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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 악보가 걷힌 뒤, 키티가 비웃는 청문회

물리학적 개념으로 매트릭스 짠 추상시-6

by Nashira

극이과적인 독사과스러운 리뷰(6)탄입니다. 개인적으로 전 이 영화가 닐스 보어의 상보성 원리에 따라 앞부분 2시간는 오피의 입자성을 다룬 행렬역학/대수학 방식으로, 뒷부분 1시간은 그의 파동성을 다루는 파동역학/미적분학 방식으로 기술한 것 같았습니다. 또한 놀란 감독이 영화 속에 심어둔 플롯의 악장이 키티란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6)탄은 (3)~(4)탄에서 다뤘던 키티에 대한 찬가와 (5)탄에서 다뤘던 ost 음악의 특성분석편과 연결고리(chain)가 살짝 있습니다. 또한 여기에서는 (7)탄 미적분을 다루기에 앞서 행렬역학vs파동역학의 대략적인 차이와 키티가 청문회에서 반응했던 변수들의 중요한 특성에 대해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독사과와 키티편]

(1) 물리학적 개념으로 매트릭스 짠 추상시

(2) 행렬과 복소수(실수+허수)를 닮은 청문회

(인터미션) 자격지심과 인간관계에 대한 뻘글

(3) 플롯의 악장 키티에 대한 찬가, 알고리즘

(4) 알고리즘의 안내자, 키티의 난입!

(5) ost 음악의 무게감과 이산성vs연속성

(6) 악보가 걷힌 뒤, 키티가 비웃는 청문회 - 세부목차

-14. 함수와 독립/종속변수 : 키티가 비웃습니다. 이걸 한 문장으로 엮어?
-15. 변수의 이산성/연속성 : 키티가 비웃습니다. 이걸 이분법으로 나눠?!


[플롯편]

아래 플롯 관련 리뷰를 읽고 보셔도 좋습니다.

프로메테우스가 던진 돌의 연쇄반응-1

프로메테우스가 던진 돌의 연쇄반응-2

플롯의 끝말잇기와 말꼬투리 잡기-1

플롯의 끝말잇기와 말꼬투리 잡기-2


대수학의 악보가 걷힌 뒤

영화의 앞부분은 전자궤도의 이산성처럼 주제(theme)별로 툭툭 끊어지고 1.43:1 IMAX 전용확장비가 희한할 정도로 짧게 튀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오펜하이머란 인물의 속성을 탐구하는 이 전기 영화의 플롯은 마치 2개의 청문회로 결합된 복소 행렬(complex matrix)처럼 느껴졌습니다. 컬러+흑백의 청문회 구성이 실수+허수로 구성된 복소수(complex no.)와 닮은 것 같았거든요. 특히 오피의 청문회는 그의 실상(real)을 설명하고, 스트로스의 청문회는 메인 플롯의 바깥에서 흑백화면으로 허상(imaginary)을 만들어내는 듯 했습니다.


플롯은 행렬의 곱셈처럼 교환자(commutator) 역할을 하는 공산주의(Communism) 이슈가 설쳐대자, 스트로스가 오피에 대해 정의한 헛소리/허상에 역설적으로 실체가 생기며 그를 두구두구 분열시킵니다. 두 청문회 테이블 위에 올라온 이슈들은 오피를 나약한 한 인간으로서 진과 사랑/불륜을 행한 부끄러움과 위대한 과학자로서 일/핵폭탄을 만들어낸 두려움이란 복잡한(complex) 감정으로 쪼개놓더군요. 그러나 지속적으로 플롯에 개입하여 알고리즘 명령어를 입력하던 키티의 멱살잡이 덕분에 맨하탄 프로젝트를 끝내 완수하는 오피! 일이 무사히 성공하면 키티에게 이불(sheet)을 걷으라고 했던 오피의 신호에 따라 영화의 플롯은 닐수보어가 언급했던 대수학, 즉 행렬의 악보(sheet)가 걷히게 됩니다.


