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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민 Dec 02. 2019

전공필수로 살펴본 이공계학과:
전기/전자공학

피카츄의 백만볼트


ㅋㅋ.


물리학과를 다니면서 

물리학과와 가깝다고 느낀 전공이 바로 전기/전자공학인데요.

일자리가 그렇게 많다는(!!!) 전기/전자공학 전공, 무엇을 배우길래 그런걸까요? 

직접 모든 전공을 들어볼 수는 없으니(...) 타전공자의 입장에서 한번 전공필수과목을 통해 살펴봅시다.


1.전기/전자공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울까?

당연하지만... '전기, 전자' 현상의 원리를 배우고 이를 응용하는 법을 배웁니다. 

'전기, 전자' 현상은 분명 물리학에서 다루는 대상입니다. 또 물리학을 알려면 수학을 배워야합니다. 그래서 전기/전자공학과는 응용 물리학 혹은 응용 수학으로 점철되어있습니다. 


학부 과정에서 전기/전자는 대단히 많은 분야를 커버합니다. 또한 학교별로 교육과정도 다르고, 전기전자와 컴퓨터를 합쳐 전기정보공학, 전자컴퓨터 공학등으로 학과가 개설되어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도 공통적으로 커리큘럼에서 다루는 분야를 찾아서 분류하면,


1) 회로 설계

2)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3) 전파와 통신

4) 컴퓨터와 데이터

5) 전력 및 제어


이상 다섯가지입니다. 윽, 벌써부터 어려운데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한 번 천천히 쳐다봅니다. 

지문인식으로 홀드를 풀면 스마트폰 화면이 켜집니다. 배터리에서 전력이 공급되고 있는 스마트폰은 작은 컴퓨터입니다. 지문이라는 신호를 센서로부터 인식합니다. 센서가 받은 신호는 전기적인 형태로 변환됩니다. 이 신호에 따라서 CPU는 명령을 내립니다. "화면에 불을 켜라~"명령 신호가 전달된 발광소자에 불이 들어옵니다. 


이 모든 체계를 '회로'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때는 우리의 음성 신호가 전기 신호로 바뀌어 휴대폰에 전달됩니다. 이 전기 신호에 대한 정보가 전파에 담겨서 송신되는데요. 우리의 전파에 맞는 상대방의 기기에 수신됩니다. 수신된 전파의 정보가 상대방의 휴대폰에서 전기신호의 형태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스피커에서 음성신호로 바뀌어 전달됩니다.


간단해보이는 전자기기에서 이렇게 많은 일을 하다니..! 이 모든 과정의 기초적인 내용을 전기/전자공학과에서 배웁니다. 정말 현대인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듯 하군요.


2. 전기/전자공학과의 전공필수

KAIST의 전공필수


전공필수과목은


<회로이론>, <신호 및 시스템>, <전기-자기학>,


<프로그래밍 구조>, <확률과 통계>, <물리전자>


총 6과목입니다.

(물론, 실험은 당연히 추가로 수강해야하네요, ㅎㅎ)


2-(0) 공통 필수과목

전기/전자공학이 응용 수학 or 응용 물리인 만큼, 기초 과목에 수학과 물리가 많습니다. 

미적분학과 선형대수학, 고급 미적분학과 미분방정식을 배우게 됩니다. 또한 물리학도 많이 배우는데요, 고등학교 물리의 연장선인 대학 기초 물리학 뿐만 아니라 20세기 초에 나온 물리학(현대물리학)까지 커버합니다.  그리고 양자역학(작은 세계에 대한 물리학)도 배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2-(1) 회로이론

우리는 모두 중학생 때 과학실에서 배터리와 전구를 가지고 불이 들어오나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와, 그것을 이용해 여러가지 일을 하는 '소자'를 연결한 것을 '회로'라 합니다. 이 회로를 분석하기 위한 방법들을 수학의 언어로 배웁니다. 또 동시에 다양한 역할을 하는 소자를 배우기도 합니다. 실험 수업에서는 전구나 스피커같은 걸 연결해보기도 하구요. 다양한 기능을 하는 회로를 만들기 위해서, 로는 어려운 소자와 복잡한 회로를 만들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런 회로라도 비교적 단순하고 쉽게 해석할 수 있다면 좋겠죠? 그 방법들을 배우고, 또 자주 쓰이는 것들을 유형화하는 과목인 것 같네요.


