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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솔 Mar 15. 2017

관점 C. 개발자영어 활동을 하는 이의 관점(1)

개발자를 위한 영어공부 컨텐츠나 이벤트를 기획하고 고민하는 이의 관점

<이글은 24시간 영어-코딩 상호멘토링 캠프 후기...의 시리즈 입니다>


개발자가 영어 공부하게 만들기 위해서, 가능하면 즐겁게 공부하게 만들기 위해서 어떤 이벤트를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곤 한다.


그간 이런저런 시도들을 하면서 어떤 이벤트를 구상할 때는 다음의 질문에 대해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참여하기 수월한가?

영어학습,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가?

개발자영어의 좋은 문화(존중과 유머)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가?


뭔가 이벤트를 해서 사람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활동들을 하면 즐겁기도 하고 도움도 되고 그런 것 같은데, 한 번 하려면 마음먹고 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하기는 쉽지가 않다. 왜 그럴까? 분명 어려운 지점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테면...


이벤트를 하면 좋긴 좋은데, 어떤 이벤트를 할 것인지 계속 새로이 생각해내는 게 어렵다.

오프라인 이벤트를 혼자 주최하고 진행하기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장소예약을 해야 한다던지, 참여자에게 연락하고, 안내하고, 이런 일들을 본업과 병행하기가 어렵다. 참여자 수를 미리 확정하기 어려우면 오프라인 장소 예약하기가 어렵다. 참여자수가 이벤트에 임박해서 변경되면 번거롭다.

온라인 이벤트의 경우, 온라인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어렵게 느껴진다.


나는 영어 공부에 관해서 조언을 할 때, 영어로 쓰라고 권하는 경우가 많은데, 권하기는 하지만 이게 실천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그래서 조언을 할 때, 그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이런저런 얘기를 해드리곤 한다. 맞고 틀리고 보다는 생각을 영어로 풀어내는 게 우선이라는 점, 특정 표현을 모르거나 맞는지 확신이 안 서면 그것에 매달리기 보다는 우선 써나가라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이런 얘기를 전할 수 있는 대상은 극소수이다. 직접 만날 기회가 있거나 페이스북 메세지를 주고 받는 정도가 되어야 전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생각했던 게 '영작톤'이라는 오프라인 이벤트이다. 주말에 한 6시간 정도 이벤트를 하는 것이다. 한 곳에 가둬놓고(ㅎㅎㅎ) 영어로 쓰게 하는 것이다. 손이 떨어지지 않는 분들에게는 내가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얘기들이 있으니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위에서 얘기했던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기 어려운 점들과 나의 미적거림이 이유였다.


그나마 비슷하게 시도했던 것이 2013년 겨울인가에 했던 작문 수업이었다. 영작톤 까지는 아니었고, 토요일에 한 번 만나서 2시간 동안 작문 수업 & 영어 쓰기 수업을 했었다. 그 때는 카페에서 했었다. 참여자는 4-5명 정도.. 괜찮았던 것 같았지만, 지속하지는 못했다. 나의 일상과 병행하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했다는 것조차도 잊고 있었던 주간 개영작문 온라인 이벤트가 있었다. 이 이벤트를 계속 하지 못했던 이유는 아마도 개발자가 정말로 쓰고 싶어할 만한 주제를 고르는 게 어려웠다는 점이었던 것 같다.


이보다 훨씬 느슨한 형태로 하는 오프라인 이벤트가 바로 2016년 7월부터 시작한 "수요일은 개영일" 밋업이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카페에서 모여서 - 따로 참가 신청도 없고 온다고 했는데 안와도 상관없다 - 각자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다. 소개는 각자 원하는 대로 영어 공부하는 것이지만, 온 분들에게는 "쓰기"를 권하고, 쓰라고 하기도 하고, 모였을 때는 영어로 얘기하거나 공부 방법에 대한 얘기를 나누더라도, 개인 숙제로 영어 쓰기 숙제를 내드리고, 개인적으로 피드백을 드리곤 한다. 수요일은 개영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이유는, 주최자인 나에게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아주 없지는 않다. 수요일 하루 저녁을 온전히 빼기 위해 다른 요일들은 저녁들이 바쁘다. 그러나 적어도, 수요일 밋업을 하기 위해 내가 추가로 정기적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 누가 안오면 그냥 혼자 카페에 갔을 때 하는 일들을 하면 된다. 하지만 오프라인 이벤트는, 밋업 장소와 먼곳에 살면 참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이벤트도 있다. 꿀벌 개발일지(http://ohgyun.com)라는 곳에 올라온 개발일지를 소스로 삼아서, 글 하나의 문제상황 한 문장을 영작하는 상시이벤트이다. 이름하여 개발자영어 꿀벌개발일지 한줄영작. 이벤트라고 이름 붙이기는 좀 그렇지만..  이건 2017년 2월 10일에 처음 시작해서 현재 25일 정도 되었다. 이 방식이 성공적인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꾸준히 참여하는 분들도 조금 있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시지는 않다는 느낌도 들긴 한다. 한줄영작 하자는 글을 매일 올리는 나의 입장에서는 이 방식의 장점이 여럿 있다. 일단 소스가 안정적으로 있다는 것이다. 개발자가 아닌 나로서는, 어떤 문장을 영작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개발에 관한 내용을 내가 잘 모르므로.. 그런데 어떤 분이 소개해준 이 블로그는 글 하나하나가 완결성이 있고, 보통 문제 상황이 한줄로 간결하게 제시되어 있어서, 영작을 하기에 그 분량이 부담이 안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면서도 이 문제를 둘러싼 맥락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영작할 문장은 한 문장이지만, 특정 부분이 이해가 안되면 맥락을 참고할 수 있다.


(글의 완성도와 완결성을 너무 신경쓰면 아예 못 올릴 것 같아서 일단 올립니다. 다음 글에 계속됩니다. 어쨌든 이 글은 24시간 영어-코딩 상호멘토링 캠프의 후기인데, 이 글에서는 서두를 얘기하느라 캠프 얘기는 시작도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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