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와 만두전골이 공존하는 평화로운 우주
간판엔 브런치 카페라고 쓰여 있었다.
갑자기 파스타가 땡겨서 들어갔다.
점심 피크 타임인데,
이상하게 조용했다.
식당은 뭔가 있어 보이려 애쓴 흔적이 많았다.
명품 브랜드 화보가 벽에 걸려 있었고,
전신 거울에는 손글씨로 휘갈겨쓴
화장실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다.
조명은 근사한 분위기를 내보려 했지만,
그 아래엔
직접 그린 듯한 강아지 그림들이
마스킹 테이프로 붙어 있었다.
그다지 잘 그린 그림은 아니었지만
같은 강아지가 등장하는 걸 보니
진심으로 예쁘다고 생각해서 붙인거 같았다.
메뉴판을 펼쳤다.
청양 알리오올리오,
김 페스토 문어 파스타,
컨츄리 김치 볶음밥.
이름은 브런치인데,
내용은 묘하게 집밥이었다.
청양 알리오올리오를 골랐다.
자작한 국물, 줄기째 들어간 청양고추,
그리고 마늘쫑......
안성재가 보면 화들짝 놀랄 비쥬얼이었다.
긴장하며 한 술 떴다.
헉...
맛있네?
오일 파스타에서,
얼큰하고 시원한 해장의 풍미가 느껴진다.
어제 술한잔 안 마신게 후회될 정도다.
한참을 정신없이 흡입하다가,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렇게 맛있는데 왜 손님이 없지?
식당이 너무 조용해서
자연스럽게 시선이 구석구석 향했다.
그때, 주방에서
전골 냄비와 고봉밥을 든 중년 남성이 나왔다.
사장님 같았다.
그는 창가 가장 좋은 자리,
밖에서도 안이 훤히 보이는 명당 자리에 앉았다.
바로 옆 식당 문도 활짝 열어두었다.
잠시 후,
딸로 보이는 사람과
엄마로 보이는 분이 그 옆에 함께 앉았다.
셋은 아무렇지 않게
그 자리에서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창밖엔 사람이 지나다녔다.
게의치 않고 너무 맛있게 먹는다.
뭘 먹는 걸까 궁금했다.
나가는 길에 흘깃 그들의 테이블을 확인했다.
만두전골이었다.
브런치와 만두전골이
아무런 불편함 없이 공존하는 공간.
점심 피크타임을 게의치 않고
가장 좋은 자리에서 가족의 점심을 먼저 챙기는
사장님,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