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실이

by 김대일

점방 안 실내기에서 외부 옥상 실외기로 이어진 배관에다 목줄을 묶어 뒀음 하길래 밖을 내다봤더니 데리고 온 댕댕이, 제 주인을 애처롭게 바라본다. 웰시 코기 믹스쯤 될라나, 밖에 묶어 놓고 주인 혼자 볼일 봐야 할 사정 뻔히 아는 눈치지만 어째 눈물 없이는 못 볼 별리別離가 따로없었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빠듯한데 애완·반려동물이 웬 말인가를 여전히 강력하게 고수 중인 깎새는 사람이 아니면 슬쩍 스치기만 해도 몸이 갑자기 으슬으슬해지는 이상 반응이 거의 고질인 통에 보는 건 몰라도 절대 가까이 두지 않는 게 철칙이다.

- 작업하는 동안 가까이 안 오게 손님 대기석에다 목줄을 바짝 묶어 줄 수 있음 안으로 들여보내도 됩니다.

깎새로선 어마어마한 파격이다. 순간 머리가 해까닥 돈 게다. '복실이'란 이름을 가진 댕댕이 눈빛이 깎새 눈에 밟혀서일까.

- 이틀마다 일하러 다니는데 쉬는 날엔 영락없이 껌딱지에요. 곁을 안 떠나요.

- 일하러 가시면 다른 식구가 잘 보살펴 줄 텐데요.

- 둘밖에 없어요. 얘 아니면 의지가지 하나 없어요. 모르죠 내가 얘 껌딱지일지.

바닥에 배 깔고 누워 있는 품이 하도 순둥순둥해서 복실이 주인한테 양해 구해 한 컷 찍어 남겼다. 작업 다 끝나고 두 껌딱지가 문을 나서려는 걸 잠시 세워 둔 채 선언했다.

- 다음에도 같이 들어오세요. 오늘처럼 얌전하면.

하도 흔해서 그 뜻이 너덜너덜해진 '반려'라는 낱말이 생생하게 확 와닿았던 두 껌딱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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