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의 사회적경제를 알리는 난방을 하나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난방을 어떤 배경에서, 어떤 취지로, 어떤 방법으로 만들었는지 적으려고 해요.
(“남방”이 표준어라고 해서, 난방 => 남방으로 정정하겠습니다)
#배경
1. 최근에 오피스 사계점에 갔었는데요, 오피스에서 산 노트와 거기서 지인분이 사주신 예쁜 컵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다른 지인분께 전화가 왔어요. 오피스가 고객사인데, 거기는 어떤 비즈니스를 하는 곳인지요. 노트를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냐고요. 제 선에서 가능한 만큼 말씀 드렸어요. 그분이 그랬어요.
“요새는 어떤 비즈니스인지 알기 어려운 비즈니스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2. 얼마 전 코로나19에 걸렸어요. 3일 정도를 앓았는데, 앓다보니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못했어요. 사회적경제 한마당에 갔더니 오랜만에 얼굴 뵌 분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분이 그랬어요.
“괜찮은 거에요? 페이스북에 글이 안 올라와서 걱정했어요.”
“어머, 제가 글을 안 올리는 걸 알았어요?”
“그럼요, 원래는 항상 글이 많이 올라오잖아요.”
그제서야 깨달았어요.
‘아.. 내가 그동안 페이스북에 글을 많이 올렸구나. 그걸 보는 사람들이 있구나.’
3. 어떤 모임에 가서, 지인을 만났어요. 그분은 영상을 촬영하는 분인데, 키득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나솔씨는 어딜가나 있어요.” 제가 키득 웃으면서 대답했어요. “어떤 분이 저에게 유비쿼터스 인간이라고 별명 붙여줬어요. 어디에나 있는 사람이라고.” 둘은 빵 터졌어요.
이런저런 일들과 활동을 하다보니, 아는 분들이 참 많아진 것 같아요.
4. 컬러랩제주 대표님을 뵈었는데요, 로즈마리 패턴이 가득한 원피스를 입으셨는데, 너무 예쁘더라고요. ‘와.. 회사의 제품을 이렇게 옷으로 표현해서 대표님이 입을 수도 있구나.. ‘ 싶었어요.
보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관심가지면서 물어보게 되지요. 회사 로고를 넣은 티셔츠 정도는 좀 부족한 것 같고, 이렇게 뭐랄까, 회사의 속성을 ‘옷’이라는 매체에 창의적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옷이라는 매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특히 가벼운 대화의 소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옷이라는 매체.
5. 제주사회적경제한마당 2022 행사 첫날에 갔어요. 제주사회적경제한마당은 제작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못 열렸고, 작년에는 온라인 위주로 열렸어요. 오프라인은 소규모로.. 올해는 3년 전 야외에서 열렸던 것과는 다르게 한라체육관에서 실내에서 열렸어요. 정말 오랜만에 제주도 사회적경제의 플레이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었죠. 조금 아쉬웠던 것은 방문 시민이 적다는 것이었어요. 어떤 행사든, 트래픽을 유인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일 거에요.
한 분은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실내에서 하면 우리가 편한 것 같아요. 그런데 일반 시민을 오게 하는 효과는 야외가 큰 것 같고요.”
6. 어느 부스에 갔어요, 입점 상담을 하는 코너였어요.
엑스배너에 입점 상담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저의 생각에는 문구를 하나 더 추가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상품판로지원 상담코너가 있었는데요, 이야기를 나눠보니 “복지몰, 폐쇄몰 입점 상담”을 하는 거였어요.
그럼 안내 텍스트에
“공공기관 복지몰/폐쇄몰 입점에 관심있는 분들은 상담 받으세요.” 라고 하면 더 전달이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거기 계신 기업분들은 다 알겠죠. 안내도 받으셨을 거고..)
7. 원래는 첫날만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사실 시작은 컬러랩제주 대표님이 입으신 원피스였어요.
제가 많이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만나니, 기업을 홍보하는 티셔츠를 하나 제작해서 제가 입고 다니면서 이 기업에 대해 물어보는 분들에게 이야기해드리는 상품을 만들어 볼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걸 상품화해서 새로 고객을 구하고 하는 것도 엄청 일인 거에요. 자잘하게 할 게 많은. 요새 저희 회사가 방향성을 재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충동적인 프로젝트를 새로 기획 진행해서 에너지를 쓰는 것은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사회적경제한마당에는 ‘알리고 싶다’는 공통적인 니즈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한 자리에 다 모였잖아요.
‘아! 여러 기업을 하나의 티셔츠에 다 모아서 만들어볼까!’
집에서 흰 티셔츠를 찾았어요. 그런데 어찌된 게 하나도 없는 거에요. 그나마 겨우 찾은 것이, 좀 커서 잘 안 입었던 흰 난방이었어요.
# 취지
제주의 사회적기업을 알리는 데 기여하기
# 진행방식
1. 문구로 무엇을 쓸 것인가?
기업명이나 제품명만을 쓰는 것은 아쉬울 것 같았어요. 이름만 쓰면, 보는 입장에서는 관심가질 포인트가 없으니까요.
처음에는 ‘기업을 알리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게 뭐에요?’라고 물어보고 키워드를 적으려고 했는데요, 이 또한 티셔츠를 보는 입장에서는 의미가 적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도, 제가 알리는 것을 도와줄 것도 아닌데 저에게 그 말을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생각한 것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거에요.
기업들은 기업을 알리고 싶어서 사회적경제한마당에 참가했을 거에요. 그렇다면 알리고 싶은 대상이 있었겠죠. 그 알리고 싶은 대상을, 구체적으로 적도록 하는 거에요.
사회적경제한마당 2022 현장 스케치
2. 기업들에게는 어떻게 안내할 것인가?
아래의 단계에 따랐어요.
1) 난방의 취지를 설명하기
2) 몇가지 샘플을 보여주기
3) 그 기업이 알리고 싶은 대상을 물어보기
4) 대상을 구체화하는 질문을 던지기
5) 알리고 싶은 대상 문구에 대해 보완 의견을 드리기
6) 문구를 티셔츠에 적기
7) 난방에 관한 향후 계획을 말씀드리기
8) 제주스퀘어를 소개하고 명함을 받기
3.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
1) 일단은 제가 난방을 입고 다닐 거에요.
누군가 특정 기업에 대해 질문을 하면, 가능한 선에서 답변을 해드릴 거에요.
2) 이 난방 프로젝트에 대해 의견이 들어오면, 이 글에 댓글로 모으려고 해요.
3) 여기 쓰여진 기업들을 하나씩 페이스북에 포스팅하면 어떨까 해요. 기업들 링크도 찾아서 달구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2.7.31
제주스퀘어 김나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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