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5월 26일

by 김대일

2년 전 5월 26일은 내 이름자 박힌 책이 세상에 처음 나온 날이었나 보다. 서울 사는 조가가 제 SNS에 올린 글을 퍼서 안부 삼아 톡으로 내게 보냈는데 나는 까맣게 잊은 걸 녀석이 상기시켰다.

조가가 책을 냈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녀석의 역할은 지대했다. 내게 그간 여투어 둔 원고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지인들한테 책 발간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제안하고 출판사까지 수배했으니까 말이다. 당시 조가는 역병이 돌아 일본 유학을 잠정 연기한 맏아들과 시집을 내려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그걸 내팽개치다시피 하고 내 일을 최우선순위로 잡아 궂은 일을 도맡았다. 나야 출판사 관계자와 미팅을 핑계로 서울 나들이나 한두 번 간 것뿐이었고.

녀석이 톡으로 보내 준 글 속에는 조가가 왜 그토록 내 일에 열성적이었는지 그 까닭을 엿볼 수 있어 훈훈했다. 해준 건 없고 받기만 한 내 입장에서는 조가에게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빚처럼 쌓일 뿐이다. 내 선에서 보답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늘 고민하지만 마땅치가 않다. 마음의 빚이 이래서 무서운 법이다.


2년전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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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함께 詩와 책을 읽었고,

대학교 때는 함께 힘든 시기를 견뎌왔던 친구가

생에 처음으로 책을 냈다.

국문과 출신 답게, 글과 문장이 제법 찰지고 맛깔난다.

자신의 책을 내는 것도,

이런 재미난 글을 쉽사리 쓰는 것도 부럽다.

회사를 그만두고 지난 10여 년간

포장마차도 하고 참 힘들게도 살아 왔는데,

이번 책을 계기로 그의 인생이

좀 더 멋지게 풀렸으면 좋겠다.

출판을 위해 펀딩에 기꺼이 동참 해 준

동기, 선배님, 후배들 고맙고

아쉽게 함께 하지 못한 분들은

아래 교보문고 링크로 구매 부탁 드림.


​ㅇ 기억에 남는 문구 몇 개

- 심상하고 밋밋한 일상이 실은 앞으로 내가 살 생존 시간이 야금야금 떨어져 나가는 부분이라고 한다면 절대 허투루 탕진할 수 없다.

- 내가 보기에 나는 무료하다. 그렇다고 남들한테까지 무료해 보이기는 싫다.

- 평행선을 달릴 게 뻔한데 대화를 재생산하느라 시간을 더 허비하는 건 재앙이다.

- 인생이 고행인 줄은 알겠지만 나는 더 이상 무기력해지기 싫다. 더 늦기 전에 내 인생을 찾고 싶다.

- 인생의 유통기간이 하마 지나버렸을 거라는 절망

- 시간은 꿈을 배반하지 않는다. 꿈은 시간을 배반하면 안 된다.

- 백수는 제 이름만 불러줘도 오르가슴을 느낀다.

- 불완전하다고 꼭 무능한 것만도 아니다.

- Si vales bene valeo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一死一生 卽知交情(일사일생 즉지교정)

한 번 죽고 한 번 삶에 곧 사귐의 정을 알고

一貧一富 卽知交態(일빈일부 즉지교태)

한 번 가난하고 한 번 부함에 곧 사귐의 태도를 알며

一貴一賤 卽見交情(일귀일천 즉현교정)

한 번 귀하고 한 번 천함에 곧 사귐의 정은 나타나네


상품명: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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