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나는 아직도 카세트 테이프를 파는가)
카세트테이프가 음반 시장의 전부이던 때가 있었다. 시간이 지남과 함께 테이프는 mp3로 대체되었다. mp3를 담은 아이리버는 세상을 지배할 듯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많은 것이 변해간다. 리어카를 몰며 테이프를 팔던 장사꾼은 그때 변화해야 했다.
학원강사들은 어떠한가. 시대가 변화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분필에만 가치를 둔다.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본질만큼은 변해선 안 되지 않나. 그렇지만 뭣이 본질이고 뭣이 중헌진 알아야지. 본질은 음악인데 카세트테이프에 매달리면 안 되지 않겠나.
20년 경력의 호텔 출신 요리사가 골목식당에 나왔다. 요리는 완벽한데 자신의 초밥집은 망해간다. 무슨 생각이 드는가. 강의력에만 목숨을 걸던 강사는 어느 날 깨닫는다. '이게 과연 본질이었을까.' 나는 철저히 학원강사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학원의 성공 말고 강사로서, 한 개인으로서의 성공 말이다.
이미 학원강사에 대한 책을 한 권썼다. 그럼에도 다시 키보드를 잡은 이유는 명확하다. 집필 당시의 내 생각에서 발전된 생각을 담기 위함이다. 책에는 주로 일반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누구에게나 적용될만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상황이 어디 녹록하던가. 대치동에서 근무하는 강사의 팁은 평택에서 근무하는 강사에게 적용되기 어렵다. 대치동 학생들에게 방학은 특강 기간이지만, 평택의 학생들에겐 진정한 의미의 휴가이자 방학이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현실을 개선하는 출발점이다.
학원강사에 대한 책을 출간하고, 유튜브 '학원강사 tv'를 운영하며 수많은 강사들을 만났다. 상담을 요청한 강사들의 고민은 제각 기였다. 나와 같은 고민을 가졌던 강사들도 많았지만, 나보다 훨씬 더 뛰어난 강사들도 많았다. 다만 제자리에 있지 못해 빛을 보지 못한 강사들이었다. 손흥민이 수비수 위치에서 얼마나 능력을 발휘하겠나. 나의 역할은 그들에게 훈수를 두는 정도였다. 바둑도 훈수 둘 때 더 잘 보이지 않는가.
유튜브를 운영하며 진행한 '335 프로젝트'는 특히 인상 깊다. '335 프로젝트'는 30세 미만이며, 300만 원 이하의 급여를 받는 강사들에게 500만 원 이상의 급여를 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실제로 목표를 달성했다. 강사 경력이 단 9개월이었던 김준성 강사님이다. 기간 종료와 동시에 프로젝트명에 걸맞은 연봉을 받으며 이직했다. 내가 무얼 한 것이 아니다. 본인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찾은 것이다.
이번 한 달간은 내 직업인 학원강사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학원이 아닌 강사로서 발전하는 방향에 대해 말이다. 학원 강사라는 직업이 참 재미있다. 교육업이긴 하나 교육만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카세트테이프를 실은 리어카를 열심히 몰거나 최고의 초밥을 열심히 만든다고 될 일이 아니듯 말이다.
(앞으로 한 달간 총 30편 연재 예정입니다.)
#한달 #학원강사 #day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