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이직하기 (2)

23세에 연봉 십만불을 찍다

by NatGeo

캘리포니아로 이사온지 2개월만에 엘에이 항만으로 (Port of Los Angeles) 연봉을 두배로 찍고 이직을 성공했다.


To Do List 는 완성했지만 (중소기업 탈출, 연봉 인상), 직장 생활은 이제부터 시작이였다.


나는 미국에서 해양 학교를 나와 해양업계는 익숙했지만, 막상 터미널 (여기선 Port Terminal 이라고 하니 터미널이라고 부르겠다) 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몰랐다.

일단 같은 업계니깐 빨리 배우겠지, 라고 간과했다.


막상 첫 출근을 하고보니, 학교에서 배운거랑 비슷한건 별로 없었다. 업무 용어들 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배워야했다.


또 터미널 환경은 아주 위험했다.


길이가 200미터가 넘는 거대한 컨테이너 선박이 보통 3척 정박 되어있었고, 크레인, 포크리프트 등등 건물만한 equipment 들이 널려있다. 한 눈 팔면 기계에 깔려 죽겠다 싶었다. 아 이래서 연봉이랑 보험이 빵빵한거였구나...


매니저 직이라서 노동을 할 필요는 없었고, 주된 임무는 터미널을 전체적으로 supervise (감독) 하는 거였다 (한번 우리 터미널에 입항한 현대상선 삼항사 분이 나보고 반장님이라고 불렀는데, 그게 한국어 용어 인듯 하다)


어쨌든, 난 이런 험난 한 환경에서 살아 나왔다.


SUV 를 몰다 나를 미처보지 못한 5톤 트럭에도 치여보고, 선박에서 60피트 추락할 뻔 하고, 불길에 휩쌓여 활활 타오르는 컨테이너 때문에 사람들을 대피 시킨적도 있다.

WhatsApp Image 2023-10-13 at 16.16.03.jpeg 2년전 추락사 할뻔 했다 사지만 다치고 병원 가는 중
WhatsApp Image 2023-10-13 at 16.12.24.jpeg

우리 터미널에서 보인 건너편 세계 대기업 터미널

WhatsApp Image 2023-10-13 at 16.14.34.jpeg 활활 타오르던 컨테이너 구조한 썰 (본인임)
WhatsApp Image 2023-10-13 at 16.17.51.jpeg 아침 5시에 출근했지만 내가 제일 먼저 사고 현장을 목격한 매니저여서, 저녁 10시까지 보고서를 쓰느라 퇴근을 못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5시에 출근했다.

평균 4-50대 백인 아저씨들이나 일하는 회사에 왜 20대 코리안 여자를 고용했나 싶겠지만, 나한테 이런 직무를 맡길 정도로 신뢰했다는건 그만큼 내가 취업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서 업무능력을 인정 받고 코워커들과 잘 지냈지만, 나는 더 이상 먼지 날리고 위험한 터미널에서 일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건 둘째 치고, 스케줄이 너무 뒤죽 박죽이였다 (주 4회 12시간 근무, 가끔 16시간씩 오버타임 페이 지금 없이 근무해야함)


게다가 주중에 휴무인 경우가 많아서, 내 또래 친구들을 사귈수가 없었다.


별 대수롭지 않은 이유 같겠지만, 20대 초반이였던 나한테는 엘에이 까지 이사왔는데 또래 친구들을 사귀고 놀러다니는게 제일 큰 priority 였다..

그렇게, 대기업에 근무 한지 2년만에, 나는 다시 회사를 갈아타기로 결심했다.

작가의 이전글미국에서 이직하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