2-(2) 신호 및 시스템

아주 배가 고파서 치킨을 시켰습니다. 배달에 걸리는 30분이 한달과도 같습니다. 

드디어 초인종을 소리가 들립니다. 문을 열고 돈을 꺼냅니다. 

배달부의 초인종은 '치킨이 왔다는 정보'를 전달하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어떤 신호가 반드시 원하는 정보를 담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썸을 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애써 연락을 기다리면서 폰만 붙잡고 있는데, 잠깐 다른일 하는 사이에 진동이 울립니다. 신나서 휴대폰앞으로 달려가니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광고입니다. 맥이 턱 빠집니다. 이처럼 내가 원하는 정보를 담고 있지 않는 신호를 우리는 '노이즈'라고 합니다.


신호 및 시스템에서는 이처럼, 정보를 담고 있는 신호가 수학적으로 어떤 형태인지를 분석합니다. '수학적으로' 분석한다는 것이 역시 공대 과목 답습니다. 입/출력신호로 자주 사용되는 함수를 공부하여, 그 신호에 담긴 원하는 정보를 분석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리고 필요한 정보를 신호에 효율적으로 담아서 전달하는 방법 또한 다루는 것 같습니다.


신호의 일종인 신호등


2-(3) 전기와 자기(전자기학)

이 과목...어디서 많이 봤다했더니 물리학과 전공필수에서 다뤘던 그과목?!

네 맞습니다. 전기/자기적 현상을 응용하는게 전기/전자공학이니까 등장할만 합니다.

물리학과와도 배우는 내용이 상당수 겹칩니다.

과목 내용도 정말 제곧내인데요. 전기와 자기 현상을 배웁니다. 물론 수학적으로 배웁니다(ㅠㅠ)


전기, 자기적 상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고 설명하기 위해서 미적분학/선형대수학 등의 내용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판 두개를 놓고 한쪽에 + 반대쪽에 -를 충전하고자 할때 얼만큼 충전할 수 있을까?

의 문제에서 '얼만큼'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물리학과와 마찬가지로 빛에 대해서 배웁니다. 전파가 바로 빛의 일종이니까 통신을 배우기 위해서는 필수가 아닐까 싶네요.


2-(4) 프로그래밍 구조(데이터 구조)

(뜬금)저는 반팔티를 주로 입는데요.

저희 집에는 옷방이 따로 없어서 방 구석에 옷을 꾸깃 꾸깃 몰아넣어야합니다. 맨 아래부터 차곡 차곡.. 쌓아두면 공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주 쓰는 옷을 맨위에 두면 탑(?)을 무너뜨릴 필요가 없죠. 굉장히 효율적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행사가 생겨서 자주 쓰지 못하는 옷을 입으려고 하면 굉장히 골치아픕니다. 이 모든 옷을 위에서부터 다 하나씩 제거해야만 맨 아래 옷을 꺼낼 수 있습니다. 매우 비효율적이죠. 이럴 때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더라도 옷걸이에 옷을 전부 걸어두면 편할 겁니다.


자료 구조가 바로 이런 것을 배웁니다. 우리가 '자료'라고 부르는 어떤 것을 정리해 둘때, 그 구조에 따라 이후에 어떤 작업을 해야 효율적이고 편리한가를 따집니다. 그리고 자료구조의 몇가지 유형을 배우는데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자주보는 지하철 노선도 그러한 역시 자료 구조의 하나입니다. 지하철 노선도는 실제 거리나 지리적 형태와는 다르게 선과 점만으로 정보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노선도


2-(5) 확률과 랜덤과정

아마도 다들 익숙하실 고등학교 때의 그 확률과 통계입니다. 

