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출시된 이후 2012년부터 2023년까지 만 11년 동안 매년 배당금을 증액시켜 온 미국 ETF계의 배당 챔피온이며 최강의 배당ETF라 칭송받던 SCHD. 2022년 하락장에도 좋은 방어력을 보여주며 큰 사랑을 받던 이 훌륭한 ETF는 2023년 역사적인 나스닥 상승 퍼포먼스가 기록된 해에 매우 부진한 성과를 기록하며 졸지에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게 됩니다. SCHD는 어쩌다가 그저 그런 배당 ETF 취급을 받게 되었을까요?
2023년 주요 배당 ETF들의 성과 비교입니다. 2023년은 JEPQ의 성과가 눈부셨던 한 해였죠. JEPQ는 주가도 22.8% 상승했고, 배당률도 10.4%나 기록해서 투자자들에게 30%가 넘는 매우 훌륭한 성과를 선물했습니다. 하지만 배당ETF 최강의 라이벌이었던 JEPI와 SCHD는 주가 성장이 0.9%에 그치며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고, 고배당ETF 중에 관리자산규모가 가장 큰 JEPI는 8.7%의 배당률을 기록하며 10%를 넘지 못하는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SCHD는 주가 성장도 투자자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배당률은 낮아진 주가 덕분에 3.5%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총 수익률 성과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우 부진한 성과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한 해였습니다. 도대체 SCHD에게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요?
SCHD가 2023년 작년 한 해 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 세세하게 분석하고자 하면 엄청나게 많은 이유가 쏟아져 나오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2가지 정도입니다. 우선 첫째는 SCHD는 투자섹터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기 전까지 금융섹터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하지만 2023년 초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으로 인해 금융주의 주가가 곤두박질 쳤고 모기업인 찰스슈압의 파산설까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주가가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두번째 SCHD는 다우존스 기반의 배당이 성장하는 기업 100여개에 투자하는 ETF이기 때문에 나스닥 상승기에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했습니다. SCHD는 매그니피센트 7,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아마존, 메타, 엔비디아, 테슬라 등의 종목에 투자하지 않거나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에 나스닥 빅테크 기업들의 성장 수혜를 전혀 누리지 못합니다. 즉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으로 하락한 주가가 나스닥 상승장의 수혜를 전혀 보지 못했기 때문에 작년 한 해 주가가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었던 주된 이유입니다.
SCHD의 현재 투자섹터 구성비를 살펴보면, 헬스와 산업섹터가 17%로 가장 높고, 금융섹터의 비중은 좀 낮아지긴 했어도 여전히 16%의 구성비로 3위입니다. 그리고 투자종목 TOP10 구성종목도 브로드컴이 1위, 제약회사 애브비와 머크앤컴퍼니가 나란히 2위, 3위에 있고 홈디포 암젠 버라이즌 세브론 등 대부분 제약, 에너지, 소비재 섹터기업들이 상위에 포진되어 있습니다. 다음 경제위기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시장의 많은 전문가들은 다음 경제위기는 미국의 높은 고금리가 오래 지속됨에 따른 금융주의 실적 악화와 상업용 부동산 위기로 인해 미국은행들의 부동산 대출 부실이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은 공실률이 20%에 달하는 등 역대 최고 수치라고 합니다. 여전히 SCHD는 금융섹터 비중이 높기 때문에 금융위기가 현실화 될 경우 부진한 실적은 또 다시 데자뷰 될 수 있습니다. 올해 안에 또 위기가 올지 안올지 누구도 알 수는 없지요. “문제가 될 때까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은 것입니다!”
SCHD가 출시 이후 2021년까지 보여줬던 주가와 배당 성장의 퍼포먼스는 매우 탁월했습니다. 그렇기에 최고의 배당 ETF라는 찬사를 받았던 것이죠. 상장 이후 주가는 꾸준히 성장해서 2023년까지 11년동안 연평균 성장률인 CAGR이 +9.3%입니다. 매년 10% 가까이 꾸준하게 상승하면서 배당도 증액시켜 온 훌륭한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SCHD는 상장된 이후 2012년도부터 매년 배당금을 증액시켜 오고 있는대요. 2012년도에는 주당 0.81달러를 배당으로 지급했는데, 2013년도에 11.5%가 증가된 0.9038달러를 배당으로 지급하는 등 매년 두 자리수 가까운 증가 추세를 10년 SJ넘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17.6%나 증액된 2.0284달러를 배당으로 지급했고, 2021년 역시 2.2249달러를 배당으로 지급해서 전년대비 9.7% 배당금이 증가했고, 2022년 시장의 침체기에도 주당 2.5611달러를 지급해서 +13.9% 배당금이 증액되었습니다. 매년 10%를 넘나드는 높은 배당 증액 퍼포먼스는 아쉽게도 2023년에 4%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출시 이후 11년 연속 배당 증액이라는 배당성장 ETF로서 자존심은 지킬 수 있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SCHD에 2011년에 투자를 했다면 12년이 흐른 2023년에 주가는 26달러에서 76달러로, 주당 배당금은 0.81달러에서 2.66달러로 주가와 배당 모두 3배 가까이 성장했을 것입니다. 2023년에는 2011년의 투자원금 대비해서 10%가 넘는 배당률을 받을 수 있게 되는 효과입니다. 시장은 냉혹하기 때문에 성과가 좋을 때는 모두가 찬사를 보내다가, 조금이라도 성과가 부진해지면 차가운 평가를 보내곤 합니다. SCHD가 과거의 뛰어난 주가 상승과 배당 성장을 기록할 때는 모두가 찬사를 보내지만, 2023년과 같이 주요 투자섹터의 위기로 주가가 성장하지 못할 경우 모두가 비난합니다.
당장 올해 SCHD의 주가와 배당이 어떤 흐름으로 전개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워렌버핏이 60년 동안 투자해왔던 그의 투자방식을 떠올리며 이 영상을 마치겠습니다. “돈을 모으는 것은 눈덩이를 아래로 굴리는 것과 같으며, 그 언덕은 될 수 있으면 길수록 좋다. 나는 무려 60년 동안 아주 조심스럽게 눈을 굴려왔을 뿐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눈덩이를 만들어 굴리면 처음엔 커지는 속도가 느려 보이지만, 눈덩이가 커질수록 눈의 양(이자, 배당, 수익률)도 훨씬 많아진다는 논리로 장기적인 복리 투자를 설명한 스노우볼 효과(snowball effect)입니다.
우리는 워렌 버핏 같은 성공한 투자자가 되길 꿈꾸며, 그가 어떤 투자전략으로 성공했는지 배우고 싶어하고, 그의 성공투자전략을 따라하려고 노력하지만, 좀처럼 따라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내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스노우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바로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번 이야기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