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가 '정말'을 집어삼킨 언어현실에 익숙해지기까지 꽤 오래 걸렸다. '너무'가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넘어선 상태'를 뜻하는 부사로 부정적으로 쓰이는 반면 '정말'이 쓰임새가 부사일 때는 '거짓이 없는 말 그대로'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나타냄으로써 음식의 맛이 좋거나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껴 흐뭇하다면 '정말 맛있다', '정말 행복하다'라고 표현해야지 말의 의미와 부합한 쓰임새라고 볼 수 있다. 설령 '너무 맛있다'나 '너무 행복하다'가 말이 아주 안 되는 게 아니라 하더라도 듣기에 어색하고 왠지 작위적인 냄새가 나서 나는 꺼렸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특히 방송, 영화로 대표되는 영상매체에서 '정말'이라 쓰일 자리에 '너무'가 슬쩍 퍼질러 앉는 경향이 보이면서 '너무'의 의미가 확장 변화되는 게 대세가 되리라 예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요새는 오히려 '정말'을 정말로 듣기 어려울 지경이 되었다.
언중들이 쓰는 데 따라 언어는 그 의미가 변하고 표기법도 변하는 언어의 사회성 측면에서 본다면 '너무'의 변신에 가치 판단의 잣대를 들이미는 건 무의미해 보인다. '정말' 대신 '너무'가 언중들한테 더 그럴듯하게 느껴져 빈번하게 사용하는 거면 '너무'는 언어의 사회성을 이미 획득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긍정적인 의미에 부합하는 '정말'을 소환하려는 고집을 버리지 않을 작정이다. 비록 이단아라는 비난을 듣더라도 말이다.
세월 속에서 의미가 변한 말들이 몇 있어 소개한다.
- 고문관顧問官: 자문에 응해 의견을 말하는 직책을 맡은 관리 -> 어리숙한 행동을 하는 사람
- 엉터리: 대강의 윤곽(예시- "일주일 만에 일이 겨우 엉터리가 잡혔다") -> 터무니없는 말이나 행동.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