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with 두바이마늘쫑

by 나식

두바이쫀득쿠키 aka 두쫀쿠


어느 날부터 친구들 소식 중에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누군가의 평화롭던 일상이 한순간에 뒤집힐 정도로 이슈를 몰고 다녀서 딱히 먹고 싶진 않아도 궁금한 마음은 있었다.


단 걸 좋아하는 식성도 아니고, 박스오피스 1위는 괜히 안 보고 싶어지는 스타일이라 두바이초콜렛도 안 먹었는데, 오늘 외출한 곳에서 두쫀쿠가 존재했던 곳마다 줄줄이 조기 품절 팻말이 붙어있는 걸 보니 괜히 섭섭해지고 나만 안 먹어본 거 같아 불현듯 조급증이 일었다.


급기야 집에 오는 지하철 안에서 오늘 반드시 먹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다져지며 친구가 편의점에서 자주 사먹는 두쫀쿠를 검색해보고 실패할 것에 대비해 몇 군데 편의점에 들렀다가 집에 갈 계획을 세우고 말았다.


이점식이 두바이마늘쫑이냐며 유행에 휩쓸리는 나의 사기를 꺾고 앞길에 훼방을 놓았지만 나는 굽히지않고 소신있게 편의점에 들렀고 두 번째 가게에서 막 입고되어 아직 진열되지도 않은 두쫀쿠 2개를 상자에서 바로 꺼내 구입할 수 있었다.


집에 와서 뭐 얼마나 맛있겠냐는 마음으로 케이스를 열고 생각보다 묵직한 aka두쫀쿠를 집어들어 겉에 붙은 유산지를 벗기는데 초콜렛이 우수수 떨어졌다.

식탁 위에 산재한 초콜렛 조각을 한 데 모으며 먹기 상그럽다고 생각했다.

움푹한 뚜껑을 앞접시처럼 받치고 손에 묻은 초콜렛을 쪽 빨았다.


아오 달아


그러곤 한 입 두 입 숭덩숭덩 베어 물고 아범도 한 입 주고, 점식이는 안 먹겠다고 해서 그러라 하고, 와그작와그작 씹다보니 금새 다 먹어 버렸다.


맛있네. 아주 달아서 좀 덜 달면 좋겠지만.

다음엔 꼭 커피랑 먹어야겠다.

양치하고 나왔는데도 입이 달디달아.

두쫀쿠란 이런 것이구나.

남들 다 할 때 나도 해보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

그냥 가벼운 유대감 같은 거. 쉬는 시간에 매점에 뛰어가 친구랑 마주 앉아 말 한 마디 없이 바쁘게 컵라면을 나눠 먹을 때의 친밀함 같은 거. 명절에 나온 코메디 영화를 극장에서 볼 때 다수의 모르는 사람들과 같은 장면에서 웃어 극장 안이 웃음 소리로 채워질 때의 안도감 같은 거.


그동안 너무 바빠 잊고 있었던 내 일상에 돌아온 거 같았던 하루. 2025년의 크리스마스.


두바이마늘쫑 곱씹을수록 웃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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