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고치려고 글을 씁니다.
나는 나를 고치려고 글을 씁니다.
이 문장은 지금까지도
내 글쓰기의 가장 솔직한 이유다.
처음 브런치 작가 승인 메일을 받았을 때,
너무 기쁘고, 너무 설레서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화면만 바라보았다.
글을 쓰기 시작한다는 게,
이렇게 벅차고 조심스러운 일이었나 싶었다.
이제 정말 나를,
아니... 내 마음을 꺼내 보여도 되는 걸까?
그 질문이 문득, 아주 조용히 마음속에서 올라왔다.
나는 한의사로 15년을 살아왔다.
사람의 몸을 살피는 일을 해왔고,
그 안에서 조용히 마음까지 들여다볼 시간이 많았다.
그러나 돌아보면,
나는 환자의 마음뿐 아니라
내 마음도 참 많이 들여다본 것 같다.
하지만 진료실은
언제나 '나'보다 '누군가'를 위한 공간이었다.
진료실에서는 감정을 감추고
단단하고 냉철해야 했다.
하지만 나는
늘 그렇지 못했다.
어쩌면 그게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울컥하는 마음을 누르고,
흔들리는 눈빛을 애써 피하고,
속이 타들어가도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했던 순간들.
그 안에서 나는 ‘어른’이기보다는,
어른인 척해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쌓일수록
나는 조금씩
나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걸 견디는 방식으로,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말하지 못한 감정들을 꺼내어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조용히 눌러 담았다.
누군가를 고치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 길 끝에서 마주한 건,
결국 내가 먼저 회복되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걸 알아채는 데 15년이 걸렸다.