거기서 이제 조금 더 배웁니다. 예를 들면 주식 시장에서 가격이 시간에 따라서 들쭉 날쭉해지는데요. 시간에 따라서 가격이 오를 확률/내려갈 확률이 계속해서 달라집니다. 어제는 떡상각이었는데, 오늘은 떡락각일 수 있다는 것이죠...(ㅠㅠ) 확률 그 자체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과정을 랜덤과정이라고 합니다. 이런 과정을 해석하는 '수학적 방법'을 배웁니다. 요즘 빅데이터를 통계 분석하는게 또 핫한데요. 그것들의 기초 과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6) 물리전자

20세기 물리학을 사용해서 고체(반도체)를 이해하는 법을 배웁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위에서 회로, 데이터 구조, 신호를 해석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이제 그것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실제 물리적으로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배웁니다. 실제로 만드는게 쉽지 않다는 걸 배우기도 하는 과목입니다. 


20세기 물리학이라고 하면... 양자역학입니다. 원자와 전자를 다루는 방법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리고 이 녀석들의 물리학적 성질을 어떻게 이용하고 통제해야 우리에게 쓸모있어지는지를 배웁니다. 동시에 지금까지 개발된 쓸모있는 녀석들의 유형들을 살펴보는 과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날의 전자기기는 대부분 반도체를 이용하여 '전자의 흐름을 통제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2-(논외)

사실 지금까지 다룬 내용은 전자공학에 가깝고 전기공학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어보이는데요. 

전기공학과 전자공학은 사실 비슷한 물리/수학을 쓰고, 세부 전공과목 몇개만 바꾸면 거의 비슷해집니다


이를테면 신호를 다루는 <신호 및 시스템>의 후속 과목으로 <제어공학>을 선택하면 됩니다. <제어공학>은 입력 신호를 토대로, 시스템이 붕괴되지 않도록 피드백해주는 것이니, <신호 및 시스템>을 수강하는 전기/전자공학과는 사실상 거의 같은 기반을 가지고 있는 셈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필수 과목에 실험이 많은데, 그것은 공학이니까...이론으로 배우는 것 뿐 아니라 구현을 해야되서 그렇습니다. 팀워크도 배우고...레포트도 쓰고...



3. 전기/전자공학과 요약

1-2학년: 수학과 프로그래밍, 물리학 등을 배웁니다. 수학은 미적분학, 선형대수학, 미분방정식, 확률과 통계 등을 배우고, 물리학은 기초 대학물리학+현대물리학(20세기 초에 개발된 물리학들)을 배웁니다.


2-3학년: 1-2학년 과목을 베이스로 세부 영역에 대한 기초를 배웁니다.


회로이론/전자회로: 회로 설계 분야의 기초


신호 및 시스템: 신호를 수학적으로 분석, 전기/전자 전 분야의 기초


전기-자기학: 전자기 현상을 다룸. 전파와 통신 분야의 기초이자, 전력 에너지 등과 관련


자료구조: 자료 어떤 구조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공부. 알고리즘, 컴퓨터 구조 등의 기초


확률/통계: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 데이터 사이언스, 패턴 인식등의 기초.


물리전자: 반도체 소자의 물리적 성질을 배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의 기초.



맨 처음에 전기/전자 공학과의 커리큘럼은


1) 회로 설계 

2)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3) 전파와 통신

4) 컴퓨터와 데이터

5) 전력 및 제어


의 다방면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했는데요, 

실제로 전공필수과목들이 이와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를 살펴보시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작성자는 모든 수업을 다 듣지는 않았으며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의견이 있으시거나 지적하실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언제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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