트리니티 실험이 끝난 뒤 영화의 1시간은 마치 파동역학의 근간을 이루는 미적분학의 방식으로 흘러가는 듯 했습니다. 오피의 청문회는 핵분열과 밀접한 미분을 하면서 그의 내면의 변화(wave), 즉 진동폭과 파장(λ)을 파악하고, 스트로스의 청문회는 핵융합과 밀접한 적분을 하며 그가 이 (plane)을 어떻게 짰었는지 훑어봅니다. 무엇보다 엔딩 장면에서 시간(t)에 따라 오피의 인생 경로(line)를 왔다갔다 돌려보는 걸로 보아 적분은 완전 빼박 같더군요. 다만, 제가 수학을 배운지 16년, 17년, 18년,... 20년쯤 지나서 선형대수학이든 미적분학이든 오롯이 기억하지 못하고 그저 추상적인 인상으로만 남아있습니다. 혹, 용어나 개념 중에 틀린 게 있으면 댓글 주세요. :)

<빛의 입자성(이산성)과 파동성(연속성) / 출처 : https://horizon.kias.re.kr/12316/>

14. 독립/종속변수와 함수

: 키티가 비웃습니다. 이걸 문장으로 엮어?!


<복소 평면(plane)과 깨어난 싹수(initial)>

(2)편에서 이야기했듯이 전 오피의 청문회쪽은 행렬의 성분을 통해 그의 내적을 구하는 방식이고, 스트로스의 청문회는 행렬의 곱셈을 통해 그의 외적을 구하는 방식이라 생각했습니다. 행렬에서 내적 공간은 오피의 운동량(벡터량)이 어디로 얼만큼 향해있는지, 즉 내면 세계의 고유값(eigen-value)과 그가 활동했던 고유벡터를 탐색하는 역할을 합니다. 각각의 주제별로 실체(real)확률을 알 수 있지요. 외적 공간인 복소평면(plane)은 실수를 죄다 없애놓고 허수로만 구성했을 때 드러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트로스가 하는 헛소리들을 공산주의 이슈라는 교환자(commutator)로 연산해보면 실제로 오피가 놓여있던 세상의 전체적인 스펙트럼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행렬이 아닌 파동역학 즉 함수(function)를 쓰는 미적분에서는? 본래 미분/적분은 핵분열/핵융합과 관련된 우주의 원리를 알기 위해 배우는 수학입니다. 뉴턴이 정리한 의 공식(F=ma)이 최초의 미분방정식이지요. 미분은 핵분열의 과정을 설명합니다. 오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의 변화량을 알아보고 내면의 요동치는 경계값(boundary-value)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적분은 핵융합의 과정을 설명합니다. 변화량을 보면서 원래는 어떠했지?라며 그 총체를 파악하기 위해 시작점을 거슬러올라 결정된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나갑니다. 마치 원소기호가 수소(H)에서부터 헬륨(He), 리-베-붕-탄-질-산-철,... 우라늄 등으로 원자가 융합해나가듯이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경로를 훑어보면서 근원의 초기값(initial-value)을 찾아내는 것처럼요.


키티는 청문회가 열린 건 실체(real)가 안보이는 허수(i)처럼 보이지만 뒤에서 스트로스가 짜놓은 판(plane)이라며, 이게 다 걔 자격지심(complex)을 건드려놔서 벌어진 일이잖아~!! 라며 화를 냅니다. 그리고 6년 전 동위원소 수출건에서 받았던 모욕감이란 시작점, 즉 초기값을 읽어내지 못하는 오피를 한심해합니다. 오피가 아인슈타인한테 자기의 뒷다마를 깠을까봐 의심했을 때 심겨진 씨앗이 수출건으로 인해 깨어나 을 틔웠었지요. 스트로스는 중립상태(neutral)에서 깨어났는데, 넌 왜 그걸 모르냐며 제발 좀 깨어나라고! 술병을 냅다 던져서 박살낸 키티! 그래도 다행히 유리잔은 방에 들고 들어가는군요. 휴우~


