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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금호 Oct 15. 2023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리스본

3박 4일 동안 짧은 리스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의 마일리지가 어느덧 14만 마일리지(베를린-서울 비즈니스 클래스 왕복 가능)가 쌓여서, 그동안 한국에 다녀올때 쓰기 위해 어떻게해서든 써보려했지만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온라인 예약시 1년후 항공기의 비즈니스석은 전무하고, 베를린과 같이 직항이 없는 경우에는 사용이 불편하게 되어있다. 결국 한국의 아시아나 고객센터와 직접 통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하니, 원래 쉽지 않아서 대기를 걸어 놓아야 한다고 한다. 통화를 하고나서 보니 아시아나든 스타얼라이언스든 마일리지로 구입할 수 있는 항공권이 있으면 따지지말고 아무것이나 구입하는 것이 정답인듯 했다. 그래서 예전부터 마일리지로 구입 가능해서 북마크해놓았던 리스본, 팔레르모, 이스탄불 주말 여행 중에 최종적으로 "리스본"을 선택하여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입하게 된것이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구입한 항공권은 한번도 이용해본적 없는 "브뤼셀항공" (베를린-브뤼셀-리스본) 것이었고, 루프트한자 산하라 회원 계정 공유가 될 뿐만 아니라 시스템이 루프트한자라 편했다. 거기에 (지옥에나 갈) 브리티쉬항공에 비해서 승무원들이 친절하고 살가웠고, 보딩 타임이나 출발 시간이 예측이 가능하고 군더더기 없이 진행되는점과 필요할때는 단호하게 통제하는 모습도 마음에 들었다. 루프트한자도 잦은 지연이나 과속 비행 같은 사소한(!?) 문제가 있을뿐 대부분 승무원들이 친절한 편이긴하다.

호텔에서 시내로 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하는 곳인데, 트램과 함께 찍으면 멋질 것 같아서 한참을 서서 기다리다가 찍은 사진이다


지난 런던여행때 당시 이용한 호텔 때문에 실망이 컸던 탓에 리스본에서 3박을 할 호텔을 찾는 것도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조식, 욕조,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등의 조건을 갖추면서 합리적인 가격과 퀄리티의 호텔이 많지 않았기 때문. 결국 중심가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는 5성 호텔을 찾았고, 오후 4시가 다되어서야 하우스 키핑이 끝나는 것을 제외하면 만족스럽게 3박 4일간을 보낼 수 있었다. 박카스병같이 생긴 어메니티가 인상적. 조식 퀄리티도 좋았는데 특히 베이컨, 건포도빵 그리고 싱싱하고 다양한 과일들이 최고였다. 이동은 주로 우버를 호출해서 타고 다녔는데, 가격이 독일보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우버 드라이버분들이 유쾌하고 함께 대화를 나누기에 좋았다. 호텔이나 우버 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가 관광하기에 딱 좋은 도시라는 느낌이랄까. 이 호텔을 선택하면서 얻게된 예상치못한 이득이라면, 바로 옆이 정말로 쇼핑하기 좋은 대형 쇼핑몰이고 (저가 브랜드부터 명품 브랜드까지 다 있음, 누가 리스본에 쇼핑할데가 없다는건지) 조금만 걸어가면 한국 마트가 있다는 점이다. 리스본을 떠나기 전날 저녁엔 너무 힘들어서 (2일간 엄청 걸어다녀서) 한국 마트에서 마실것과 먹을것을 사다가 호텔방에서 먹었다.

