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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오루 Mar 30. 2023

개성을 잃은 영화에는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다.

<스즈메의 문단속> (2022) 비평

 사실, <너의 이름은>이랑 <날씨의 아이>라는 두 영화를 저는 아쉽게 봤습니다. 물론 대중성으로나 작화로나 모두 준수한 면을 보였지만, <초속 5cm>와 같이 신카이 마코토라는 감독의 개성을 듬뿍 담아낸 영화에 비하면 최근 신카이 마코토가 그려내는 애니메이션은 그의 고유한 개성보단 대중성을 더 택한 느낌을 보이죠. 물론,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너의 이름은 같은 경우에는 천만 관객 달성 등 신카이 마코토 영화 중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날씨의 아이는 이보단 조금 덜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다는 평을 들었던 영화입니다. 허나 이번 스즈메의 문단속 같은 경우, 점점 옅어져가던 신카이 마코토의 개성이 이젠 아예 희미해졌다는 느낌까지 줍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보이 밋 걸'이라는 형식 안에서 계속해서 다양한 영화들을 제작해 왔습니다. '보이 밋 걸(Boy meets Girl)'이란, 영화의 클리셰 중 하나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남자 혹은 여자가 한 이성을 만나게 되며 전개되는 이야기를 의미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 형식의 전문가이기도 하고요. 허나 이런 똑같은 형식을 계속해서 보여줬음에도 그의 영화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아무래도 영화마다 다르게 보여주었던 상황, 주인공,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주제 등이 아닐까 싶습니다. 허나 이번 <스즈메의 문단속>은 정말 개성이라고는 하나 없이 오직 대중성에만 꽂혀 만들어낸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주인공도, 전개도, 그 결말마저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만들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영화였습니다. 특히 전개의 경우에는 뭔가 던지는 떡밥은 많은데 결말까지 풀린 게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중반 다이진 부분 가면은 이해는 안되고, 결국 머리에 남았던 건 화려한 작화밖에는 없었습니다.


 과거 <초속 5cm> 시절은 '호불호'는 강했지만 그만큼 아름다웠던 신카이 마코토의 세계가 영화에 녹아있었다면, 지금은 개성이 없어진 채 남아있는 그만이 보일 뿐입니다. 앞으로 재난 3작의 시리즈가 끝나고, 새로운 전개로 영화를 그려낼 텐데, '초속 5cm' 류의 영화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대중성 또한 필요한 요소이지만, 무엇보다도 그만의 개성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생각해주었으면 합니다.



<스즈메의 문단속> -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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