게다가 그녀는 플롯 상에서 오피가 원자(atom)로서의 질량잃고 있다는, 즉 미분 당하면서 핵분열 중이란 것도 제대로 인지하고 있더라구요. 명성도 직장도 집도 싹다 잃게될 거란 앞날을 예언하며 전투력이 상승한 키티. 그리고 키티는 대망의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 롭에게 제대로 한방 먹입니다. 검사의 말같지도 않은 억지사슬 엮어놓기이분법식 흑백논리를 듣다가 오히려 말꼬투리를 잡아내더군요. 그것도 파동역학(연속성, 파동성)행렬역학(이산성, 입자성)에서 다루는 변수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말이지요. 검사 롭이 갑자기 키티 앞으로 의자를 확~ 가까이 당겨와서 엄청 얄미운 표정을 짓길래, 솔직히 전 키티가 앞에 놓여있는 유리잔으로 (H₂O)이나 확~ 끼얹었음 좋겠다 싶었던... :)


<매개변수 ‘시간’>

키티는 청문회에서 16년, 17년,..... 18년 즉, 이산성(셀 수 있음)처럼 햇수를 계속 늘려가면서, 당원증이 있었는지 기억도 안나고 난 이미 생각이 바뀐지 진즉에 오래되었다며 째려봅니다. 시간매개변수(parameter)란 밑밥을 깔아주는 것이지요. 이건 ‘키티=공산당원’이라는 명제가 시간이 중간에 끼어들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기도 한데요. 이걸 매개효과라고 부른답니다. 시간(t)이란 이산성처럼 툭툭 끊어볼 수도 있지만 연속적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대수학의 행렬(matrix)뿐 아니라 방정식/미적분학의 함수(function)에서도 자주 활용됩니다. 아마 초침이 툭툭 끊어지는 디지털시계와 초침이 쭈욱~ 이동하는 아날로그시계를 상상해 보시면 쉬울 듯 하네요. 시간이 실체가 있는지에 관해서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니까 그건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아인슈타인은 시간이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인간 지성의 창작물이라 이야기했던...)


<독립변수 vs 종속변수>

오피가 공산당을 통해 스페인 공화당을 도운 걸 두고 키티는 이게 과연 엮을 수 있는 관계니? 라며 계속 받아치더군요. 참고로 독립변수(x)는 다른 것과 관계없이 정해져있는 값, 즉 원인에 해당하는 미지(unknown)의 변수이고, 종속변수(y)는 원인에 따라 값이 변하는 즉 결과에 해당하는 변수입니다. 이를테면 y=f(x)란 함수는 인과관계로 서로 얽혀있습니다. 여기서 x가 미지수이자 독립변수고 y가 종속변수지요. 마치 트리니티 실험과 과학자들이(y) 오피(x)에게 의존(depend on)하는 것처럼요. 키티는 말이 안통하는 검사 롭에게 계속 짜증을 냅니다. 오피는 공산당이랑 뭘 한 게 아무 것도 없다구요.(having anything to do with) 즉, 그가 공산당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단 얘기는 곧 공산당이 오피의 종속변수가 아니라, 서로 상관관계(depend on)가 성립하지 않는 각각의 독립된(independent) 변수라는 뜻입니다.

<양자역학의 함수는 f가 아닌 u>

그녀는 오피가 공산당을 ‘통해’(through) 지원했을 뿐이라며, 오피와 공산당을 바로 연결짓는 롭의 문장구조(phrase)를 특히 마음에 안들어합니다. ‘스페인 공화당에게 공산당을 통해서 자금을 지원했음’ 이게 어떻게 ‘오피는 공산당 활동을 함’이란 인과/상관관계로 엮이니? 라며 따지고 들지요. 참고로 양자역학에서는 ‘그가 어디로 돈을 얼마나 보냈나’처럼 변수가 벡터(크기+방향)인 함수를 다룹니다. 게다가 독립변수(오피, 공산당)가 여러개면 ‘편(partial)미분’으로만 풀 수 있습니다. 함수도 f(x) 이렇게 쓰기 보다는 주로 u(x,y,z,t) 이런 식으로 표현합니다. 여기서 u는 이름조차 알수 없다는 뜻의 미지(unknown) 함수라고 부른답니다. 참으로 양자역학스러운 작명이지요. 모르겠는 함수라닛! :D


