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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탈리 Jan 06. 2021

사람을 챙기는 각자만의 방법

카피라이터의 생각

새해다. 2020년 12월 31일부터 어제까지. 새해 복을 주고받았다. 고마운 마음이 가득했지만 꼭, 새해 인사를 건네야만 사람을 챙기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작년에 깜빡하고 새해 인사를 하지 못한 친구가 있다. 알고 지낸지는 오래됐으나, 연락은 별로 하지 않았던 친구였다. 새해가 되고 나서, 회사 근처 편집숍에 갔다가 그 친구가 생각나는 물건이 있길래 샀다. 메신저로 ‘나 이거 너 생각나서 샀어. 언제 찾아갈래~’라고 보냈다. 그 주에 만났고, 선물을 주었다. 그 이후로 우리는 주기적으로 만났고, 종종 선물을 주고받거나 통화했다. 반면, 새해 인사를 보낸 사람들 중 꾸준히 연락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중요한 건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나의 남편은 종종 메시지 보내는 걸 잊곤 한다. 그는 이미지 기억력에 탁월하다. 그래서 글로 된 기억에 약하다. 하지만, 그는 어떤 장소에 가거나 물건을 살 때 주변 사람들을 잘 기억해 낸다. 이거는 누가 좋아할 것 같은데, 저건 누가 필요할 것 같은데 등의 말을 한다. 그리고 기본 두어 시간 정도를 고민한 뒤, 친구에게 줄 선물을 구매한다. 그래서 그의 선물을 받은 친구들의 표정이 다르다. 나도 남편과 만난 지 6년째지만, 아직도 그의 선물을 받으면 가슴 깊숙한 곳에서 몽글한 감정이 피어오른다.


밍숭하게 밝은 2021년. 새해가 바람처럼 지나가 새해 인사를 건네지 못해도 괘념치 말기를. 퇴근하다, 산책하다, 생일이라서, 연휴라서 등등 앞으로 연락할 거리는 많다. 고작 새해 인사 안 했다고 멀어질 사이었다면, 어떤 이유에서든 멀어졌을 거다. 저마다 사람을 챙기는 방법이 있다. 그게 굳이 남과 같지 않다고 우울해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주변인은 당신이 그렇게 해서가 아니라, 당신만이 건넬 수 있는 '그것'을 좋아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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