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흔해서 중한 줄 몰랐던 명태. 막걸리 두 통에 사이다 한 병 타 노가리 안주를 곁들인 주안상이 학창시절 낮술 단골 메뉴였다. 요즘도 나는 가끔 동네 반찬가게엘 들러 6천 원 하는 명태조림과 막걸리 두 통을 사 술이라면 질색팔색하는 마누라가 퇴근하기 전에 낮술을 땡기곤 한다. 금값처럼 귀물이 된 지 오래인 명태라 6천 원 조림 속에 들어있는 게 옛날 그 맛이길 바랄 수야 없지만 옛날 기분은 그럭저럭 낼 만하다. 살 한 점 뚝 떼어 입으로 가져가니 이 놈 역시 외롭고 가난한 나의 시가 되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