이 함수에서는 여러 독립변수들 중에 한 개만 변수로 보고 나머진 상수로 퉁~쳐서 꼭 확인해보고 싶은 일부만(partial) 계산하기에 상관관계를 확실히 알 수가 없는데요. 변수들을 바꿔가며 여러차례 엄청난 계산을 해내더라도 겨우 알 수 있는 거라곤 전달/전파되는 양상뿐입니다. 즉 편미분으로는 공산당을 ‘통해’(through) 돈을 전파했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답니다. 그러니 키티는 아놔~! ‘쓰루~!!’ 를 안 것만으로 ‘u(오피, 공산당) = 공화당’의 독립변수 2개, 종속변수 1개짜리의 계산식은 할 일 끝난거야~!! 라고 말하는 거랍니다. :)


정리해보자면, 검사 롭의 입장에서는 y=f(x)에서 x와 y의 관계인 독립변수-종속변수로 착각하고 있는데, 애초에 독립변수-독립변수 갖고 이 난리치는 게 황당한 겁니다. 게다가 이건 독립변수가 여러개니까 f(x)의 함수가 아닌 u(x,y,z,t)처럼 미지함수(u)를 쓰는 편미분방정식으로 풀어야하지요. 결론 또한 ‘통했다’(through)는 것만 알 수 있는데, 자꾸 ‘의존한다’(depend on)의 상관관계로 엮을라고 하니 그의 문장구조(phrase)가 마음에 안든다고 개빡친 것이랍니다. 안그래도 앞서 (3)편에서 다룬 것처럼 맥락(context)을 고려해 실제 의도를 파악하는 화용(Pragmatic)분석이나 하라고 명령하던 키티였으니까요. 와우~ 키티는 생물학자라고 했던 거 같은데, 역시 양자역학하는 물리학자의 아내 답네요! :D



15. 변수의 이산성/연속성

: 키티가 비웃습니다. 이걸 이분법으로 나눠?!


오피의 청문회에서 검사 롭이 계속 이분법적인 질문을 던지는 가운데, 마지막에 키티가 빵 터진 질문이 하나 있었는데요. 바로 세상엔 똑똑한 공산주의자와 평범한 공산주의자 두 부류가 있냐는 질문이었습니다. 키티는 “푸흡~ 그 질문엔 답을 못하겠는데?” 라 말하고 심사위원도 “아오~ 그건 나라도 답을 못하겠다! ㅋㅋㅋ :D ” 하고 웃어버리는데요. ‘똑똑한 vs 평범한’이란 개념은 명확히 결정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게 이분법으로 나눠질 리가...


<양적 변수 : 이산형 vs 연속형>

참고로 수량처럼 수치화가 가능한 양적(quantitative)변수에는 이산성 변수와 연속성 변수가 있습니다. 자녀수, 차량대수처럼 관측해서 똑 떨어지는 숫자를 셀 수 있는 게 이산성 변수 입니다. 키나 몸무게처럼 관측해서 연속적인 구간 중에 해당하는 값을 알 수 있는 게 연속성 변수구요. 그러나 ‘똑똑한 vs 평범한’이란 값을 셀 수도 없고, 값의 구간 같은 것도 없으므로 양적인 변수가 아닙니다. 만약 IQ처럼 지능의 일부에 대한 점수/지수를 도입하면 숫자로 바꿀 수는 있습니다만 이건 똑똑함과는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즉 롭의 구분법은 함수/미적분학/파동역학에 넣어볼 수가 없는 변수이지요.


<질적 이산형(범주형) 변수 : 순위형 vs 명목형 >

그렇다면 이건 질적(qualitative) 변수일까요? 네! 질적인 이산형 변수인 범주형(categorical) 변수입니다. 만약 성적을 가지고 1등/2등/3등이나 A/B/C학점, 초/중/고졸처럼 서열화를 시킬 수 있겠지만 이것도 똑똑함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즉 순위형의 이산형 변수는 아니지요. 그렇다면 남자/여자, 백인/흑인/황인, 기혼/미혼처럼 명목형 변수일까요? 네! 명목형처럼 보이긴 합니다. 그러나 ‘똑똑한 vs 평범한’은 상호배타적이거나 모순되는 변수가 아니라 시간(t)에 따라 양쪽 다 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마치 사람이 때에 따라 짜장면 vs 짬뽕을 둘 다 먹을 수 있는 것처럼 누구나 똑똑할 때와 평범할 가 다 있으니까요. 게다가 짜장면 vs 짬뽕보다 경계가 모호하긴 합니다. 오히려 탕수육 부먹파 vs 찍먹파와 더 비슷할 거 같은... :)


