 들어오는 손님들은 왜 또 하나같이 까탈스러운지. 자기 머리 추저운 건 생각 안 하고 바리캉이 머릴 자꾸 씹는다고 광분하질 않나 보태준 것도 없으면서 깎새 머리를 가리키며 "당신 머리 맞아?" 시비 걸어 염장을 질러대질 않나 안 그래도 울고 싶은데 찰지게 뺨 맞은 꼴이라 그길로 손님들 다 내쫓고 점방 문 닫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부침 없는 장사가 어디 있을까마는 명절 대목 낀 달은 몸도 마음도 버겁다. 휑한 점방에 앉아 지들끼리 신난 TV를 음소거하고 책이란 걸 들어 평정심 찾으려고 애를 쓰지만 구도자가 아닌 이상 휑한 점방 만큼이나 휑한 거리만 내다보며 깎새는 안절부절못한다. 대목이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