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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민 Jun 12. 2018

도는 것 같은데 안 돈다니, 정말 돌아버리겠군: 스핀

물리 덕후의 과학-기술 소개

지구가 태양을 네 번 감싸 안는~♬


(주의! 양자역학에 관련된 글입니다. 과학 혐오감이 있으시다면 읽기 어려우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오시면 편합니다: )


지구가 태양을 네번...넬의 노래가사입니다. 지구는 태양을 돌고 있습니다.

그 유명한 갈릴레오 갈릴레이도 말했죠. 그래도 지구는 돈다. 여기서 돈다는 건 자전과 공전을 둘다 의미합니다.


전자는 원자핵을 돌고 있을까?

지구는 태양을 공전하고, 또 지구는 자전합니다. 이제는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입니다.

지구와 태양과 비슷하게,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모르셨다면 그냥 받아들여 주시길바랍니다.)그렇다면 전자는 원자 주위를 돌까요? 전자는 스스로 자전할까요?


우선 뜬끔없지만, 전류와 자기 모멘트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봅시다.

전자는 음의 전하를 갖고 있습니다. +,- 극을 가지고 번개가 친다거나 충전을 한다거나 자주 들어 보셨을 텐데요. 전하는 그 +와 -로 나눠진 일종의 성질입니다. 전자는 음전하입니다. 


그런데 전하가 원형 고리의 궤도를 돌면, 마치 자석의 N, S극처럼 서로 밀치고 잡아당기게 됩니다. 이를 자기 모멘트(magnetic moment)라고 부릅니다. 전하가 이동하는 것을 전류라고 부르므로, 전류와 자기모멘트가 바로 자석의 근원입니다.

전류가 흘러서 생긴 자기모멘트, 자석과 같다

그렇다면 전자가 원자 주변을 돌고 있는지 안돌고 있는지 밝힐 수 있습니다. 전하를 가진 전자가 돌고 있다면 자기 모멘트가 있겠죠? 자기모멘트가 있다면, 전자는 원자 궤도를 돌고 있는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겠습니다. 거참 쉬운 문제!?


그렇게 쉬웠으면 양자역학이 아닙니다(ㅎㅎ). 전자는 원자핵을 돌고 있지 않습니다.

전자는 원자 주변에서 확률로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첨부한 글(지난 글)에서 설명했던 내용입니다.전자는 원자 주위를 확률로써 분포하고 있습니다. 원자를 감싸고 있는 모양이 구름같다고 해서 전자 구름이라고 불립니다. 이 구름의 모양에 따라서 다양한 물질들의 성질이 결정됩니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전자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결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원자 궤도를 돌고 있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가 없습니다. 원자 주변에 확률로서 퍼져있다는 것이 정답이랄까요.

아니 돌고 있지는 않은데, 어떻게 자기모멘트가 있단 말이냐! 며 반론하실 수도 있는데.... 사실 이게 좀 어렵습니다. 전자가 돌고 있지는 않은데, 마치 돌고 있는 것처럼 볼 수 있는 물리적 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각운동량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자기 모멘트가 존재하게 됩니다. 아무튼 궤도를 돌고 있다고 하면 다른 중대한 오류가 생기기 때문에 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전자는 자전하고 있지 않습니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우리는 전자의 위치를 모릅니다. 그런데 심지어 전자가 얼마나 작은지조차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 어떤 정밀한 실험도 전자의 반지름을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이 미지의 존재 전자는 너무 작기 때문에, 스스로 돌고 있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자전하고 있다고 하면 또 다른 오류가 생겨버립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자전하는 양에 해당하는 자기 모멘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론 자전하고 있지도 않으면서 전자가 마치 자전하고 있는 것처럼 사기 치는 양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스핀이라고 부릅니다. 이 녀석이야 말로 전자의 근원적인 성질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스핀은 마치 N극과 S극처럼 두가지 방향으로 구분됩니다.

스핀은 자석의 근원, 두가지 방향을 가진다



자석의 근원, 스핀

자기 모멘트는 자석의 근원입니다. 그런데 전자가 갖는 자기 모멘트의 원인은 바로 스핀입니다. 즉, 자석의 기원은 바로 스핀입니다. 스핀의 방향이 두가지로 구분되기 때문에, 자석도 N과 S의 두가지 방향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있고, 원자 내부에 있는 전자가 물질의 성질을 결정하는데요. 즉 전자의 스핀에 따라서 자석인지 아닌지가 결정됩니다! 로 우리 주위에 있는 수많은 자석과 자석에 끌리는 물질들은 이 스핀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물질 안에 있는 스핀의 방향이 한 방향으로 잘 정렬되는지 아닌지에 따라서 성질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와 같이 스핀의 영향을 받는 물질을 자성 물질(magnetic material)이라고 합니다.


여기까지 스크롤을 내리셨다면, 여러분의 인내력 점수는 100점.

이번 주제는 정말 어렵습니다. 하하. 너무 반직관적인가요? 사실 처음에 배울 때 저도 그랬습니다. 머리가 터져버리는 줄 알았어요. 아니 도는 것처럼 행동하는데 도는게 아니라니, 그것이 무슨소리요! 하지만 양자역학적으로 너무나 잘 합의된 내용입니다. 잘 합의되었다는 말은, 잘 이용된다는 것!


자성을 이용한 기술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많습니다. 지금은 SSD(Solid state drive)로 교체중이지만, HDD(하드디스크)가 제일 유명한 예입니다. 자성을 이용해서 정보를 쓰고 지웁니다. 이외에도 널리고 널렸지만, 다음 포스팅을 위해 남겨두겠습니다. 이 어려운 주제를 읽어주신 수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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