즉, 독립적인 변수라면서 나이~브하게 행렬에 넣어 확률을 따져볼 수는 있겠지만, (feat. 나이브 베이즈 알고리즘) 그조차도 이 사람이 어떻다!라고 Yes/No로 판단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한사람 안에 똑똑함과 평범함이 둘다 공존하는데, 어떻게 세상에 똑똑한 사람과 평범한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겠어요. 즉 이건 절대로 사람을 대상으로 특정한 값(value)결정하지 못하는 변수입니다. 심지어 오피조차 일할 때는 비범하고 똑똑했지만, 트루먼 대통령 앞에서는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평범했던 것처럼요. 때문에 세상에는 ‘똑똑한 vs 평범한’ 공산주의자 두부류가 있냐는 검사의 질문에 키티가 비웃고 대답을 아예 안해버리는 건, 변수의 오류를 떠나 이걸로 인간을 두 부류로 나누다니 이건 뭔 개소리니?라는 뜻이지요. 대수학/행렬역학에 넣어봐도 확률적으로만 답이 나오는 변수니까요. 아아... 키티는 논리적인 게 수학 엄청 잘할 거 같아요~!! :)


독립/종속변수, 이산/연속변수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흑백논리의 오류에 빠져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거나 각각 독립된 변수인데, 억지로 상관관계를 엮어버리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게다가 질문을 이상하게 해서는 대답 자체가 아예 불가능합니다. 음... 청문회에서 검사 롭이 오피를 보고 공산주의자가 아니냐면서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마구 엮어 연구도 못하게 보안인가취소한 상황이 그저 옛날에 미국에서 일어났던 일 같지만은 않습니다. 당시 오피에게 주적은 오롯이 나치였기에 공산주의는 호기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t) 전에 이념의 판도(plane)가 지금같지 않았던 시절, 그저 통로(through)로만 활용했던 애국자를 뒤늦게 재단(justify)하며 상관관계(depend on)가 있다고 함부로 엮는 걸 보면서, 최근 우리나라 뉴스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게다가 마지막에 스트로스는 오피가 과학계를 자기 멋대로 주무른다는 프레임의 허상(imaginary)을 씌우면서 그를 몰아내버리는데요. 묘하게 요즘 과학계의 카르텔 운운하면서 R&D 연구예산 날려버린 것이 연상되기도...(바로 옆에서 직접적으로 타격 받는게 보였기에 할말하않...)


다만, 검사 롭처럼 뻘한 질문을 아무거나 던져보는 건 의외로 유용할 때가 있습니다. ‘똑똑한 vs 평범한’ 이란 질문이 왜 말이 안되는지 생각해보면서 그 허점을 파악하고 진짜로 의미있고 중요한 정보/속성/관계가 뭔지 깨달을 수 있거든요. 양자역학이 바로 이런 질문들로부터 출발했습니다. “본다는 게 뭐지?, 안다는 게 뭐지?” 그리고 아인슈타인처럼 그걸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계속 질문을 던져주면, 그에 대한 답을 준비하는 방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건 그 어떤 것이라도 좋다는 생각을 하는 편입니다. 다만 성급하게 판단하는 걸 지양하고, 결정을 신중히 해야 한단 생각이구요. 무엇보다 오류/착각했음을 깨달으면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방향을 선회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지요.



*독사과편의 독극물 성분

1. 고전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2. 대수학과 N차원 : “Can you hear the Music?”

3. 대수학과 양자역학

4. 양자역학과 행렬(matrix)

5. 복소행렬의 내적/외적 공간

6. 복소행렬의 허수

7. 차원의 직교와 군, 환, 체

8. 플롯에서 행렬의 곱 엮어보기

<인터미션>


*플롯의 악장 키티에 대한 찬가

9. 화용(Pragmatic) 분석

10. 나이브(Naïve) 베이즈 알고리즘

11. 브라켓(Bra-ket)과 종속관계

12. ♬ 악보/이불 걷어~! : “Take in the Sheets!”

13. ost 음악의 무게감(pitch)과 이산성/연속성

14. 함수와 독립/종속변수
15. 변수의 이산성/연속성

16. 오피의 미분/핵분열

17. 스트로스의 적분/핵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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