https://maps.app.goo.gl/8hizzx2rqqFGK2n48

https://maps.app.goo.gl/KW9xwWgqdFQpwSaM8

https://maps.app.goo.gl/eB8A4NPNe44ySYSe9



이번 여행에서는 일부러 트위터 맛집들을 찾아다녔는데 일정 관계상 두군데 밖에 가보지 못했지만 둘다 만족스러웠다. 원래 "우마"와 같이 한국인들만 많이 찾는 맛집은 일부러 피하는 편이지만, 우마의 "짬뽕밥"은 싱싱한 해물을 구경하기 힘든 베를린 거주자들에게는 축복이었다. 와이프가 좋아하는 빠에야와 샹그리아를 먹으러 갔던 작은 식당도 여러모로 훌륭했다. 하지만 필수 코스라는 "타임아웃 마켓"은 도저히 적응하기 힘든 분위기라 한번 둘러만 보고 그냥 나왔다. 에어컨도 없는 드넓은 실내 공간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열기를 뿜으며 음식을 먹고 마시며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광경은 우리 스타일은 아니었다.

https://maps.app.goo.gl/BvpFTywhRrdpwPwY7

https://maps.app.goo.gl/ctcZXVWt2AVhxw1s9


회사의 포르투갈 동료가 추천해준 여러 장소들을 중심으로 걸어다니며 둘러만 보아도 충분한 도시였다. 트램을 타거나 관광객을 위한 오토바이나 올드카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할수도 있겠지만, 역시 유럽에서는 발로 하는 여행이 최고다. 다만, 다른 도시들에 비해 서울처럼 고저차가 심해서 구글 지도만 믿고 다녔다가는 호되게 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힘들게 올라간 전망대에서 바라본 리스본은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2일간 이곳저곳 열심히 걸어다니면서 둘러본 덕분에, 리스본이라는 도시가 어떤 곳인지 조금은 알게 된것 같다. 다음에 다시 와도 어렵지 않게 찾아 다닐 수 있을 듯.

https://maps.app.goo.gl/YVLzbYMwr2or39aHA

https://maps.app.goo.gl/9PGpHFNXHdhgawHy5

https://maps.app.goo.gl/2yEex3DhCoZMdtT17

https://maps.app.goo.gl/FPPncGsp9f8MBYJY6


새로운 도시를 찾을 때는 일부러 그 도시의 한식당을 찾아가는 편인데, 리스본에는 생각보다 한식당이 많지 않아서 놀라웠다. "소주포차"라는 곳의 평가가 좋은편이라 미리 예약하고 찾아갔는데, "소주 상그리아"가 너무 마음에 들어 2병이나 주문해서 부대찌게, 치킨과 함께 먹었다. (소주 상그리아 강추! 치킨은... 기대보다 별로였음) 너무 많이 먹고 마셔서 호텔까지 리스본의 야경을 감상하며 걸어갔는데, 길거리의 조명이 독일에 비해 훨씬 밝아서 적응이 안될 정도였다.

https://maps.app.goo.gl/yfTwLDmw5yGgsBAm6

 

리스본의 거의 모든 장소들은 마음에 들었지만, 유일하게 마음에 안들었던 곳은 바로 리스본 공항이다. 오래된 공항이라 그런지 구조도 복잡하고 얽혀 있는데다가 엄청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공항 라운지도 사이즈가 작은데 이용객은 많아서 불평했더니, 게이트 바로 앞 대기 장소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협소해서 할말을 잃었다. 그에 비해 환승 공항이었던 브뤼셀 공항의 라운지 시설과 음식은 훌륭했고, 긴 환승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었다. 다만 런던 못지 않게 비싼 브뤼셀 물가는 예외.


불과 3박 4일의 짧은 여행이었고, 생각보다 베를린-브뤼셀-리스본의 이동 거리와 시간은 멀어서 여행 피로도가 있는편이었다. 리모와 수트케이스의 첫번째 비행기 여행이라 여기저기 찌그러지고 기스가 훈장처럼 달렸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지 2일후 와이프는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왔고 일주일 후 나와 아들내미도 결국 양성 반응이 나와 총 2주간 꽤나 고생을 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우여곡절이 많은 여행이었지만, 확실한 것은 "리스본"은 언제든 다시 찾고 싶은 몇안되는 멋지 도시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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